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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89

[서평] 발터 벤야민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사진의 작은 역사 외" - 사진,영화의 등작으로 아우라는 예술의 본질이 될 수 없음(?)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 / 사진의 작은 역사 외 발터 벤야민 지음, 최성만 옮김 '아우라(Aura)란 무엇일까?'라는 호기심에 읽기 시작한 책입니다. 서두에 수록된 옮긴이(최성만 교수)의 자세한 해제가 좀 어렵긴 했지만 그것이 도움이되었는지 실제 발터 벤야민(Valter Benjamin, 1892~1940)의 논문인 제2판과 제3판 그리고 함께 수록된 작은 논문인 까지 그리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해제에서 미리 정리되어 있고, 제3편은 제2편을 다듬은 거의 흡사한 내용이며 에서도 상당 부분 중복되는 내용이 적지 않습니다. 따라서 한번을 읽었지만 자연스럽게 중복되기 때문에 점차 윤곽이 드러났고 인상 깊었던 문구들을 다시 옮겨 적는 과정에서 정리에 도움이 된 듯합니다. 먼저 논문 전체에 걸쳐 이해.. 2019. 1. 23.
《소설로 읽는 셰익스피어 6대 희극》요약해보기.. 소설로 읽는 셰익스피어 6대 희극 -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봉현선 옮김/혜원출판사 《말괄량이 길들이기, The Taming Of The Shrew 》 선술집에서 무일푼으로 술을 마시다 쫓겨난 슬라이는 숲길에 쓰러져 잠들게 된다. 지나치던 영주는 슬라이를 발견하고 재미있는 놀이를 생각해 낸다. 그를 데리고 자신의 성으로 가서 곱게 차려 입히고 마침 연극을 하기로 한 배우 중 한 명에게 슬라이의 부인 역할을 시키고 7년 동안 거지꼴로 떠돌아다니다 돌아온 것처럼 연극을 한다. 슬라이는 깨어나서 그 상황에 어리둥절하게 되지만, 곧 그 부인과 자고 싶어 안달한다. 하지만, 영주와 그 부인은 연극은 병의 쾌유에 좋다고 억지로 연극을 관람하게 한다. 그 연극이 지금부터 이야기할 이다. 이탈리아의 패듀어라는 곳에 .. 2019. 1. 10.
소설로 읽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 간단 느낌 정리.. 설로 읽는 셰익스피어 4대 비극 -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파울라 F. 벤투라 그림, 봉현선 옮김/혜원출판사 좀 더 제대로 감상평을 쓰고 싶은데 일단 머리가 공황(?)상태네요. 일단 짧게라도 흔적을 남겨봅니다. 개인적인 느낌의 단편들이라 큰 의미 없습니다. 첫 번째 비극 : 리어왕 1605년 초연 누구를 탓하겠소? 리어왕 그대가 동태눈과 귀를 달고 다녔지 말입니다. 그나저나 코델리어 어쩔건가요? 응?!! 두 번째 비극 : 멕베쓰 1606년으로 추정 전장에서 그렇게 많은 사람을 죽인 멕베쓰 장군.... 던컨 왕을 죽이고 획득한 왕관을 보유하기 위해 그는 계속 악행을 거듭하는 폭군이 된 후 늘 양심의 가책으로 괴로워했던 멕베쓰, 그리고 겉으론 강한척 하지만 정신적인 트라우마에 빠져 급기야 몽유병을 앓았던 .. 2019. 1. 10.
[서평] 포리스트 카터의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을 읽고서...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 포리스트 카터 지음, 조경숙 옮김/아름드리미디어 강산이 한 번 바뀔만큼의 시간이 조금 안 되는 어느 날이었던 것 같습니다. 직장내 결혼을 앞 둔 한 여직원이 난데없이 책을 선물해주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매일 술에 찌들어 살고 있던 동료의 삶이 너무 메말라 있다고 생각해서였을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대학시절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책 - 여기서 책은 흔히 예기하는 교양서적 즉 문학 및 인문학 서적을 염두해둔 말입니다. - 하고는 담을 쌓고 살았습니다. 간혹 명절이나 방학 때 시골 가는 길 버스터미널에서 충동적으로 사서 보았던 한 두 권이 다였으니 말이죠. 각설하고, 당시 성의에 대한 보답과 호기심으로 몇 번이나 책을 펼쳤으나 채 몇 장을 넘기지 못한고 결국은 책장에 .. 2019. 1. 10.
