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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김훈의 <공터에서> 역사의 무게와 트라우마 그리고 살아지는 사람들 그 우울함에 대하여.. 공터에서 국내도서 저자 : 김훈 출판 : 해냄출판사 2017.02.01 최근 2년 정도 덮었던 책읽기를 다시 시작했다. 대신 예전처럼 무조건적인 과독을 지양하고 부담없는 느린독서를 택했고 익숙해서 편안 작가 김훈의 책에 먼저 지갑을 열었다. 그의 최근 소설 다. 하지만 막연한 기대와는 달리 막상 책속에 펼쳐진 시대가 적잖이 당황스럽다. 근대다. 마뜩잖다. 김훈의 근대소설이라... “나는 아버지와 그 세대를 좋아하지 않았고, 지금도 좋아하지 않는다. 저런 사람이 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아버지의 고통을 이해할 순 있었다. 그 고통들이 내가 이 소설을 쓰게 된 동기였을 거다” 라고 책을 소개하러 나온 자리에서 작가는 말했다. 그 때문일까.. 책은 쉽게 읽히지만 무겁다. 책장을 넘길수록 웃음기는 .. 2019. 2. 2.
[서평] 발터 벤야민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사진의 작은 역사 외" - 사진,영화의 등작으로 아우라는 예술의 본질이 될 수 없음(?)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 / 사진의 작은 역사 외 발터 벤야민 지음, 최성만 옮김 '아우라(Aura)란 무엇일까?'라는 호기심에 읽기 시작한 책입니다. 서두에 수록된 옮긴이(최성만 교수)의 자세한 해제가 좀 어렵긴 했지만 그것이 도움이되었는지 실제 발터 벤야민(Valter Benjamin, 1892~1940)의 논문인 제2판과 제3판 그리고 함께 수록된 작은 논문인 까지 그리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해제에서 미리 정리되어 있고, 제3편은 제2편을 다듬은 거의 흡사한 내용이며 에서도 상당 부분 중복되는 내용이 적지 않습니다. 따라서 한번을 읽었지만 자연스럽게 중복되기 때문에 점차 윤곽이 드러났고 인상 깊었던 문구들을 다시 옮겨 적는 과정에서 정리에 도움이 된 듯합니다. 먼저 논문 전체에 걸쳐 이해.. 2019. 1. 23.
[서평?] 한강 ≪채식주의자≫ - 이해하는 것이 힘겹고 불편하니 그냥 두련다... 한강 / 창비(창작과비평) / 2007.10.30 어느 날 아침 조그마한 스마트폰 액정을 통해 뉴스를 살펴보다가 포털의 실검에 오른 한국의 한 소설가가 있었다. 내용인 즉 한국인 소설가가 영국 문학상중에 하나인 멘부커상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멘부커 상이 뭔가하고 알아보니 " 영국에서 출판된 영어 소설을 대상으로 그 해 최고 소설을 가려내는 영국의 문학상으로서, 전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고 한다. . 호기심이 동했고 책을 놓은지 꽤 됐고 한강의 책들을 마중물 삼을 생각으로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 두 권을 이북으로 결제했다. ≪채식주의자≫를 먼저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얼마지나지 않아 읽기를 멈췄다. 그러다 며칠 뒤 다시 읽기를 시작했다. 반복이다. 책 안에는 불온한 온기가 흐른다. 읽는 .. 2019. 1. 11.
[서평] 고골리 단편선 <네프스키 거리>,<외투>,<코>를 읽고서... 고골리 단편선 니콜라이 고골리 지음, 오정석 옮김/산호와진주 러시아 수도의 네프스키 거리는 매일같이 시간대별로 정확하게 그리고 분주하게 반복됩니다. 어느 날 화가는 네프스키 거리에서 우연히 천사 같은 미모의 아가씨를 보고 뒤를 밟게 됩니다. 하지만, 그 아름다운 아가씨가 몸을 파는 창녀라는 걸 알게 되고, 너무 실망한 나머지 그대로 도망치듯 뛰쳐나옵니다. 화가는 다시 찾아가 그 아름다운 창녀에게 매음굴에서 나오자고 권유하지만 비웃음만 당합니다. 결국, 화가는 겉은 천사처럼 화려하지만 곪을 대로 곪아 터진 그녀의 속내를 알게 되고 그러한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죽음(?)을 선택하게 됩니다. 음... 진광불휘라는 말이 읺지 않은가!? 심하게(?) 화려한 것들을 믿지 말자. 모든 게 거짓이다!! 부패한 관료.. 2019. 1. 10.
