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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김훈 《남한산성》 - 내 약소한 조국의 길... 김훈 지음/학고재 1616년 누루하치가 후금을 세우고 칸으로 우뚝 섰고 그로부터 20년 후 아들 홍타이지는 국호를 청으로 바꾸고 황제의 자리에 오릅니다. 화친을 거부하고 숭명배금을 고수한 조선이 괘씸하고 명을 치기 위해 산해관을 넘을 때 배후를 칠 수 있다고 여긴 홍타이지는 중국 통일을 이루기에 앞서 조선을 복속시키기 위한 전쟁이 이른바 병자호란(丙子胡亂)입니다. 청군이 얼어붙은 압록강을 건너자 인조는 세자와 함께 남한산성으로 들어갔고 두 달 만에 스스로 걸어 나와 홍타이지 앞에 무릎을 꿇고 호령에 따라 세 번 절하고 아홉 번 땅에 머리를 조아리는 삼배구도구(三拜九叩頭)를 행합니다. 조선 역사상 가장 뼈아픈 패배이며 세계사에서도 보기 드문 치욕입니다. 인조가 청나라 황제 홍타이지에게 항복하는 장면, ht.. 2018. 12. 29.
[서평] 헤르만 헤세 《싯다르타》- 책에 코를 쳐 박는다고 진리가 보이겠습니까? 헤르만 헤세 지음, 박병덕 옮김/민음사 "이보게, 고빈다, 내가 얻은 생각들 중의 하나는 바로, 지혜라는 것은 남에게 전달될 수 없는 것이라는 사실이네. 지혜란 아무리 현인이 전달하더라도 일단 전달되면 언제나 바보 같은 소리로 들리는 법이야" 이성이 인성에 비례하지 않고 지식이 지성이 비례하지 않습니다. 아마도 이것이 불가의 가르침의 핵심일 것입니다. 이러한 진리를 이야기하고자 헤르만 헤세는 석가모니 싯다르타를 이야기합니다. 석가모니에 대해서 서양 사람이 얘기를 하는 것이 그리 놀랍지는 않습니다. 어디든 사람 사는 곳이니 말입니다. 일본 연구의 고전 《국화와 꽃》의 저자 루스 베네딕트라도 미국 사람이고, 고산자의 김정호도 세상 밖으로 밀려나서야 비로소 세상을 볼 수 있었으니 어쩌면 비슷한 맥락에서 볼 수.. 2018. 12. 28.
[서평] 헤르만 헤세 《수레바퀴 아래서》 - 타자(他者)의 욕망이 아닌 자기(自己)의 욕망에 부응하며 사는 것이 행복에 이르는 길이라지만 그 길은 쉽겠습니까!! 헤르만 헤세 지음, 김이섭 옮김/민음사 얼마 전 《싯타르타》를 읽고 내친김에 《수레바퀴 아래서》를 챙겨 읽었습니다. 고전을 다시 읽는 이유에 내 아이를 위해 아비로서 현명해지려는 작은 노력에 앞서 헤세의 작품으로 권장도서인 《데미안》과 함께 고등학교 시절 방학을 이용하여 읽은 기억만 희미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 희미함에 이 문제의 책을 읽고 작은 객기 한 번 부린 기억도 없다는 사실이 돌이켜보건대 밋밋하고 메마른 고등학교 시절에 대한 안타까움마저 상기시키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물론 소심하게 변명이라도 해보자면 그 시절 이과생인 나에게 독서라는 것은 지금은 없어진 학력고사 준비용으로 텍스트가 단순하게 시신경에 맺히는 상으로 받아들이고 그 목적이 문제풀이 그 이상은 아니였습니다. 프랑스 정신분석학자 자크 .. 2018. 12. 28.
[서평] 베르나르 베르베르 《웃음 1,2》 - 그래. 웃음의 힘을 잊고 살았지...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열린책들 일소일소일노일노(一笑一少一怒一老),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라는 말이 있습니다. 웃음 만큼은 신의 선물임에 반론을 제기할 사람은 드물 것입니다. 개인적인 이야기로 시작해봅니다. 결혼 전부터 곁지기를 마뜩잖게 여겼던 시어머니의 눈은 자연스럽게 고부 갈등으로 이어졌습니다. 사실 고부간 직접 부딪히는 일은 없어 갈등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곁지기 혼자서 끙끙 앓을 때가 많아 중간에서 난처할 때가 적잖았습니다. 상황이 그러하니 명절만 앞두면 어김없이 '명절병'에 시달립니다. 지난 설 전에도 어김없이 시작된 곁지기의 푸념은 이내 사소한 말다툼이 되었습니다. 답 없는 싸움입니다. 그런데 꽤 심각해지려는 찰나 어이없게도 웃음이 섞여 나왔습니다. 그러자 눈물까지 보이던 곁지.. 2018. 12. 27.