[서평] 명불허전 MBC! 느낌표 선정도서, 황대권의 <야생초 편지>를 읽고서 야생초 편지 황대권 지음/도솔 먼저 책의 느낌을 이야기하기 전에 저자인 황대권씨와 책의 배경 등을 이야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자는 서울농대를 졸업했지만, 유신철폐운동과 반정부투쟁을 했고 정치문제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미국 유학 중 제3세계 정치학, 혁명론을 공부하다가 전두환 시절에 안기부에서 조작한 '구미유학생 간첩단 사건'에 연루되어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13년 2개월 동안 황금 같은 청춘을 감옥에서 보내게 됩니다. 그곳에서 생태학에 관심을 두고 몸소 체험한 이야기를 글과 그림으로 기록했습니다. 원래 감옥에서는 자기 글을 써서 가지고 있지를 못해서 편지형식으로 기록해서 밖으로 보낸 글이 책으로 엮인 게 이 책 라고 합니다. 이 책과 더불어 스마트폰으로 틈틈이 읽고 있는 책이 인데 공교롭게도 모두 편.. 2019. 1. 10.
[서평] 행복지수 가득한 차 한잔의 여유 <가난한 날의 행복> 가난한 날의 행복 이홍 지음/꿈과희망 이 책 을 펼쳐든 건 유명한 김소운님의 동명의 수필 때문입니다. 의 원작도 다수 수록이 되었고 가난한 우리 이웃의 소박한 이야기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마트를 찾은 할머니가 가진 돈 전부 2천7백5십 원에 250원이 모자라 머뭇거릴 때 선뜻 250원을 자신의 주머니에서 채운 여직원의 이야기도 있고, 아이들이 뛰어노는 놀이터에서 뚫어져라 쳐다보던 할머니가 뭔가를 주워 주머니에 넣는 걸 보며 아이가 떨어뜨린 돈으로 착각해서 추궁했더니 유리조각이었고, '죄송합니다' 는 말을 했지만 '감사합니다' 라는 말을 못해 후회스럽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유난히 머리 기르기를 좋아하던 아이에게 어머니가 머리를 감기며 "너는 머리 냄새가 나는 아이다. 기억하렴. 가난하거나, 더럽거나, .. 2019. 1. 10.
[서평] 유시주의 거꾸로 읽는《그리스 로마 신화》 - 신화 속에서 인간 찾기 거꾸로 읽는 그리스 로마 신화 유시주 지음/푸른나무 평소 제우스와 헤라, 프로메테우스, 아프로디테 등 적잖은 신을 각종 미디어와 귀동냥을 통해 접해서 알고 있었습니다만, 그 신화에 대해 제대로 알고자 하는 노력은 부족했습니다. 신들의 수가 너무 많고 이름 또한 비슷비슷해서 혹여 지겹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없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관련 책을 몇 번이나 집어 들었다가 놓기를 반복하다 기존의 신화 책들과는 다르다는 취지의 제법 후한 평의 소갯글을 읽고 바로 구해서 읽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일주일에 걸쳐 올림포스 신들과 만나는 재미에 푹 빠지게 되었습니다. 작가 유시주는 중고교 때 '자유 교양 읽기'의 필독서인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의무감으로 읽었고 신들의 관계를 정리하며 '교양'을 쌓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2019. 1. 9.
[서평] 멘사 회장이 된 《바보 빅터》 - 남의 자신의 이야기, 가장 중요한 건 자신을 믿는 것!! 바보 빅터 호아킴 데 포사다.레이먼드 조 지음, 박형동 그림/한국경제신문 근처 농협마트를 들렀다가 조그마한 서적코너에 들렀다가 책을 집어든지 두 시간 동안 꼼짝 안고 그 자리에서 다 읽었습니다. 한 호흡에 내려 읽은 기분입니다. 책은 두껍지 않고 청소년 교양문고같이 활자도 제법 크게 인쇄되어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습니다. 제목처럼 바보 빅터의 이야기입니다. 많은 독자가 쪽지의 광고엔 멘사 회장을 역임한 천재라는데 바보가 어떻게 상위 2%에 드는 멘사클럽의 회장이 되었을까 호기심에 책을 집어드는 것 같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어눌하고 버벅거리는 말투로 바보처럼 보였던 빅터는 실제로 IQ173의 천재였습니다. 그렇지만, 주변 사람들이 보는 빅터의 모습은 어김없이 바보였습니다. 어느 날 학교에서 IQ.. 2019. 1. 9.