소설로 읽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 간단 느낌 정리.. 설로 읽는 셰익스피어 4대 비극 -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파울라 F. 벤투라 그림, 봉현선 옮김/혜원출판사 좀 더 제대로 감상평을 쓰고 싶은데 일단 머리가 공황(?)상태네요. 일단 짧게라도 흔적을 남겨봅니다. 개인적인 느낌의 단편들이라 큰 의미 없습니다. 첫 번째 비극 : 리어왕 1605년 초연 누구를 탓하겠소? 리어왕 그대가 동태눈과 귀를 달고 다녔지 말입니다. 그나저나 코델리어 어쩔건가요? 응?!! 두 번째 비극 : 멕베쓰 1606년으로 추정 전장에서 그렇게 많은 사람을 죽인 멕베쓰 장군.... 던컨 왕을 죽이고 획득한 왕관을 보유하기 위해 그는 계속 악행을 거듭하는 폭군이 된 후 늘 양심의 가책으로 괴로워했던 멕베쓰, 그리고 겉으론 강한척 하지만 정신적인 트라우마에 빠져 급기야 몽유병을 앓았던 .. 2019. 1. 10.
[서평] 이기웅 선생님의 행복 처방전 《어설픔》 을 읽고서... 햇님쉼터 한의원 041-734-5277 어설픔 침놓고 약 짓기에 앞서 환자의 마음속 사연을 끌어내고, 그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 한의사. 그가 들려주는 어설퍼서 더 행복한 사람들의 이야기. 사람들은 덜컥 병에 걸리고 나서야 진작 쉬어 www.aladin.co.kr 우연찮게 책을 펼쳐듭니다. 내리읽다가 어느 순간 읽기를 멈춥니다. 때때로 행간의 글들이 파장이 일고 머리속을 휘젓고 눈이 화끈거립니다. 애써 시간을 느리게 하여 아껴 천천히 읽었습니다. 살다 보면 많은 사람을 만난게 됩니다. 에너지 넘치는 건강한 사람도 있고 아픈 사람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아픈 사람을 치료해주는 의사도 있습니다. 저자 이기웅 선생님도 직함처럼 아픈 사람을 치료해주는 한의사 사람입니다. 하지만, 요즘의 여느 선생님 같지 않습니.. 2019. 1. 10.
[서평] 행복지수 가득한 차 한잔의 여유 <가난한 날의 행복> 가난한 날의 행복 이홍 지음/꿈과희망 이 책 을 펼쳐든 건 유명한 김소운님의 동명의 수필 때문입니다. 의 원작도 다수 수록이 되었고 가난한 우리 이웃의 소박한 이야기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마트를 찾은 할머니가 가진 돈 전부 2천7백5십 원에 250원이 모자라 머뭇거릴 때 선뜻 250원을 자신의 주머니에서 채운 여직원의 이야기도 있고, 아이들이 뛰어노는 놀이터에서 뚫어져라 쳐다보던 할머니가 뭔가를 주워 주머니에 넣는 걸 보며 아이가 떨어뜨린 돈으로 착각해서 추궁했더니 유리조각이었고, '죄송합니다' 는 말을 했지만 '감사합니다' 라는 말을 못해 후회스럽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유난히 머리 기르기를 좋아하던 아이에게 어머니가 머리를 감기며 "너는 머리 냄새가 나는 아이다. 기억하렴. 가난하거나, 더럽거나, .. 2019. 1. 10.
