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외롭고 쓸쓸한 밤
- 8점
박완서 지음/문학동네

https://sahngoh.tistory.com2012-03-14T00:13:240.3810


어느덧 3권을 읽었습니다. 처음 1권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경하고도 충격적인 박완서식 문체는 어느 정도 적응이 되었습니다. '여북해야' 를 비롯하여 작가가 자주 쓰는 단어들을 확인하는 재미도 없지 않고 소설의 흐름도 조금은 짐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읽는 속도도 빨라졌고 단편 소설을 모아 놓은 책이라 끊어 읽기에 부담도 적습니다.


발표된 시기는 조금 더 나아가 79년에서 83년에 쓰인 작품들입니다. 최근 몇 달 동안 박완서의 글을 읽고 있는 터라 그 감동은 조금은 무뎌졌지만, 공감 가는 바는 여전합니다. 박완서의 글을 읽으면서 확실해진 건 80년대나 지금이나 사람들 사는 건 차이가 없습니다. 전체적으로 흐르는 속물적인 인간군상의 세태는 그 때와 비교해도 조금도 덜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특히 3권의 타이틀 제목이기도 한 「그의 외롭고 쓸쓸한 밤」을 읽고 나서는 마치 내가 불효자임을 들킨 양 온종일 불편해진 마음에 우두망찰하곤 했습니다.


이전에 쓰여진 글 - 70년대- 에서 조심스럽게 다뤄진 '시앗'은 80년대로 넘어오면서「무중霧中」 편의 경우처럼 부자들이 아파트를 사주며 그 관계를 철저하게 비밀로 합니다. 주인공 쥬디 할머니의 완벽한 연기가 빚은 인지 부조화 현상이 인상 깊은 「쥬디 할머니」 편도 같은 맥락입니다. 박완서의 단편 소설은 상처입고, 일탈을 꿈꾸는 등장 인물들이 말해주듯이 가슴 따뜻한 이야기와는 거리가 멉니다. 읽으면 씁쓸하고 가슴 답답해집니다. 그래서 좋은 글들입니다.


책장에는 박완서의 단편 소설집이 앞으로 3권이 남아 있고 지금 당장은 다음 권을 빼 들기가 쉽지 않습니다. 한 두 달 쉬어가는 의미로 조금은 가벼운 책으로 눈을 돌렸다가 4권으로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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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14일에 작성되어 블로그 카테고리 통합으로 이전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