[서평] 청년들의 멘토 시골의사 박경철의《자기혁명》을 읽고서... 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 박경철 지음/리더스북 며칠 전 뉴스에서 요즘 뜨는 책으로 김어준의《닥치고 정치》와 박경철의《자기혁명》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전자는 청년들을 비롯한 이미 많은 사람이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에 열광하고 있는 사회현상으로 충분히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지만, 후자는 단순히 '청춘 콘서트'의 인기만으론 설명이 어려웠습니다. 그러한 호기심은 선뜻 구매로 이어졌고 처음 몇쪽을 들쳐보다가 그동안 읽고 있었던 모든 책을 잠시 내려두고 정독(精讀)으로 마지막 장까지 내리 읽어버렸습니다. 그리고, 하루가 지난 오늘은 책속의 내용이 파편이 되어 어지럽게 머릿속을 떠다닌 하루였습니다. 제목에서 느껴지듯이 책의 화두는 아직도 친구들 또는 직장동료와 식사 중 나누는 말 속에 감히 끼어.. 2019. 1. 9.
[서평]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월든』- '자발적 가난'이 주는 행복과 진광불휘(眞光不輝)의 교훈 월든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지음, 강승영 옮김/은행나무 신간을 몇 권 읽고 나면 꼭 고전을 읽기로 하고 산 책들은 책장에 그대로 먼지만 쌓여가고 있는 걸 보다가 미안한 마음에 집어든 책이지만 읽으면서 역시 고전읽기란 녹녹치 않음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생태문학의 고전으로 평가받으며 '19세기 경전'으로 칭송되고 있는 이 책 『월든』은 콩코드 주변의 '월든' 호숫가에 오두막집을 짓고 최소한의 간소한 생활을 하면서 필요한 만큼의 땅을 갈아 호밀과 옥수수를 키우며 남는 시간엔 호수 주변의 동식물을 관찰하거나 독서와 명상 등을 즐기며 시간을 보냈던 헨리 데이빗 소로우(Henry David Thoreou, 1817~1862)가 그의 경험을 기록한 책입니다. 그가 살았던 시대를 보아 지구 반대편의 한국은 조선이.. 2019. 1. 9.
[서평] 다산 정약용의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대(大)학자의 뛰어난 풍모 엿보기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박석무 엮음/창비(창작과비평사) 어린 시절 할아버지께서 집안의 자랑이라며 귀가 닳도록 말씀하셨던 분이 다산 선생님입니다. 사족일 수 있겠는데 할아버지 얘기를 조금만 더 하자면, 일본 유학 - 대학에 다녔는지는 정확하지 않으나 - 까지 다녀오신 후 지리산 산골에 손수 집을 짓고 한평생을 책에 빠져 보내셨습니다. 텃밭 수준의 농사를 제외한 생계를 위한 노력을 오롯이 책을 읽고 쓰고 공부하는데 시간을 쏟아부었습니다. 당연히 당신의 2세에 대한 뒷바라지는 전무했고 그것은 고스란히 자식들에게 한(恨)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시자 직접 쓰셨던 책들을 포함한 책과 유품을 대부분 태워 버렸는데 거기에는 그러한 한풀이의 이유였으리라 짐작하고도 남습니다. 그 당시 어린 .. 2019. 1. 9.
