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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6

[서평] 박완서 단편소설 전집 2권 《배반의 여름》- 70년대 여성들의 이야기 배반의 여름 박완서 지음/문학동네 지난달 중순쯤 단편소설 전집 1권인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를 읽은 지 꼬박 한 달이 지나서야 두 번째 책을 집어들었습니다. 2권은 1권에 이어 1975년부터 78년까지 3년 동안 발표된 16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1권의 연장으로 여성 심리의 묘사는 한층 더 예리해지고 공고해짐을 느낍니다. 문학평론가 하응백이 "박정희 시대 경제성장기의 국민에게 널리 유포된 이데올로기는 ‘잘살기’ 이데올로기였다. '잘살아보세, 우리도 한번 잘살아 보세'로 표징 되는 잘살기 이데올로기는 독재라는 채찍 속에 숨겨진 박정희 정권의 당근(423쪽)"이라고 했듯이 소설을 읽으면서 각각의 화자(話者)는 그러한 삭막한 시대를 함께 했던 저자의 페르소나임을 자연스럽게 느낍니다. 이 시기는 무조.. 2019. 1. 7.
[서평] 박완서 단편소설 전집 1권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 박완서 지음/문학동네 '한국문학 최고의 유산' '한국 문단의 어머니'이라는 박완서 작가에 대한 칭호의 진면목을 부끄럽게도 알지 못합니다. 박완서 작가가 타계한 지 1년이 지나서야 그 수식어가 붙은 이유와 작가의 아우라 넘치는 필력을 조금은 느껴보고자 단편 소설집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6권 전집을 선택했고 그 중 첫 번째 1권을 읽었습니다. 이 책에 수록된 단편소설은 1971년 3월부터 1975년 6월 사이에 발표된 작품 16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한때는 글의 힘이 세상을 바꿀 수도 있을 것처럼 치열하게 산 적도 있었나본데 이제 와 생각하니 겨우 문틈으로 엿본 한정된 세상을 증언했을 뿐이라는 걸 알겠다." 4쪽 '작가의 말'에서 고골리 단편과 같은 향기가 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 2019. 1. 7.
[서평] 박완서 단편소설집 3권 《그의 외롭고 쓸쓸한 밤》- 사는 게 원래 그런가봐... 그의 외롭고 쓸쓸한 밤 박완서 지음/문학동네 어느덧 3권을 읽었습니다. 처음 1권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경하고도 충격적인 박완서식 문체는 어느 정도 적응이 되었습니다. '여북해야' 를 비롯하여 작가가 자주 쓰는 단어들을 확인하는 재미도 없지 않고 소설의 흐름도 조금은 짐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읽는 속도도 빨라졌고 단편 소설을 모아 놓은 책이라 끊어 읽기에 부담도 적습니다. 발표된 시기는 조금 더 나아가 79년에서 83년에 쓰인 작품들입니다. 최근 몇 달 동안 박완서의 글을 읽고 있는 터라 그 감동은 조금은 무뎌졌지만, 공감 가는 바는 여전합니다. 박완서의 글을 읽으면서 확실해진 건 80년대나 지금이나 사람들 사는 건 차이가 없습니다. 전체적으로 흐르는 속물적인 인간군상의 세태는 그 때와 비교.. 2019. 1. 7.
[서평] 박완서 단편소설집 4권 《저녘의 해후》- 가식의 80년대를 옴소롬히 담은 책 저녁의 해후 박완서 지음/문학동네 이런저런 일들이 많았습니다. 적게는 가정에서부터 회사, 크게는 나라도 시끌시끌합니다. 독서의 방법도 문제가 있어 요즘 들어 지지부진함을 더합니다. 그 속내들 조금 들여다보면 조금은 버거운 몇 권의 책을 병렬로 읽는 것이 하나의 원인일 수 있습니다. 이런저런 일들로 머릿속이 어지러운데 남경태의 《개념어 사전》과 기태완의 《꽃 들여다보다》와 장정일의 《생각》과 같은 적잖은 내공을 요구하는 인문학책들을 꾸역꾸역 책장을 넘기고 있고 거기에 박완서의 단편 또한 병행해서 읽었으니 이건 아니다! 싶을 정도입니다. 게다가 박완서의 단편집 6권을 1권부터 내리읽고 있는 터라 처음 느꼈던 충격 - 처음 만난 박완서의 섬세한 문체는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 은 권수를 더해가며 조금씩 무뎌지.. 2019. 1. 5.
[서평] 박완서 단편소설집 5권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 쓸쓸함, 슬픔 그리고 죽음에 대하여...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 박완서 지음/문학동네 최근 이런저런 일로 독서가 지지부진합니다. 주말이면 사진을 찍고 셀렉팅 작업에 많은 시간을 소비하기도 했지만, 4년 넘게 끊었던 담배를 다시 태우기 시작할 정도로 생활에 여유를 잃어버린 이유가 더 클 겁니다. 시시콜콜한 얘기 꺼내 놓기는 뭐하고, 마음먹었던 초심을 붙잡고 다시금 힘을 내봅니다. 각설하고 올 초에 산 박완서 단편소설 전집 중 5권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을 읽었습니다. 솔직히 제법 익숙해졌을 만도 하건만 권수를 거듭할수록 읽기 버거운 것이 또 박완서의 문체인 것 같습니다. 부끄럽지만, 의무감으로 읽어서 더 그럴 테지요. 조금 더 변명을 하자면, 화자의 밑도끝도없는 이야기의 곁가지들이 너무 많고 다시 큰 흐름으로 돌아오더라도 전혀 다른 결.. 2019. 1. 4.
[서평] 박완서 단편소설집 6권 《그 여자네 집》- 현실적인 삶에 대한 면죄부를 나누어 받다... 그 여자네 집 박완서 지음/문학동네 박완서 단편 소설 전집을 구매한 지가 벌써 일 년이 넘었습니다. 1권인《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를 올 초에 읽고 흔적을 남긴 후 꼬박 1년이 걸린 지금에야 마지막 6권을 읽었습니다. 사실 내년으로 넘기고 싶지 않은 약간의 고집과 의무감으로 읽었고 조금은 후련하기까지 하니 故 박완서 작가에게는 미안한 마음 또한 없지 않습니다. 6권인 《그 여자네 집》은 1995년 1월 부터 1998년 11월에 발표한 박완서의 마지막 단편들을 수록하고 있습니다. 작가의 나이와 함께 작중화자의 나이 또한 많아지고 다루는 내용도 노인의 삶에서 크게 동떨어지지 않고 진솔한 느낌입니다. 그 진솔함이 읽는 동안 부모님께서 정정하시고 두 아이의 아빠인 제게 슬프기도 때로는 허허롭고 불편하기까지 합니다.. 2019. 1.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