[서평] 아이를 위한 아빠들의 금서 <아버지가 아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 아버지가 아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 필립 체스터필드 지음, 손영준 옮김/국민출판사 학창 시절에는 맹자의 성선설(性善說)을 배우면서 그 논리를 믿었지만, 목하 순자의 성악설(性惡說)을 더 믿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가슴으로는 산타클로스는 있다는 걸 믿고 싶어도 머리로 거부하는 것, 감성보다는 이성적인 생각과 판단이 합리적이라는 경험적 사고의 결과입니다. 우리 인간은 특히나 잔인하고 악(惡)하여 스스로 만든 사회적 규제가 없다면 금수보다 충분히 더 잔인해질 수 있는 것을 역사와 책에서 그리고 뉴스에서 배우고 있습니다. 역사 자체가 힘센 이들의 죽고죽임의 기록입니다. 무법천지가 어떤 느낌이 떠오르는 지를 생각해봅니다. 뉴스를 보면서 느꼈고, 인터넷상의 쏟아지는 글과 댓글을 보면서 그러한 심증은 더 깊어졌습니다... 2019. 1. 10.
[서평] 권비영 작가님의 조선의 마지막 황녀 <덕혜 옹주>를 읽었습니다. ^▽^)/ 덕혜옹주 권비영 지음/다산책방 권비영 작가님의 첫 소설 를 감사하는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이 책속엔 비운의 삶을 살다간 대한 제국의 마지막 왕녀, 고종의 막내딸 덕혜옹주의 이야기가 오롯이 담겨 있습니다. 일주일 동안 마지막 왕녀인 덕혜옹주와 함께 슬퍼하고 끓어오르는 분노를 삭이며 지낸 것 같습니다. 마지막 책장을 넘기고 난 후 마음을 추스렸고 곧 진실과 허구의 경계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정신병원을 탈출하는 장면과 복순이의 이야기 그리고 박무영등의 인물에 대한 묘사에 대해서는 팩트와는 거리가 있다고 합니다. 무영과 복순이의 굴곡 없는 내리막길 같은 삶에도 관심이 많았는데 허구라고 하니 적잖이 아쉽습니다. 그렇게 허구를 걷어낸 후 덕혜옹주에 대해 팩트 위주로 정리를 해봅니다. 이 책은 소설의 재미보다는 덕.. 2019. 1. 10.
[서평] 육아지침서 - 경향에듀의 <부모력의 비밀>을 읽었습니다. ^▽^)/ 부모력의 비밀 송지희.이대근.김영주 지음/경향에듀(경향미디어) 결혼하고 어느덧 두 아이의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 새끼가 커서 독립할 때까지 온 힘을 다 쏟고 생을 마감하는 사바나 어느 무리의 암사자처럼 이제껏 엄마의 전유물이었던 육아(育兒)라는 단어는 아빠에게 아이의 무게만큼이나 무겁게 어깨를 짓누릅니다. 더 나아가 이제는 막연하게 잘 크겠지 하는 생각은 아이의 행복을 담보로 한 무책임한 행동임을 어렴풋이 느낍니다. 경향에듀 출판사의 내 아이를 변화시키는 관계의 힘, 을 읽었습니다. 그동안 읽은 짤막한 육아관련 책 몇 권을 논외로 한다면 다음으로 읽은 두 번째의 육아서입니다. 을 읽고서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접근으로 아이의 본질을 이해하게 됐고 많은 잘못된 육아상식를 바로 잡는 기회가 되었다면, 은 부모가.. 2019. 1. 10.
[서평] 세계사의 질펀한 뒷담화로 현실 꼬집기 - 박쳘규의 <책 밖으로 나온 바람난 세계사>, 팬덤북스 책 밖으로 나온 바람난 세계사 박철규 지음/팬덤북스 참 아이러니합니다. 고전의 그윽한 향기 전혀 느낄 수 없는데 이 책! 재미있으니 말입니다. 처음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무거운 역사책으로 넘어가기 전에 가벼운 마음으로 세계사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자 함이었습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무거워지면 그냥 미련없이 덮자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니 삐뚜름(?)하고 직선적인 글 본새에서 느껴지는 다소 냉소적이고 어두운 이야기들의 연속입니다. 그리고 이내 그 이야기 속에서 허우적거립니다. 한 호흡에 제법 많은 글이 읽혀 답답할 정도입니다. 사람은 냉소적인 글을 읽게 되면 일단 반대하고 보는 심리가 있나 봅니다. 반대편에 서서 그 이유를 합리화하려는 것... 인지 부조화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2019. 1. 10.