[서평] 김훈 장편소설《현의 노래》- 아수라를 달래는 우륵의 소리 현의 노래 김훈 지음/생각의나무 《칼의 노래》 이후 문체에 이끌려 두 번째로 읽는 김훈의 소설입니다. 그의 책 속 대화는 간결하고 에둘러 말하지 않고 군더더기 없으며 주거니 받거니 시를 읽는 듯한 느낌의 풍경의 묘사는 읽는 재미를 더합니다. 우륵의 소리와 함께 사라져가는 가야(伽倻)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현의 노래》 또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죽음을 앞둔 왕의 생리현상을 비롯한 굳이 몇 개쯤은 빠뜨려도 될법한 처참한 풍경까지 낱낱이 보여주는 세심함이 독자로 하여금 암울함을 넘어선 지옥 같은 시대적 배경의 어두운 아우라를 직접 목도하게 하고 그 때문에 불편해지는 마음은 《칼의 노래》보다 훨씬 큰 것 같습니다. 이 책을 덮고 나서 드는 워드는 '아수라'와 '허허로운 희망'이었습니다. 서기 5~6세.. 2019. 1. 9.
[서평] 파란여우 윤미화의 《깐깐한 독서 본능》- 서평이란 이런거다!! 깐깐한 독서본능 윤미화 지음/21세기북스(북이십일) 2011년은 조금 각별한 해입니다. 다사다난多事多難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독서가 그저 취미가 아닌 생활로 자리 잡은 해이기 때문입니다. 여담이지만, 사진의 취미가 햇수로 5년이 넘어가면서 카메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또 어떤 사진을 담고 싶은가?에 대한 해답을 찾다가 결국 책을 집어 들었습니다. 사진 관련 책들에 밑줄 그어가던 중 수전 손택의 《사진에 관하여》를 읽고서 '사진'에 대한 철학이 크게 바뀌었으며 일단 제대로 된 독서를 통해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자는 판단하에 '사진'은 잠시 내려두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리고 훗날 조촐한 사진집(?)을 내고 싶은 마음에 훈련 삼아 블로그에 '서평'도 쓰기로 했습니다. 한 두 편의 서평이 모여 10편이 넘고 .. 2019. 1. 9.
[서평] 윌리엄 제랄드 골딩의 《파리대왕》- 인간의 본성은 악(惡)하다!! 파리대왕 윌리엄 제랄드 골딩 지음/소담출판사 윌리엄 골딩의《파리대왕》처럼 문명과 국가와 인간본성의 괴물 구도를 거의 완벽하게 그려내야 한다. 인간이 인감임을 포기하고 본능에 따를 때 인간은 오로지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썩은 시체에 윙윙거리며 달려드는 '파리'가 됩니다. 이 책을 읽게 된 직접적인 원인이 된 최근에 읽은 윤미화의 《깐깐한 독서 본능》에 수록된 서평에 인용된 글입니다. 어린시절 TV를 통해 수차례 흘려봤던 어렴풋한 기억이 퇴색되어 단지 거대한 곤충 괴물이 나오는 영상물로 상상하면서 호기에 찾아보니 노벨 문학상 수상작이라고 하니 고민없이 책장을 이어갑니다. 중반부까지 책장을 넘겨도 텍스트 그대로의 '파리대왕'의 출현에 대한 철없는 기대가 없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다 사이먼이 친구들에게 죽임을 .. 2019. 1. 9.
[서평]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 읽다가 멈추기를 몇 번째... 드디어 읽었다. ^^;;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유유정 옮김/문학사상사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그의 책을 읽어보진 않아도 그의 이름은 어디선가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그런 스타 작가입니다. 작년에 IQ84 라는 책이 히트를 쳤다고 하니 또 언젠가 읽겠거니 생각했고, 그에 앞서 개인적으로 수학 정석마냥 늘 초반을 맴돌았던 책, 지금의 하루키를 스타로 만들어준 그 작품《상실의 시대: (원제)노르웨이의 숲》를 읽었습니다. 단순히 대중의 인기에 편승한 호기심으로 샀다가 이런저런 이유로 읽기가 멈췄던 책이 2012년 그것도 1월 1일에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겼으니 그런 점에선 후련하기도 또 한편으로는 작가에게 조금은 미안하기도 합니다. 일단 알라딘의 리뷰를 보니 80년대 한국 젊은이들의 '신(新)감성'을 휘어잡아버렸다고 소개.. 2019. 1. 9.