더글라스 케네디 《빅픽처》 - 그렇게 면죄부를 받아도 되는가!!! 빅 픽처 -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밝은세상 https://sahngoh.tistory.com2014-07-22T08:12:410.3610 1 수십 권의 책을 펼쳐보지만 몇 페이지 넘기다 덮기 일쑤다. 그러다 제법 페이지가 넘어가는 책들이 있다. 어떤 목적에 의해서 억지로 넘기는 페이지가 아닌 자연스럽게 호기심을 유발하는 책들 말이다. 이 책 《빅픽처》가 그런 책이다. 몇 년 전부터 서점의 베스트셀러 코너에 떡하니 자리 잡은 책이고 더구나 사진에 관련된 이야기도 적잖이 나오니 책 넘기는 속도도 막힘없이 시원하다. 천부적인 이야기꾼의 킬링타임용 영화 한 편 본 듯한 여운을 남긴다. 그럭저럭 반전도 있고 말이다. 뭐 이런 책들은 그냥 재미로 가볍게 읽으면 그만인데 몇 가지 생각해볼 것들이 있다... 2018. 12. 27.
유레카의 포토에세이《소리 없는 빛의 노래》유병찬 지음, 2015, 만인사 - 유레카님께 감사의 마음을 담아... 소리 없는 빛의 노래 유병찬 지음/만인사 세상에는 두 종류의 잘 찍은 사진이 있다. 시신경을 자극하는 사진과 뇌세포를 자극하는 사진이 그것이다. 전자는 보통 크면 클수록 시세포에 전달되는 에너지가 많아 그 감흥이 높다. 이런 사진을 추구하는 프로나 열렬한 아마추어(enthusiast)가 "클릭하면 커집니다. 크게 보세요!!" 라는 말을 꼬리표처럼 달아 놓는 이유다. 짐작하겠지만 후자의 경우는 사진의 크기와는 크게 관련이 없고 뇌세포에 전달되는 에너지는 별반 차이가 없다. 물론 인화되어 전시회에 걸려 있을 사진은 예외로 치자. 전시장 안에 감도는 아우라와 인화에 사용된 염료(잉크)는 그 자체로 시신경과 뇌세포 모두에게 시너지 효과를 준다. 통계가 말해주듯이 우리나라 사람은 대체로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 직.. 2015. 9. 13.
곰을 사랑한 사진작가 호시노 미치오(Michio Hoshino, 1952-1996) Michio Hoshino, 1952-1996 "모든 것은 죽기 마련입니다. 그게 우리가 자연을 사랑하는 이유겠지요." 언젠가 너를 만나고 싶었어. 아주 오래전, 내가 어렸을 적 너는 이야기 속에 있었지. 그러던 어느 날 이상한 일이 생겼어. 문득 네 생각이 난 거야. 전차에 내 몸이 흔들리고 있을 때였어. 횡단보도를 막 건너려는 참이었지. 네가 깊은 산속에서 풀숲을 힘차게 헤치며 스러진 큰 통나무 위를 건너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던 거야. 나는 알았지. 너와 나 사이에 같은 시간이 흐르고 있다는 것을. 호시노 미치오, 『곰아』 호시노는 대한 항공 광고 중 알래스카 편에서 소개가 되어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자연주의 사진작가입니다. 고등학교 시절 헌책방에서 알래스카 최북단 마을을 보고 줄곧 동경.. 2012. 6. 21.
『윤미네 집』& 마이 와이프My Wife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기억과 망각 사이에 사진이 있다. 잊혀져 가는 것을 떠올리게 하고, 다시 숨쉬게 하는 사진. 한 장의 사진이 담고 있는 것은 과거의 한 순간이지만, 그것이 되살리는 것은 그 순간을 감싸고 있는 시간에 대한 감정이다. 그리고 그 시간이 아주 소중하게 여기는 것, 사랑하는 것들을 대상으로 펼쳐질 때 그것은 오늘, 그리움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다. 되돌아가지 못해 더 아름답게 추억될 수 밖에 없는 그런 순간들이, 사진 속에서 그리움이라는 이름으로 다가온다. 159쪽 "『윤미네 집』이 처음 발간되었을 때는 부모님 곁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입니다.. 2012. 1. 28.
