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육아신' 오은영 박사가 말하는 스트레스 처방전《아이의 스트레스》 - 옮기는 글 추가
글: HooneyPaPa2019.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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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스트레스 오은영 지음/웅진리빙하우스
큰 아이가 올해 4살입니다. 요즘 한창 말문이 트여 입만 열면 왜? 를 끊임없이 토해내는 녀석인데 솔직히 대처에 있어 감당이 안 되는 문제가 한둘이 아닙니다. 일례로 머리 감는 것을 싫어한 것이 지금은 물 자체를 무서워해서 여름에 아이들이 분수에서 뛰어놀 때도 근처에도 가질 않습니다. 지금도 저녁에 머리를 감길 때마다 엄마는 곤욕을 치른답니다.
SBS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는 이런 부모들에게 매우 유익한 프로그램입니다. 하지만 평소 TV를 자주 보지 않는 편이라 꼭 챙겨보지는 않고 게다가 스트레스로 힘들어하고 괴팍해진 아이의 행동을 행여 내 아이가 보고 따라 하지 않을까 싶어 아이와 함께 있을 때면 채널을 돌려버릴 때가 잦았더랍니다. 그럼에도 아이의 이상행동에 대한 이유를 정확히 분석하여 부모의 잘잘못을 일러주고 더 나아가 솔루션까지 제공하여 아이의 변화를 이끌었던 오은영 박사의 당찬 모습을 한 번이라도 본 부모라면 그녀에게 따라붙는 '육아신'으로서 수식어가 조금도 지나침이 없다고 느끼기에 충분합니다.
요즘 서점가에는 수많은 육아서들을 찾아볼 수가 있습니다. 저두 몇 권의 책을 구해서 읽어봤지만 보편적인 '사랑'이라는 대주제를 에둘러 말할 뿐 실전에서 쓰일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한 책이 드문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 가운데 이 책의 등장은 부모의 입장에선 삼고초려 없이 공명을 얻은 기분입니다. 수많은 상담과 경험을 통해 '육아신'의 명성을 달아준 상황별 솔루션이 수록된 책인만큼 부모에겐 적잖이 도움을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여는 글에서 "아이의 모든 것은 '스트레스'에서 시작된다!"는 화두를 띄웠습니다. "즉 불필요한 스트레스는 없애야 하지만, 적당한 스트레스는 아이가 잘 겪어 나가게 하면 전혀 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며 다시 말하면 스트레스를 이겨나가며 건강한 아이로 성장한다고 합니다.
아이에게 스트레스가 되는 다양한 문제들 즉 임신 중 엄마의 스트레스부터 걷고 대소변을 가리며 작은 키에 대한 문제점에서부터 '또래'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스트레스 그리고 학교생활과 부모와의 관계에서 아이가 받는 스트레스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사례로 아이의 말이 늦는 경우에 대한 이야기인 <첫말 트이기>를 살펴봅니다. 저자는 "
발달상 큰 문제는 없는데 첫말이 늦는 아이는 대부분 부모를 닮았기 때문 (104쪽)"
이라고 일축합니다. 즉, "단순히 말이 늦는 아이는 아이 때문이기보다는 부모나 집안 탓을 하는 것이 맞"고 때가 되면 다 트일 것을 지능이나 발달이 떨어지는 문제로 걱정하지 말라고 합니다. 하지만, 또래보다 많이 늦으면 폭력성을 띨 수도 있음을 아래와 같이 경고하고 있습니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공격성을 낮추는 가장 좋은 방법은 언어다. 말이 안 되는 아이는 말보다 행동이 먼저 나간다. 또래 아이들과 놀다가 "내꺼야! 내놔"라고 말을 해야하는 상황에서 말이 안 되는 아이는 친구를 확 밀어버리고 만다. 아이의 이런 행동은 나폭한 아이라는 오해를 사게 되고 또래 관계 형성에 많은 문제를 만든다. 2~3세 아이들은 폭력적인 아이와는 무서워서 잘 놀지 않기 때문이다. (106쪽)
그에 대한 처방전으로 "일단 부모는 옹알이할 때부터 언어를 위한 소리를 많이 들려주어야" 합니다. 아이가 알아듣지 못하는 말을 해도 "응, 그랬어?" "따따따 랄랄라" 이렇게 자꾸 소리를 들려주면서 언어를 위한 발성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특히 일상생활에서 좋은 언어를 자주 들려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간혹 지나치게 여러 번 반복하거나 쉴 틈이 없이 말을 계속하면 아이에겐 음성이 아니라 소음이 된다고 합니다.
요즘에 우려스러운 점으로 "아이가 소리의 즐거움을 알기 전 시각적 즐거움을 알아버려도 말이 늦어지기도 한"다는 대목은 제 경우에도 적잖이 걱정스러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되도록 만 3세 전에는 TV나 컴퓨터, 비디오는 물론 스마트폰 등을 접하게 하지 말고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모두 합쳐서 사용 시간이 한 번에 30분 정도, 하루 1시간을 넘지 않도록" 하는 제법 자세한 솔루션을 제시합니다. (이 문제는 책 읽기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게 되는데 이러한 이유로 시각 자극만 접한 요즘 아이들의 뇌는 텍스트와 같은 중립적인 자극에는 별 반응을 보이지 않고 상상력 또한 떨어진다고 합니다. 이 부분은 306~307페이지에 걸쳐서 자세히 설명되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부모의 과잉대처로 부작용이 따르는 경우도 빠뜨리지 않고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너무 호들갑 떨면서 칭찬하지 말고 부모가 지나치게 민감하고 부지런해서 말하기 전에 모든 것을 해결해주거나, 꼼꼼하고 완벽하게 아이의 발음을 교정해주는 경우에 반대로 아이의 말이 더 늦어지기도 한다고 합니다.