[서평] 노신(루쉰) 서한집 《청년들아, 나를 딛고 오르거라》 - 루쉰에게 한 발 다가서기!! 청년들아, 나를 딛고 오르거라 노신 지음/창 3개월 전 루쉰의 《아침꽃을 저녁에 줍다》를 읽고 노신(루쉰)에 대해서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출판사인 창(窓)에서 '아침꽃' 이후 몇 개월 후에 출판된 노신의 서한집 《청년들아, 나를 딛고 오르거라》- 유세종씨가 편역 - 을 찾아서 읽었습니다. 평전이 위인을 이해하는 보편적인 방법이라면 평소 철학이 그대로 담긴 서한집을 읽는 것은 평전보다 한발 더 가까이 다가서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침꽃'을 행간의 뜻을 놓칠세라 읊조리듯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었던 것과 비교하면 본 서신집은 제법 빠른 시간내에 읽어내려갔습니다. '아침꽃'에서 받았던 감동이 이어지기를 기대했지만, 잡문집과 소설이 아닌 그의 철학이 옴소롬히 녹아든 서신 속의 글들.. 2019. 1. 9.
[서평] 살림출판사 《스티브 잡스》- 성공한 스티브 잡스는 한 명으로 족하다!! 스티브 잡스 김상훈 지음/살림 "Stay Hungry, Stay Foolish" "Stay Hungry, Stay Foolish"는 1970년대 중반 「온 세상 카탈로그(The Whole Earth Catalog)」최종판 맨 뒤표지에 쓰여 있는 말로 스티브에게 평생 영감을 준 메시지입니다. 늘 배고프고 어리석은 상태로 머무르라는 뜻이며 스탠포드 대학의 졸업식 축사에서 언급하여 유명해진 뒤 지금은 스티브 잡스의 대표적인 잠언이 되었습니다. 지난해 (2010년) 10월 5일 스티브 잡스(이하 스티브)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한국에서도 많은 사람이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했으며 서점에서는 놓칠세라 스티브를 다루는 평전과 책들이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파란만장!한 그의 삶만큼이나 그러한 책들은 평전도 두껍고 한 줄 .. 2019. 1. 9.
[서평] 레판토의 외팔이 세르반테스의 《돈 키호테》 -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잘 모르는 돈 키호테 읽기 돈키호테 세르반테스 지음, 민동선 옮김/청목(청목사) 오직 우리 둘만이 한 몸이라 할 수 있으니 그는 오직 나만을 위해 태어났고 나는 그를 위해 태어났다. 그는 행동할 줄 알았고 나는 그것을 적을 줄 알았다. - 미겔 데 세르반테스 (Miguel de Cervantes, 1547~1616) 전쟁중에 왼손을 읽고 얻은 명예로운 별명 '레판토의 외팔이' 하지만, 귀국중 해적에게 납치되어 10년간의 노예생활을 하게 되었고 풀려난 후에도 생활고에 시달리다 사기를 당하고 철장신세까지 지게 되었습니다. 길에 떨어진 종이쪼가리 하나도 놓치지 않고 끊임없이 읽어대던 시골귀족은 드디어 자신의 분신 '돈 키호테를' 불러냈습니다. "러시아가 낳은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는 《돈 키호테》를 가리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작품은.. 2019. 1. 8.
[서평] 손철주.이은주의 《다, 그림이다》 - '그림' 앞의 벽을 허물자!! 다, 그림이다 손철주.이주은 지음/이봄 언젠가 사진에 대해서 조금 더 알고 싶은 허영심에 수전 손택의 《사진에 관하여》를 끙끙대며 읽은 적이 있습니다. 제법 어려운 책이었고 전공서적 공부하는 기분으로 오랜 시간에 걸려 독파를 했더랍니다. 그때 사진과 회화의 어정쩡한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면서 회화, 즉 '그림'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1839년 사진이라는 기술이 처음 발표되면서 회화와의 어정쩡한 싸움은 시작된 거죠. 그 당시 웨스턴은 이렇게 말합니다. "사진은 여러 면에서 회화를 부정해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 점에 대해서 화가들은 깊이 감사해야 할 것이다." 《사진에 관하여》209쪽. 에반스가 화가들의 지나친 자기방어의 완화를 위해 한 이 말은 결국, 정확한 재현이라는 지.. 2019. 1. 8.