[짧은 서평] 귀염 뮈소 - 구해줘 (그리고 ireaditnow 추천) 인터넷에 인쇄된 지 꽤 지난 책들을 모아 주기적으로 염가 판매를 합니다. 이 책 또한 그런 책 중의 하나입니다. 평소에 읽고 싶은 책이 있으면 좋고 뭐 없어도 배송비 없이 오천 원 미만의 책들이 대부분이라 책표지와 짧은 한 줄 서평만 보고 부담 없이 책을 고르게 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귀욤 미소'라는 작가의 이름이 생소하면서도 특이해서 눈길을 끌었던 것 갔습니다. 평도 좋구요. 읽으면서 종종 제법 잘 만든 영화 한 편을 보고 있다는 받았습니다. 제법 잘 짜여진 예상치 못한 반전도 있어 재미를 더하고 있고, 더구나 끝까지 쉬운 문체로 씌여 있어 술술 읽어 내려가는 데 부담이 없습니다. 실제로 영화로 제작이 된다는 옮긴이의 말이 있는데 제작/개봉이 되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이 소설은 그의 세 번째 .. 2010. 11. 22.
[짧은 서평] 정말 예쁜 책 - 인디고의 피노키오(PINOCCHIO) 피노키오 얘기는 워낙 유명해서 리뷰랄 건 없구요. 뭐 아무리 나쁜 아이도 요정을 알고 지내면 교화가 되어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교훈을...^^;; 번역이 정말 깔끔해서 잠자리에서 아이들에게 읽어주기 좋습니다. 더구나 천은실님의 일러스트가 완전 예뻐서 철부지 피노키오가 사랑스럽게만 보이는 단점이 있습니다. ㅎㅎ 인디고의 책 좀 많이 예쁘네요. 기회되면 시리즈의 다른 책도 구입하고 싶어지네요.. 피노키오 - 카를로 콜로디 지음, 김양미 옮김, 천은실 그림/인디고(글담) http://mindeater.tistory.com2010-11-04T12:39:550.31010 2010. 11. 4.
[짧은서평]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타나토노트 타나토노트 (Les Thanatonautes ) 베르나르 베르베르 그리스어, Thanatos(죽음)와 Nautes(항해자)를 합친 말, 저승을 항해하는 자. 주인공인 미카엘 팽송과 라울이 대통령의 명령으로 팀을 짜서 영계를 탐사한다는 내용입니다. 처음에 타나토노트(죽음을 항해하는 자)의 뜻을 알고 나서 판타지를 생각했었는데, 정말 그럴싸하게도 실제로 몇십 년 후에 일어날 수도 있는 제법 의학적인 지식과 정치적인 상황 등이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조금씩 조금씩 더 멀리,,,미지에 대한 개척의 자세로... 그리고 밝혀지는 충격적인 진실.. .선업점수 600점....^^;;; 베르나르 베르베르 이 분, 종교인들에게 미움의 대상이 되지 않았을까 싶네요. 뭐랄까 예수님을 깨달은 이와 동급으로 표현한다던지.. 일단 .. 2010. 10. 29.
[짧은 서평] 막시무스의 지구에서 인간으로 유쾌하게 사는 법 - 인생 편 '그때 그렇게 얘기했더라면 좀 더 좋았을 것을...’하고 후회한 적이 적지 않습니다. 이 책은 인생을 살면서 유쾌하지 못한 상황을 현명하게 넘겼던 전 세계 인생 고수들의 일화를 소개하고 정체불명의 저자인 막시무스(?, 저자의 정체가 모호함, 글래디에이터?? 응??, 알라딘 책 정보에는 이근영이라는 한국 이름이 있네요)가 덧붙여 말해주는 구성입니다. 계속되는 인생 고수들의 선례 집중력이 떨어질 때쯤 막시무스의 농담사전이 번갈아 소개됩니다. 농담사전 중 펼쳤을 때 무작위로 선정된 부자와 인생을 발췌해서 올려봅니다. 부자 10억을 벌어 너도나도 부자가 되겠다고 한다. 누가 말리겠는가? 10억 가진 부자가 되시라. 그러나 한 가지는 알고 있자. 만약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10억짜리 부자가 되는 날이 혹시 온다면.. 2010. 9. 10.