챕터 2에서 비교적 자세히 설명된 42개의 사례와 처방전이 모두 내 아이에게 바로 적용 가능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한 번의 정독을 통해서 살펴본 사례를 보면서 또 그 처방전을 읽으면서 하나의 큰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아이를 '아이'로 대하지 않고 점이 그것입니다. 다시 말해 아이와 부모의 관계가 수직적인 관계가 아닌 수평적인 관계임이 그것입니다.
살짝 정리하면, 아이도 부모와 다르지 않은 동등한 하나의 인격체입니다. 또한, 아이의 속마음을 부모가 모두 헤아릴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부모는 자신의 어릴 적을 생각하여 아이의 속마음을 다 아는 양 절대 넘겨짚지 말고,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느껴지면, 아이를 부모와 같은 입장에서 친구에게 묻듯이 꼭 물어봐야 할 것입니다.
보편적이지만 그래도 가장 강력한 주제는 역시 '사랑'입니다. 이 책에 수록된 다양한 사례가 내 아이가 아닌 먼 얘기가 될 수 있도록 '지혜로운 사랑'의 솔루션 또한 필요한 것 같습니다.
[2019년 1월 6일 옮기면서]
큰 애가 올해 초딩 4학년이니 7년 전에 이 책을 읽을 때랑은 아무래도 육아에 대한 절실함이 퇴색되긴 했다. 더구나 요즘의 한국 사회는 아이의 인생에 부모의 인생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는 생각이 너무 강해 남들 다하는 육아는 조금의 거부감도 생겼다. 테레비만 켜면 나오는 아이들 육아를 소재로한 예능프로그램을 기피하는 이유기도 하다.
다산 정약용 선생님의 말을 인용한다.
"세상 사람들이 부지런히 애를 쓰며 정신을 쏟고 애를 쓰며 정신을 쏟고 애를 태우는 것은 모두 쓸데없는 일뿐이다. 누에가 껍질을 깨고 나오면 뽕잎이 먼저 싹튼다. 제비 새끼가 알에서 나오면 날벌레가 들판에 가득하다. 갓난아이가 태어나 울음을 터뜨리면 어미의 젖이 분비된다. 하늘은 사물을 낼 때 그 양식도 함께 준다. 어찌 깊이 걱정하고 지나치게 근심하며 허둥지둥 다금하게 오직 잡을 기회를 놓칠까 염려할 것인가? 옷이란 몸을 가리면 되고, 양식은 배를 채우면 그뿐이다. 봄에는 보리타작 때까지 먹을 쌀이 있고, 여름에는 벼 익을 때까지 쓸 양식이 있다. 그만둘지어다. 올해 내년을 위한 꾀를 세워도 그때까지 살아 있을 줄 어찌 알겠는가? 자식을 어루만지며 손자와 증손을 위한 계획을 세우지만, 자손들은 모두 바보란 말인가?"
세상 사람들이 부지런히 애를 쓰며 정신을 쏟고 애를 쓰며 정신을 쏟고 애를 태우는 것은 모두 쓸데없는 일뿐이다. 누에가 껍질을 깨고 나오면 뽕잎이 먼저 싹튼다. 제비 새끼가 알에서 나오면 날벌레가 들판에 가득하다. 갓난아이가 태어나 울음을 터뜨리면 어미의 젖이 분비된다. 하늘은 사물을 낼 때 그 양식도 함께 준다. 어찌 깊이 걱정하고 지나치게 근심하며 허둥지둥 다금하게 오직 잡을 기회를 놓칠까 염려할 것인가? 옷이란 몸을 가리면 되고, 양식은 배를 채우면 그뿐이다. 봄에는 보리타작 때까지 먹을 쌀이 있고, 여름에는 벼 익을 때까지 쓸 양식이 있다. 그만둘지어다. 올해 내년을 위한 꾀를 세워도 그때까지 살아 있을 줄 어찌 알겠는가? 자식을 어루만지며 손자와 증손을 위한 계획을 세우지만, 자손들은 모두 바보란 말인가?
세상 사람들이 부지런히 애를 쓰며 정신을 쏟고 애를 쓰며 정신을 쏟고 애를 태우는 것은 모두 쓸데없는 일뿐이다. 누에가 껍질을 깨고 나오면 뽕잎이 먼저 싹튼다. 제비 새끼가 알에서 나오면 날벌레가 들판에 가득하다. 갓난아이가 태어나 울음을 터뜨리면 어미의 젖이 분비된다. 하늘은 사물을 낼 때 그 양식도 함께 준다. 어찌 깊이 걱정하고 지나치게 근심하며 허둥지둥 다금하게 오직 잡을 기회를 놓칠까 염려할 것인가?
둘째아이의 경우는 조금 남다르다. 다른 아이들과는 조금 다르기 때문이다. 처음엔 이책이 맞다가 이책에서 다루고 있는 정상적인 경우의 아이들과 궤를 달리하니 조금은 난감해졌다. 멍하다. 다른 방법을 찾아보고 있다. 답답하면서 가슴이 아프다. 무지라 그러하고 될대로 되겠지라는 아무것도 아지 않는 게으름과 자포의 마음 없지않아 더 그러하다. 아마 느린아이를 품은 부모는 모두 그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