[서평] G.마르케스의 《백년 동안의 고독》 - 우리는 부엔디나 가문의 자손이다. 백년 동안의 고독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안정효 옮김, 김욱동 해설/문학사상사 460쪽에 빼곡하게 기록된 텍스트, 부엔디아 일족이 마콘도에 정착한 후 먼지가 되어 사라지기까지 빠짐없이 기록된 백여 년의 역사를 들여다 보는데 주말의 황금 시간을 오롯이 쏟아부어도 모자라 꼬박 하루가 더 소요했습니다. 후반부로 달려 갈 수록 눈마저 침침해지고 집중력까지 바닥을 보이며 소위 장편의 명작과의 소통이 녹녹치 않음을 다시 한 번 실감합니다. 그럴때마다 눈에서만 맴도는 글을 혀의 힘으로 힘겹게 머리로 보냈습니다. 잦은 낭독과 카페인의 도움으로 끙끙대며 마지막 마침표에 이르렀을 때는 멜키아데스의 양피지에 산스크리트 어로 기록된 글을 번역하고 얽히고 섥힌 암호를 스스로 해독한 것 마냥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2019. 1. 8.
[서평] 소설 《다산》1, 2권 - 시대를 일깨운 역사의 웅대한 산 다산 1,2 한승원 지음/랜덤하우스코리아 다산을 조금은 알고 싶은 맘에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에 이어 선택한 두 번째 책입니다. 마음 같아선 다산이 직접 집필한 수많은 책들로 직접 뛰어들고 싶지만, 낮은 인문학적 소양에 늘 머뭇거리게 됩니다. 그러한 마음이 동했는지 슬그머니 제 눈에 들어온 책입니다. 더구나 소설이니 덮어두고 덥석 집어 들었습니다. 저자 한승원이 "나그네새처럼 서울살이하던 나를 전라도 장흥 바닷가의 토굴로 끌고 내려와서 가두어놓고 기르면서, 선생의 사업을 흠모하고 본받으며 살아온 지 올해로 13년째이다. 이 장편소설은 그 결과물이다. 2권 319쪽" 라고 밝히고 있듯이 이 책은 저자가 오랜 세월 다산의 웅대한 산속에서 해맨 결과로 다져진 등산로를 제공합니다. 다산이라는 산의 외형을 파악.. 2019. 1. 8.
[서평] 장정일 단상 《생각》 - 날 선 발톱을 드러낸 사유(思惟)집 생각 장정일 지음/행복한책읽기 사실 전 장정일은 잘 모릅니다. 그를 처음 알게 된 계기가 지난해 윤미화의 《깐깐한 독서본능》을 읽으면서였습니다. 그 책에서 윤미화는 장정일을 사랑하게 됐다고까지 표현할 정도로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전 슬쩍 '장정일'이란 이름을 독서 노트에 적어 두었습니다. 지난주부터 퇴근하면 책상 앞에 앉아 장정일의 《공부》를 조금씩 읽고 있습니다. 알라딘에서 매달 책을 조금씩 주문하고 있는데 '장정일'이 눈에 들어와 함께 장바구니에 넣었더랬습니다. 하지만, '공부'라는 제목에서 느껴지듯이 소설책을 읽듯이 쉽게 넘길 수 없어 장(章) 단위로 천천히 읽고 있습니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내게 있어 '이 세상에 있게 된' 장정일의 첫 책은《공부》여야 합니다만, 사정이 그렇다 보니 술술 .. 2019. 1. 8.
[서평] 김소운의 수필집《가난한 날의 행복》- '향충'같은 사람이 되자!! 가난한 날의 행복 김소운 지음/범우사 지난해 이기웅의 《어설픔》이란 책에 사과장수와 아내를 언급한 글귀를 보고 언제고 읽기를 다짐한 적이 있었는데 최근 문득 그 생각이 떠올라 알라딘에서 찾아보았습니다. 오래된 책이라 절판을 걱정했었는데 다행히 2011년 3월에 4판 2쇄 발행을 했네요. 기쁜 마음에 서둘러 주문을 넣어 주말에 낭독과 정독을 겸해서 감사히 읽었습니다. 이 책에 수록된 수필의 배경은 대부분 해방 후부터 한국 전쟁(6.26) 즈음이라 '가난'은 일부 사람들에 한정되기보다는 나라 그 자체에 붙일 수 있는 레토릭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 같이 힘들고 가난한 그 시절이지만 그래도 행복했다는 전제가 깔린 따뜻하고 소박한 글쓴이의 정신이 녹아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수필의 눈」편의 142쪽에.. 2019. 1. 8.