[서평] 유시주의 거꾸로 읽는《그리스 로마 신화》 - 신화 속에서 인간 찾기 거꾸로 읽는 그리스 로마 신화 유시주 지음/푸른나무 평소 제우스와 헤라, 프로메테우스, 아프로디테 등 적잖은 신을 각종 미디어와 귀동냥을 통해 접해서 알고 있었습니다만, 그 신화에 대해 제대로 알고자 하는 노력은 부족했습니다. 신들의 수가 너무 많고 이름 또한 비슷비슷해서 혹여 지겹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없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관련 책을 몇 번이나 집어 들었다가 놓기를 반복하다 기존의 신화 책들과는 다르다는 취지의 제법 후한 평의 소갯글을 읽고 바로 구해서 읽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일주일에 걸쳐 올림포스 신들과 만나는 재미에 푹 빠지게 되었습니다. 작가 유시주는 중고교 때 '자유 교양 읽기'의 필독서인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의무감으로 읽었고 신들의 관계를 정리하며 '교양'을 쌓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2019. 1. 9.
[서평] 멘사 회장이 된 《바보 빅터》 - 남의 자신의 이야기, 가장 중요한 건 자신을 믿는 것!! 바보 빅터 호아킴 데 포사다.레이먼드 조 지음, 박형동 그림/한국경제신문 근처 농협마트를 들렀다가 조그마한 서적코너에 들렀다가 책을 집어든지 두 시간 동안 꼼짝 안고 그 자리에서 다 읽었습니다. 한 호흡에 내려 읽은 기분입니다. 책은 두껍지 않고 청소년 교양문고같이 활자도 제법 크게 인쇄되어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습니다. 제목처럼 바보 빅터의 이야기입니다. 많은 독자가 쪽지의 광고엔 멘사 회장을 역임한 천재라는데 바보가 어떻게 상위 2%에 드는 멘사클럽의 회장이 되었을까 호기심에 책을 집어드는 것 같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어눌하고 버벅거리는 말투로 바보처럼 보였던 빅터는 실제로 IQ173의 천재였습니다. 그렇지만, 주변 사람들이 보는 빅터의 모습은 어김없이 바보였습니다. 어느 날 학교에서 IQ.. 2019. 1. 9.
[서평] 청년들의 멘토 시골의사 박경철의《자기혁명》을 읽고서... 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 박경철 지음/리더스북 며칠 전 뉴스에서 요즘 뜨는 책으로 김어준의《닥치고 정치》와 박경철의《자기혁명》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전자는 청년들을 비롯한 이미 많은 사람이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에 열광하고 있는 사회현상으로 충분히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지만, 후자는 단순히 '청춘 콘서트'의 인기만으론 설명이 어려웠습니다. 그러한 호기심은 선뜻 구매로 이어졌고 처음 몇쪽을 들쳐보다가 그동안 읽고 있었던 모든 책을 잠시 내려두고 정독(精讀)으로 마지막 장까지 내리 읽어버렸습니다. 그리고, 하루가 지난 오늘은 책속의 내용이 파편이 되어 어지럽게 머릿속을 떠다닌 하루였습니다. 제목에서 느껴지듯이 책의 화두는 아직도 친구들 또는 직장동료와 식사 중 나누는 말 속에 감히 끼어.. 2019. 1. 9.
[서평] 故 정운영의 마지막 칼럼집《심장은 왼쪽에 있음을 기억하라》를 읽고서... 심장은 왼쪽에 있음을 기억하라 정운영 지음/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지난 달 중순쯤에 이 책을 집어 든 이후 꽤 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 책 《심장은 왼쪽에 있음을 기억하라》는 2002년 이후 『중앙일보』에 실린 칼럼을 모은 책입니다. '우리 시대 최고의 논객'이란 레테르가 붙은 故 정운영은 이 책 이외에도 8권의 칼럼 집을 썼지만, 부끄럽게도 어느 한 편도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남들 다 그렇듯이 스포츠 신문의 연예면만 뒤척였던 과거가 변명이 될 수는 없기에 이제 와 집착으로 변해버린 '책읽기'로 그 불편한 부끄러움과 아쉬움을 애써 가려봅니다. 역시나 밑지식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배려(?)없는 책인지라 역시 버거웠고 근 한 달에 걸쳐 천천히 소화해야 했습니다. 수록된 칼럼이 씌여진 시기를 보면 '국민의.. 2019. 1. 9.
