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e - 시즌 3
- 10점
EBS 지식채널ⓔ 지음/북하우스

https://sahngoh.tistory.com2011-11-15T15:04:430.31010


지식 e의 세 번째 단행본을 읽었습니다. 시즌 3 에서는 Homo artex(창조성), Homo violence(폭력성), Homo ethiques(윤리성)에 관련된 지식을 모아 30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전 시즌과 비교해서 지식의 편수가 줄고 설명이 늘었으며 그만큼의 무게가 더해진 '지식'입니다, 특히 이명박 정권이 집권 후 문제가 되었던 미국산 소고기 수입문제로 시끄러울 때 광우병관련 지식을 다뤘다가 PD가 교체되었던 지식도 수록되어 안타까움을 더합니다.


빛이 있는 곳엔 반드시 어둠도 함께 있다고 합니다. 현대사회의 화려함에 가려진 어두운 면, 조금만 눈을 돌리면 그러한 무거운 진실에 드러나게 됩니다. 그 무겁고 먹먹함에 대한 대처는 시간이 지나도 적응되지 않고 언제나 서툽니다.


가까이는 원거민들은 값싼 도시 외곽으로 밀려나고 새로 흘러들어온 보다 부유한 인구가 뉴타운을 '점령'하는 '서울시 뉴타운 사업'의 본질, 그리고 떡복이 아저씨의 분신, 새로운 신문 한겨레, 새로워진 신문 경향. 조금더 나아가 일본의 우토로 마을이야기, 그리고 멀리는 보스니아공화국의 그르바비차 마을의 슬픈 사연과 아웅산 수치 여사의 이야기도 접할 수 있었고, 두바이의 화려한 마천루 그리고 그 뒤의 이주 노동자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 등 모두 헤아리기도 어려운 진실과 목도했습니다.


그 중 N˚27 '경쟁력의 조건' 편의 일부 글타래를 아래에 옮겨 봅니다.

150여 년 전
영구 유학시절
"영어 못하는 노란 원숭이"라는 조롱을 들었던
이토 히로부미
일본으로 돌아와 총리 자리에 오르자
근대화 교육정책의 핵심으로 전국 곳곳에 '영어수업학교'를 세운다.

그리고
문부대신 모리 아리노리

"더 빨리 근대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아예 일본어를 없애고
영어를 공용어로 삼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러나
영어공용화론에 반론을 펼친
자유민권운동가 바바 다쓰이

"일본에서 영어만 쓴다면 어찌될 것인가
상류계급과 하층계급 사이에
말이 전혀 통하지 않게 될 것이다."

'영어에 대한 동경'과
'모국어에 대한 콤플렉스'사이에서
결국 일본이 선택한 방법

"정부기관 내에 '번역국'을 설치하고
서양 근대 기술문명의 모든 성과들을
빠짐없이 번역하여 국민들에게 보급하라!"

...
(생략)







물론 책에서는 MB정부의 대통령직인수위원장 이경숙의 오~렌지 얘기부터 영어교육의 문제점과 식민주의와 신식민주의의 연결성을 보여주며 끝을 맺습니다.


직업상 IT 업계의 SW 엔지니어로 일하다 보면 때때로 업무와 관련된 ITU-T, RFC, IEEE 등의 국제 표준 문서를 보고 기술을 터득해야 합니다. 한글로 풀이한 기술적인 문서도 이해가 어려운데 하물며 영어로 기록되어 있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집니다. 요즘의 젊은이들은 영어를 모국어마냥 구사하니 그저 부러울 뿐입니다만... 그런데 대부분의 국제 규격문서는 일본어도 함께 제공하고 있고 그러한 사실을 인지할 때마다 일본의 저력!이 그저 부럽기만 했습니다. 그러한 부러움은 위와 같은 역사적 배경이 있었고 '번역국'의 설치까지 이르는 과정이 제게는 적잖은 충격이었습니다. 자꾸 오~~렌지가 생각나니 말입니다.


사견을 덧붙이면, 그러한 사회 속 구성원이 생각하는 영어는 우리가 생각하는 제2외국어와 별반 다르지 않고, 따라서 우리가 불어로 간단한 인사말을 모르는 게 흉이 아니듯이 일본인이 영어로 간단한 회화를 못하는 것도 결코 흠이 되지 않음도 쉽게 유추할 수 있습니다.


"한 꼭지를 펼쳐 들고 50분을 생각하게 한다." 라는 노회찬(진보신당 상임고문)의 추천 글이 인상적입니다. 수록된 지식은 50분이 아니라 끊임없이 머릿속을 떠나질 않는 지식도 드물지 않습니다. 언제나 별 다섯 개를 망설임 없이 줄 수 있는 책입니다. 다만 제게 온 책의 제본 상태가 갈라지고 뜯어진 페이지가 있어 좀 더 튼튼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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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1월 16일에 작성된 글로 블로그 카테고리 통합으로 이전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