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Sketch
2018. 12. 27.
[서평] 헤르만 헤세 《황야의 이리》 - 적당히 망가지고 적당히 어설퍼지는 것?
황야의 이리 헤르만 헤세 지음, 김누리 옮김/민음사 점쟁이는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이야기를 그럴싸하게 말하면 어떤 사람은 그것이 꼭 자신의 이야기 같아 용하다며 침 튀기고 점쟁이는 그 침값으로 살아간다. 조금은 뜬금없지만, 《황야의 이리》론에 등장하는 하리 힐러는 헤세의 자화상이면서 이 책을 읽는 사람에게 보편적인 공감대를 이끌 수 있는 - 어쩌면 수많은 위대한 작가가 다 그럴 것이다 - 이야기를 선물하는 점쟁이인 셈이다. 의심없이 덮어두고 읽는 명작에 이처럼 점쟁이 이야기를 서두에 꺼대든 것은 어쩌면 이 책을 읽은 소위 자타 지식인들이 헤세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때로는 심각해지거나 나아가 헤세를 우상화한다는 생각이 없지 않아서다. 그렇다고 세계적으로 위대한 작가를 점쟁이 따위와 같은 취급을 할 생각은 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