[서평]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월든』- '자발적 가난'이 주는 행복과 진광불휘(眞光不輝)의 교훈 월든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지음, 강승영 옮김/은행나무 신간을 몇 권 읽고 나면 꼭 고전을 읽기로 하고 산 책들은 책장에 그대로 먼지만 쌓여가고 있는 걸 보다가 미안한 마음에 집어든 책이지만 읽으면서 역시 고전읽기란 녹녹치 않음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생태문학의 고전으로 평가받으며 '19세기 경전'으로 칭송되고 있는 이 책 『월든』은 콩코드 주변의 '월든' 호숫가에 오두막집을 짓고 최소한의 간소한 생활을 하면서 필요한 만큼의 땅을 갈아 호밀과 옥수수를 키우며 남는 시간엔 호수 주변의 동식물을 관찰하거나 독서와 명상 등을 즐기며 시간을 보냈던 헨리 데이빗 소로우(Henry David Thoreou, 1817~1862)가 그의 경험을 기록한 책입니다. 그가 살았던 시대를 보아 지구 반대편의 한국은 조선이.. 2019. 1. 9.
[서평] 다산 정약용의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대(大)학자의 뛰어난 풍모 엿보기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박석무 엮음/창비(창작과비평사) 어린 시절 할아버지께서 집안의 자랑이라며 귀가 닳도록 말씀하셨던 분이 다산 선생님입니다. 사족일 수 있겠는데 할아버지 얘기를 조금만 더 하자면, 일본 유학 - 대학에 다녔는지는 정확하지 않으나 - 까지 다녀오신 후 지리산 산골에 손수 집을 짓고 한평생을 책에 빠져 보내셨습니다. 텃밭 수준의 농사를 제외한 생계를 위한 노력을 오롯이 책을 읽고 쓰고 공부하는데 시간을 쏟아부었습니다. 당연히 당신의 2세에 대한 뒷바라지는 전무했고 그것은 고스란히 자식들에게 한(恨)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시자 직접 쓰셨던 책들을 포함한 책과 유품을 대부분 태워 버렸는데 거기에는 그러한 한풀이의 이유였으리라 짐작하고도 남습니다. 그 당시 어린 .. 2019. 1. 9.
[서평] 김훈 장편소설《현의 노래》- 아수라를 달래는 우륵의 소리 현의 노래 김훈 지음/생각의나무 《칼의 노래》 이후 문체에 이끌려 두 번째로 읽는 김훈의 소설입니다. 그의 책 속 대화는 간결하고 에둘러 말하지 않고 군더더기 없으며 주거니 받거니 시를 읽는 듯한 느낌의 풍경의 묘사는 읽는 재미를 더합니다. 우륵의 소리와 함께 사라져가는 가야(伽倻)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현의 노래》 또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죽음을 앞둔 왕의 생리현상을 비롯한 굳이 몇 개쯤은 빠뜨려도 될법한 처참한 풍경까지 낱낱이 보여주는 세심함이 독자로 하여금 암울함을 넘어선 지옥 같은 시대적 배경의 어두운 아우라를 직접 목도하게 하고 그 때문에 불편해지는 마음은 《칼의 노래》보다 훨씬 큰 것 같습니다. 이 책을 덮고 나서 드는 워드는 '아수라'와 '허허로운 희망'이었습니다. 서기 5~6세.. 2019. 1. 9.
[서평] 파란여우 윤미화의 《깐깐한 독서 본능》- 서평이란 이런거다!! 깐깐한 독서본능 윤미화 지음/21세기북스(북이십일) 2011년은 조금 각별한 해입니다. 다사다난多事多難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독서가 그저 취미가 아닌 생활로 자리 잡은 해이기 때문입니다. 여담이지만, 사진의 취미가 햇수로 5년이 넘어가면서 카메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또 어떤 사진을 담고 싶은가?에 대한 해답을 찾다가 결국 책을 집어 들었습니다. 사진 관련 책들에 밑줄 그어가던 중 수전 손택의 《사진에 관하여》를 읽고서 '사진'에 대한 철학이 크게 바뀌었으며 일단 제대로 된 독서를 통해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자는 판단하에 '사진'은 잠시 내려두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리고 훗날 조촐한 사진집(?)을 내고 싶은 마음에 훈련 삼아 블로그에 '서평'도 쓰기로 했습니다. 한 두 편의 서평이 모여 10편이 넘고 .. 2019. 1. 9.