[짧은 서평] 부부로 산다는 것 이 책은 MBC 여성시대 30주년을 기념하여 방송되었던 수 많은 사연 중 감동과 호응을 얻은 부부 이야기 50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역시 이 책도 결혼 후 얼마 안 돼서 아내의 후배가 아내에게 선물한 책인데 지금에서야 펼쳐들었습니다. 책장을 넘길수록 느끼게 됩니다. 소개되는 사연들이 모두 다른 가족일 텐데 하나같이 닮았습니다. 공감하고 눈물을 글썽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결혼이란 게 말입니다. 그리 녹녹치 않은 것 같습니다. 책의 문구를 빌리면 슬픈 일이지만 결혼은 현실입니다. 사람은 동화속 이슬이 아니라 세끼 식사를 챙겨 먹고 삽니다. 텔레비전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인데 그 드라마를 잦대로 삼기 일수입니다. 이 책은 행복한 부부의 삶을 그린 책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읽다 보면 '아~~ 다들 이러고 .. 2010. 9. 4.
[짧은 서평] 연을 쫓는 아이 - 할레드 호세이니 (The Kite Runner by Khaled Hosseini) 쩝, 얼마 만에 읽은 책인지... 출.퇴근길 버스안에서 30분 남짓 조금씩 읽다가 흐름을 타고 어느 한순간 내리읽었습니다. 그래도 만만치 않은 분량이라 일주일이 조금 넘게 걸린 것 같습니다. 아프카니스탄인이 쓴 최초의 영어 소설이라고 합니다. 탈레반, 이슬람 강자 파쉬툰인 수니파와 소수의 약사인 시아파 하자라인..등등.. 이 책을 읽고 찾아보기 전에는 분쟁지역이라는 것 말고는 아프카니스탄이 어디에 붙어 있는지는 몰랐으니 적어도 작가의 힘은 대단합니다. 각설, 어느 순간 책 속의 전개가 빨라집니다. 잘 짜여진 반전(?)도 있습니다. 옮긴이 이미선의 영향력도 크겠지만 서사의 표현이나 서술이 신선해 메모해두고 싶은 부분도 적잖습니다. 어릴 적 작은 실수, 부족한 용기 때문에 일어난 사건으로 소설이 탄생했습니다.. 2010. 7. 31.
레인보우의 기다림과 사진 그리고 이야기 진솔합니다. 포토그래퍼 장원(Rainbow Bridge)의 사진이야기입니다. 사진집이라기보다는 에세이집 아니, 약간은 그 경계가 모호합니다. 좀 더 직설적으로 이야기하면 사진가 장원 그 자신의 좌충우돌 사진 이야기입니다. 사진기를 처음 접했을때부터 지금까지의 노력과 흔적을 사진과 글을 통해서 잔잔하게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자신의 고민과 그 고민을 풀어나가려는 노력을 사진을 찍을 당시 목적, 느낌들을 글과 함께 진솔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의 사진은 보고 있으면 그런 고민과 노력이 묻어납니다. 사실 이 분의 사진은 대부분 그의 블로그를 RSS로 보고 있었습니다. 사진을 볼 때마다 종종 잠자고 있던 슬럼프를 깨워주기도 해서 늦은 밤 답답함에 끊은 담배생각이 나기도 했습니다. 솔직히 그가 했던 고민,.. 2010. 6. 5.
다카페 일기과 아빠사진 한장 그리고 본문중 유일한 아빠 사진 한장 행복이란 분명 이런 것그곳에 아빠는 없구나~ ^^;;; 어제 메일을 보니 생각지도 않았던 문화상품권이 있더군요. 애드찜에서 이벤트를 했었나 봅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m(__)m 이걸로 뭐할까 고민하다가 제일 먼저 떠오르는 책이 있더군요. 이웃분들이 소개해주신 다카페 일기가 그것입니다. 일본의 평범한 아빠(모리퐁씨)가 가족들의 생활을 사진으로 담아서 블로그에 올려 유명해지고 책까지 냈답니다. 가볍게 보면 금방이지만 페이지마다 아빠의 사랑스러운 눈을 느껴볼 수 있답니다. 요즘 사진에 대해서 생각이 많아졌는데 제게 힌트를 주는듯한 멋진 사진 책입니다. 다카페 일기 블로그 http://dacafe.petit.cc/ 2009. 4.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