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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Sketch

[서평] 윤태호 《미생》- 2부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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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1~9 완간 박스 세트 - 전9권
윤태호 글.그림/위즈덤하우스

 

 

작년부터 사서 보기 시작한 <미생>이 최근 9권으로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얼마 전 박원순 서울 시장이 <인간의 조건>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추천한 책으로 더 유명세를 타고 있기도 합니다. "미생(未生)"은 바둑 용어로 집이나 대마 등이 살아있지 않은 상태 혹은 그 돌을 이르는 말로, 주인공 장그래가 프로바둑 기사를 꿈꾸다 현실적인 벽을 넘지 못하고 원 인터네셔널에 인턴으로 추천받고 들어가면서 겪는 일을 그리고 있습니다. 주인공이 정직원이 되기 전의 인턴이란 직급이 미생인 셈이죠.



아주 오래전 <TV 손자병법>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직장생활을 전쟁터로 묘사하고 이기기 위한 전략으로 손자병법의 지혜를 보고 배운다는 내용인데 만화책 <미생> 또한 콘티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TV 손자병법이> 직장 내 인간관계에 렌즈를 들이댔다면, <미생>은 종합상사에 특화된 업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고 할 수 있겠네요. 뭐 바둑 또한 흰 돌과 검은 돌의 싸움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밥 먹고 살기가 전쟁과 크게 다르지 않겠지요. 때문에 병법이든 바둑의 격언이든 크게 이질감은 없습니다.



"종합상사"라는 업무는 한마디로 데이터 싸움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아이템 선정을 위해 수많은 자료를 검토하고 현장을 뛰어다니며 정리하고 발표하고 수정하고 검토를 거치면서 재차 확인을 하고 나서 확신이 섰을 때에만 진행이 허락됩니다. 주인공 장그래가 속한 팀의 업무가 그러합니다. 주인공은 몇 수 앞을 내다보듯 뛰어난 통찰력을 보여주며 활약하지만 고졸이라는 학력에 걸려 정직원은 되지 못합니다.



내리읽지 못하고 다음 권이 출간되길 기다리며 읽다 보니 끊김에 앞서 읽었던 내용이 생생하지 못함에 애써 반추해야 했습니다. 그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10년을 훌쩍 넘기며 직장 생활을 하고 있지만 공감보다는 상사맨의 일을 소개받은 느낌이 다소 강한 것 같습니다. 일과 가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선 차장의 일화가 더 절실히 와 닿는 이유입니다. 주인공 장그래의 성장기를 통해 간접적인 카타르시스를 얻을 것인가, 보편적인 직장인들의 고충을 위로받을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전자의 경우라면 완결되었지만 진행형인 미생의 상태이고, 후자라면 "상사맨의 고충" 이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물론 역동적인 상사맨의 업무는 충분히 흥미로웠고 보편화가 어렵지도 않습니만...



물론 이런 콘텐츠를 다룬 만화가 드물기에 충분히 환영할만합니다. 완결이라 뭔가 부족하다고 느꼈는데 얼마 전 2부 소식을 접했습니다. 안영이를 비롯한 비중 있는 입사 동기 3인방의 이야기도 다시 부활하길 바라고, 아울러 직장인들의 보편적인 갈등도 조금씩 다루어주길 바라며 작가에게 화이팅!! 을 보냅니다. 2부는 꼭 완결이 되면 그때 사서 읽겠습니다. ^^ 가볍게 정리한다는 게 생각보다 길어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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