[서평] 윌리엄 제랄드 골딩의 《파리대왕》- 인간의 본성은 악(惡)하다!! 파리대왕 윌리엄 제랄드 골딩 지음/소담출판사 윌리엄 골딩의《파리대왕》처럼 문명과 국가와 인간본성의 괴물 구도를 거의 완벽하게 그려내야 한다. 인간이 인감임을 포기하고 본능에 따를 때 인간은 오로지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썩은 시체에 윙윙거리며 달려드는 '파리'가 됩니다. 이 책을 읽게 된 직접적인 원인이 된 최근에 읽은 윤미화의 《깐깐한 독서 본능》에 수록된 서평에 인용된 글입니다. 어린시절 TV를 통해 수차례 흘려봤던 어렴풋한 기억이 퇴색되어 단지 거대한 곤충 괴물이 나오는 영상물로 상상하면서 호기에 찾아보니 노벨 문학상 수상작이라고 하니 고민없이 책장을 이어갑니다. 중반부까지 책장을 넘겨도 텍스트 그대로의 '파리대왕'의 출현에 대한 철없는 기대가 없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다 사이먼이 친구들에게 죽임을 .. 2019. 1. 9.
[서평]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 읽다가 멈추기를 몇 번째... 드디어 읽었다. ^^;;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유유정 옮김/문학사상사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그의 책을 읽어보진 않아도 그의 이름은 어디선가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그런 스타 작가입니다. 작년에 IQ84 라는 책이 히트를 쳤다고 하니 또 언젠가 읽겠거니 생각했고, 그에 앞서 개인적으로 수학 정석마냥 늘 초반을 맴돌았던 책, 지금의 하루키를 스타로 만들어준 그 작품《상실의 시대: (원제)노르웨이의 숲》를 읽었습니다. 단순히 대중의 인기에 편승한 호기심으로 샀다가 이런저런 이유로 읽기가 멈췄던 책이 2012년 그것도 1월 1일에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겼으니 그런 점에선 후련하기도 또 한편으로는 작가에게 조금은 미안하기도 합니다. 일단 알라딘의 리뷰를 보니 80년대 한국 젊은이들의 '신(新)감성'을 휘어잡아버렸다고 소개.. 2019. 1. 9.
[서평] 노신(루쉰) 서한집 《청년들아, 나를 딛고 오르거라》 - 루쉰에게 한 발 다가서기!! 청년들아, 나를 딛고 오르거라 노신 지음/창 3개월 전 루쉰의 《아침꽃을 저녁에 줍다》를 읽고 노신(루쉰)에 대해서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출판사인 창(窓)에서 '아침꽃' 이후 몇 개월 후에 출판된 노신의 서한집 《청년들아, 나를 딛고 오르거라》- 유세종씨가 편역 - 을 찾아서 읽었습니다. 평전이 위인을 이해하는 보편적인 방법이라면 평소 철학이 그대로 담긴 서한집을 읽는 것은 평전보다 한발 더 가까이 다가서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침꽃'을 행간의 뜻을 놓칠세라 읊조리듯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었던 것과 비교하면 본 서신집은 제법 빠른 시간내에 읽어내려갔습니다. '아침꽃'에서 받았던 감동이 이어지기를 기대했지만, 잡문집과 소설이 아닌 그의 철학이 옴소롬히 녹아든 서신 속의 글들.. 2019. 1. 9.