[서평]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 - 꿈을 좇아 모험하고 도전하는 삶!! 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지음, 최정수 옮김/문학동네 “어째서 마음은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자신의 꿈을 따라가야 한다고 말해주지 않는 거죠?” 그는 연금술사에게 물었다. “그럴 경우,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마음이기 때문이지. 마음은 고통받는 걸 좋아하지 않네.” (214 쪽) 파울로 코엘료의 산문집 《흐르는 강물처럼》에 이은 두 번째 책입니다. 종교적인 색채가 강했던 산문집이 기대만큼 와 닿질 않아 유명한 작품을 통해서 재조명해볼 요량으로 집어 든 책입니다. '연금술'이라는 조금은 판타지 풍의 소재에 쉬운 글로 번역된 글은 예상대로 쉽게 술술 읽힙니다. 비교적 초반에 저자인 코엘료가 이 책을 통해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알 수 있었고 그 후부터는 다소 식상한 명상집같아 집중도가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뭐 결국 .. 2019. 1. 8.
[서평] 코엘료 파울로의 첫 산문집 《흐르는 강물처럼》- 코엘료가 쓰고 모은 글집!! 흐르는 강물처럼 파울로 코엘료 지음, 박경희 옮김/문학동네 전세계 1억 독자들의 영혼을 뒤흔든 의 작가 파울로 코엘료 첫 산문집! 그가 일상에서 건져올린 경이로운 삶의 기적들 알라딘에서 발췌한 출판사 책 소개의 첫 부분입니다. 공교롭게도 영혼의 뒤흔듦을 경험한 그 1억 명에 끼지 못한 채 이렇게 먼저 산문집을 집어 들게 되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그런 유명한 작품을 먼저 읽어야 했나 싶기도 했는데, 작가와 작품세계에 대한 이해 없이 그저 두서없이 수록된 글은 다소 가볍게 느껴졌고, 초반에 종교적 성격이 강한 글이 이어질 때는 적잖이 당황스럽기까지 했습니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유명세를 떨치는 작가인 만큼 공감 가는 글들이 적지 않습니다. 앞서 종교적인 성격이 강하다고 불평하긴 했지만, .. 2019. 1. 8.
[서평] 《논쟁이 있는 사진의 역사》- 번역에 독자를 위한 배려없지만 사진의 힘은 충분히... 논쟁이 있는 사진의 역사 다니엘 지라르댕.크리스티앙 피르케르 지음, 정진국 옮김/미메시스 사진이 가지는 힘은 얼마나 될까요? 이 사진집에 수록된 사진들을 공부하면서 그 힘의 강약이 아닌 그 힘의 실체를 느낍니다. 공부라는 표현을 썼는데 제목에도 사용된 '논쟁'과 '역사'라는 단어 때문입니다만 한편으로는 공부가 아닌 일들이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사진의 발명에 숨은 이야기 - 이폴라트 바야르 - 로 시작하여 초기 '사진이 정말 예술인가?'라는 지금은 진부한 논란과 초상권과 표현의 자유와의 충돌까지 법정 공방까지 포함한 말 그대로 문제의 사진들을 수록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조작되었거나 아동 포로노그래피를 연상시키는 사진과 종교와 시대의 부조리에 대항한 사진도 있습니다. 또 '논쟁'하면 빠질 수 없는 분야인 .. 2019. 1. 8.
