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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Sketch

[서평] 무라카미 류 《69 sixty nine》- 유쾌한 젊은 혈기가 충만한 책

글: HooneyPaPa 2019.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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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무라카미 류 지음, 양억관 옮김/작가정신

 

이 책은 1969년 눈만 뜨면 '이불'과 '베개'와 '화장지'를 생각하는 17세 고교생 겐의 요란한 학교생활을 여느 흥미진진한 청춘물처럼 그려내고 있습니다. 책을 보자마자 1969년의 일본의 시대상황을 엿보고 그 시대를 오롯이 살아가는 고교생의 사유가 텍스트에 고스란히 녹아있겠지…… 라고 생각한 건 거짓말이고, 다분 문란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숫자의 조합이 눈길을 끌었다고 해야 맞을 겁니다.


1969년은 프랑스의 68혁명을 이어받아 베트남전을 반대하는 일본의 학생들은 '전공투'로 극에 치닫던 시대였습니다. 기성세대들은 말합니다. 먹고 살만큼 우리가 노력해서 풍요로워졌는데 뭘 더 원하느냐? 너희의 주장을 관철하려고 피를 흘리는 것이 가치가 있는 일일까? 너희는 몽상가일 뿐이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젊은이들은 부조리에 저항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꿈꾸던 세상을 위해 말이죠...


주인공 겐 또한 그가 추구하는 가치는 베트남 전쟁을 반대하고 '전공투'와 68혁명의 바리케이트 정신을 이어받아 학교의 테러를 주도합니다. 철저히 기성세대에 부조리에 맞서 혁명을 생각하는 청년이라고 하면 거짓말이고, 그가 주도한 혁명과 페스티벌 등 모든 것은 철저히 앞서 얘기한 '이불과 베개와 화장지'를 위해서 일 뿐이었습니다. 즉 그가 추구하는 것은 '가벼운 즐김' 그리고 그 중심에는 언제나 이성인 여자가 있습니다.


무라카미 류가 직접 밝힌 것처럼 자전적인 소설로서 그 자신의 과거가 투영된 주인공 겐을 통해서 저자의 진솔함을 봅니다. 갓 고등학생이 된 혈기 왕성한 사춘기 청년의 머릿속을 조금의 과장없이 그대로 그려냈기 때문입니다.


앞서 두 차례에 걸쳐 응용했던 것처럼 책 전반에 걸쳐 진지한 이야기를 먼저 꺼내고 '~는 거짓말이고' 라고 쓰고 가벼운 이야기를 이어가는 글이 종종 등장하는데 전체적으로 무겁지 않게 풀어나가려는 무라카미의 의도가 엿보여 좋았습니다. 그래선지 책을 읽으면서 그다지 무겁지 않게 겐군의 '즐김의 철학'에 슬며시 미소 짓는 자신을 발견하곤 했습니다. 요즘 머리가 복잡해서 머리 좀 식힐 겸 가볍게 집어 든 책으로 딱 절절했다고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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