[서평] 살림출판사 《스티브 잡스》- 성공한 스티브 잡스는 한 명으로 족하다!! 스티브 잡스 김상훈 지음/살림 "Stay Hungry, Stay Foolish" "Stay Hungry, Stay Foolish"는 1970년대 중반 「온 세상 카탈로그(The Whole Earth Catalog)」최종판 맨 뒤표지에 쓰여 있는 말로 스티브에게 평생 영감을 준 메시지입니다. 늘 배고프고 어리석은 상태로 머무르라는 뜻이며 스탠포드 대학의 졸업식 축사에서 언급하여 유명해진 뒤 지금은 스티브 잡스의 대표적인 잠언이 되었습니다. 지난해 (2010년) 10월 5일 스티브 잡스(이하 스티브)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한국에서도 많은 사람이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했으며 서점에서는 놓칠세라 스티브를 다루는 평전과 책들이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파란만장!한 그의 삶만큼이나 그러한 책들은 평전도 두껍고 한 줄 .. 2019. 1. 9.
[서평] 노신(루쉰) 산문집 <아침꽃을 저녁에 줍다> - 거인(巨人)과의 첫 만남!! 아침꽃을 저녁에 줍다 노신 지음, 이욱연 옮김/창 "한 편 한 편이 차례차례 저의 신경을 자극해오기 시작하였습니다. (p168) "라고 하던 쁘띠(小) 부르주아 집안에서 태어난 스물 한 살 어느 청년의 편지 속 글귀가 이 책에서 받은 제 솔직한 심정과 많이 다르지 않습니다. 그 청년은 덧붙여 "아무 것도 모르던 때가 행복했습니다. 앎은 고통의 시작이었습니다. 이 독약을 먹인 것은 선생님입니다." (p170) 라는 말로 격변의 중국 근대사에서 노신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노신(루쉰)의 산문집 (도서출판, 창, 16쇄, 1994)을 읽었습니다. 정독과 낭독을 겸해서 한 글자도 빠뜨리지 않고 모조리 읽었습니다. 심지어 책 뒤표지 안쪽 한 귀퉁이에서 광고하는 그의 다른 책인 서한집 를 봤을때는 절.. 2019. 1. 8.
[서평] 레판토의 외팔이 세르반테스의 《돈 키호테》 -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잘 모르는 돈 키호테 읽기 돈키호테 세르반테스 지음, 민동선 옮김/청목(청목사) 오직 우리 둘만이 한 몸이라 할 수 있으니 그는 오직 나만을 위해 태어났고 나는 그를 위해 태어났다. 그는 행동할 줄 알았고 나는 그것을 적을 줄 알았다. - 미겔 데 세르반테스 (Miguel de Cervantes, 1547~1616) 전쟁중에 왼손을 읽고 얻은 명예로운 별명 '레판토의 외팔이' 하지만, 귀국중 해적에게 납치되어 10년간의 노예생활을 하게 되었고 풀려난 후에도 생활고에 시달리다 사기를 당하고 철장신세까지 지게 되었습니다. 길에 떨어진 종이쪼가리 하나도 놓치지 않고 끊임없이 읽어대던 시골귀족은 드디어 자신의 분신 '돈 키호테를' 불러냈습니다. "러시아가 낳은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는 《돈 키호테》를 가리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작품은.. 2019. 1. 8.
[서평] 손철주.이은주의 《다, 그림이다》 - '그림' 앞의 벽을 허물자!! 다, 그림이다 손철주.이주은 지음/이봄 언젠가 사진에 대해서 조금 더 알고 싶은 허영심에 수전 손택의 《사진에 관하여》를 끙끙대며 읽은 적이 있습니다. 제법 어려운 책이었고 전공서적 공부하는 기분으로 오랜 시간에 걸려 독파를 했더랍니다. 그때 사진과 회화의 어정쩡한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면서 회화, 즉 '그림'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1839년 사진이라는 기술이 처음 발표되면서 회화와의 어정쩡한 싸움은 시작된 거죠. 그 당시 웨스턴은 이렇게 말합니다. "사진은 여러 면에서 회화를 부정해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 점에 대해서 화가들은 깊이 감사해야 할 것이다." 《사진에 관하여》209쪽. 에반스가 화가들의 지나친 자기방어의 완화를 위해 한 이 말은 결국, 정확한 재현이라는 지.. 2019. 1. 8.