[서평] 데이비드 두쉬민(David duCHemin)의 《프레임 안에서》- 문제는 비전이다!! 프레임 안에서 데이비드 두쉬민 지음, 정지인 옮김/정보문화사 '사진'이라는 말은 그 자체로 논란을 품고 있어 다소 철학적입니다. 그 사진을 프레임이라는 기술적인 말로 - 역시 철학을 품고 있기는 하지만 - 집중하면 이야기의 범주는 그만큼 줄어듭니다. 좋고 나쁨의 이분법적인 논리는 매우 비약적이지만 사진에서 나쁜 사진은 분명 존재합니다. 그렇다면 좋은 사진과 나쁜 사진은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많은 사람의 시선을 사로잡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는지 고민은 당연합니다. 개인전과 같은 다소 큰 뜻을 품고 공개하는 사진은 물론이고 블로그를 통해 소소하게 올리는 사진일지라도 그 기저에는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깔려 있습니다. 때문에 아마추어 '진지한 사진가'들은 적잖게 슬럼프를 겪게 되는 것도 흔한 일입니다... 2019. 1. 7.
[서평] 박완서 단편소설 전집 1권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 박완서 지음/문학동네 '한국문학 최고의 유산' '한국 문단의 어머니'이라는 박완서 작가에 대한 칭호의 진면목을 부끄럽게도 알지 못합니다. 박완서 작가가 타계한 지 1년이 지나서야 그 수식어가 붙은 이유와 작가의 아우라 넘치는 필력을 조금은 느껴보고자 단편 소설집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6권 전집을 선택했고 그 중 첫 번째 1권을 읽었습니다. 이 책에 수록된 단편소설은 1971년 3월부터 1975년 6월 사이에 발표된 작품 16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한때는 글의 힘이 세상을 바꿀 수도 있을 것처럼 치열하게 산 적도 있었나본데 이제 와 생각하니 겨우 문틈으로 엿본 한정된 세상을 증언했을 뿐이라는 걸 알겠다." 4쪽 '작가의 말'에서 고골리 단편과 같은 향기가 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 2019. 1. 7.
[서평] 박완서 단편소설집 3권 《그의 외롭고 쓸쓸한 밤》- 사는 게 원래 그런가봐... 그의 외롭고 쓸쓸한 밤 박완서 지음/문학동네 어느덧 3권을 읽었습니다. 처음 1권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경하고도 충격적인 박완서식 문체는 어느 정도 적응이 되었습니다. '여북해야' 를 비롯하여 작가가 자주 쓰는 단어들을 확인하는 재미도 없지 않고 소설의 흐름도 조금은 짐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읽는 속도도 빨라졌고 단편 소설을 모아 놓은 책이라 끊어 읽기에 부담도 적습니다. 발표된 시기는 조금 더 나아가 79년에서 83년에 쓰인 작품들입니다. 최근 몇 달 동안 박완서의 글을 읽고 있는 터라 그 감동은 조금은 무뎌졌지만, 공감 가는 바는 여전합니다. 박완서의 글을 읽으면서 확실해진 건 80년대나 지금이나 사람들 사는 건 차이가 없습니다. 전체적으로 흐르는 속물적인 인간군상의 세태는 그 때와 비교.. 2019. 1. 7.
[서평] SBS 스페셜 《다른 게 나쁜 건 아니잖아요》- 단일민족사관 이제는 버려야합니다.!! - 2012년 3월 알라딘 TTB 이달의 당선작 다른 게 나쁜 건 아니잖아요 SBS 스페셜 제작팀 지음/꿈결 "불가능합니다!!" 한국 사람보다 더 한국사람 같은 레슬리 벤필드 씨는 혹시 한국 남자하고 결혼할 생각은 없는가? 라는 질문에 단호하게 '불가능'하다고 말하곤 그 이유가 자신이 흑인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아무리 한국을 사랑하고 한국의 문화가 좋아도 한국 사람들은 피부색이 다른 사람을 한국 사람으로 인정하지 않으려 합니다. 지금은 미국으로 돌아간 "레슬리 벤필드 씨는 한국의 거의 모든 것을 사랑했지만, 단일민족이라는 한국인의 믿음은 이해할 수 없었"고, "그녀가 언젠가 이 믿음으로 인해 한국사회가 큰 문제를 겪게 될 것이라고 걱정"한 대목에서 그녀가 보았던 커다란 벽을 함께 목도합니다. 마찬가지로 20년을 한국 사람으로 산 이다도시는 그것을 물.. 2019. 1.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