[서평] G.마르케스의 《백년 동안의 고독》 - 우리는 부엔디나 가문의 자손이다. 백년 동안의 고독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안정효 옮김, 김욱동 해설/문학사상사 460쪽에 빼곡하게 기록된 텍스트, 부엔디아 일족이 마콘도에 정착한 후 먼지가 되어 사라지기까지 빠짐없이 기록된 백여 년의 역사를 들여다 보는데 주말의 황금 시간을 오롯이 쏟아부어도 모자라 꼬박 하루가 더 소요했습니다. 후반부로 달려 갈 수록 눈마저 침침해지고 집중력까지 바닥을 보이며 소위 장편의 명작과의 소통이 녹녹치 않음을 다시 한 번 실감합니다. 그럴때마다 눈에서만 맴도는 글을 혀의 힘으로 힘겹게 머리로 보냈습니다. 잦은 낭독과 카페인의 도움으로 끙끙대며 마지막 마침표에 이르렀을 때는 멜키아데스의 양피지에 산스크리트 어로 기록된 글을 번역하고 얽히고 섥힌 암호를 스스로 해독한 것 마냥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2019. 1. 8.
[서평] 이자와 고타로 《사진을 즐기다》- 사진을 즐기는 법은 어디에? 사진을 즐기다 이자와 고타로 지음, 고성미 옮김/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회사 차원의 동호회 활성의 의지로 만들어진 사진동호회에 가입했습니다. 그 활동의 일환으로 사진 서적을 건의 했고 몇 권의 책을 샀습니다. 그 중 일본의 사진 평론가 이자와 고타로의 《사진을 즐기다》를 읽고 간단히 느낌을 적어봅니다. 지극히 사견입을 미리 밝힙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책정된 가격에 비해 내용의 무게는 조금 가볍습니다. 책의 타이틀이자 화두인 사진을 즐기는 방법에 대해서는 사진에 대해서 진지한 일부 블로거의 글보다 나은 게 별로 없습니다. 사실 기대치가 컸습니다. 이 책은 "사진 전시회와 사진집을 자주 보고 끊임없이 사진을 찍으며 정체된 느낌이 들면 카메라나 렌즈를 바꾸어 보라. 사진을 볼때는 사진 뒤에 있는 사진가의 존재.. 2019. 1. 8.
[서평] 소설 《다산》1, 2권 - 시대를 일깨운 역사의 웅대한 산 다산 1,2 한승원 지음/랜덤하우스코리아 다산을 조금은 알고 싶은 맘에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에 이어 선택한 두 번째 책입니다. 마음 같아선 다산이 직접 집필한 수많은 책들로 직접 뛰어들고 싶지만, 낮은 인문학적 소양에 늘 머뭇거리게 됩니다. 그러한 마음이 동했는지 슬그머니 제 눈에 들어온 책입니다. 더구나 소설이니 덮어두고 덥석 집어 들었습니다. 저자 한승원이 "나그네새처럼 서울살이하던 나를 전라도 장흥 바닷가의 토굴로 끌고 내려와서 가두어놓고 기르면서, 선생의 사업을 흠모하고 본받으며 살아온 지 올해로 13년째이다. 이 장편소설은 그 결과물이다. 2권 319쪽" 라고 밝히고 있듯이 이 책은 저자가 오랜 세월 다산의 웅대한 산속에서 해맨 결과로 다져진 등산로를 제공합니다. 다산이라는 산의 외형을 파악.. 2019. 1. 8.
[서평?] 사진집 『윤미네 집』& 마이 와이프My Wife 윤미네 집 전몽각 지음/포토넷 기억과 망각 사이에 사진이 있다. 잊혀져 가는 것을 떠올리게 하고, 다시 숨쉬게 하는 사진. 한 장의 사진이 담고 있는 것은 과거의 한 순간이지만, 그것이 되살리는 것은 그 순간을 감싸고 있는 시간에 대한 감정이다. 그리고 그 시간이 아주 소중하게 여기는 것, 사랑하는 것들을 대상으로 펼쳐질 때 그것은 오늘, 그리움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다. 되돌아가지 못해 더 아름답게 추억될 수 밖에 없는 그런 순간들이, 사진 속에서 그리움이라는 이름으로 다가온다. 159쪽 "『윤미네 집』이 처음 발간되었을 때는 부모님 곁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입니다. 아이도 없었고요. 외로운 외국에서 그 사진집을 받고서 부모님께 감사하며 많은 힘을 얻었지만 사진을 찍으시고 또 사진집으로 엮으신.. 2019. 1.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