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번째 캠핑이다.

없으면 생각나는 것들은 모조리 바리바리 챙겨서 캠핑을 다니다보니 한 번 다녀올 때마다 녹초가 되기 일쑤다.
곁지기가 며칠 씩 캠핑장을 물색하면 따라가는 캠핑이 이어져 미안한 마음 없지 않은데다 막상 캠핑을 떠나면 몸이 예전만큼 못 따라줘서인지 힘든 내색을 하게 되는 썩 유쾌하지는 않은 캠핑이 이어진다.
그래도 아이들, 곁지기 좋아하는 걸 보면 접을 수는 없고 이렇게 근근히 년 3~4회 정도로 이어가고 있다.

 

지난 달 영종도 캠핑을 다녀온 후 곁지기와 의기투합해 미니멀 캠핑을 계획했다.
덩치 큰 리빙쉘 지프 실베스타 대신 곁지기가 좋아하는 N.PLACE의 폴라 돔텐트와 헥사 타프 조합으로 들살이 집을 짓고 식사도 햇반으로 대체하는 등 나름 짐을 최소화하고 나선 캠핑이다.

 

 

각설하고,,
집에서 26Km 정도 거리의 비교적 가까운 용인 이동저수지 한 켠에 자리잡은 꽃주렁나무주렁 캠핑장에 다녀왔다.
드라마틱한 무용담과 함께 말이다.

 

 

돔텐트와 타프 그리고 가지고 간 물품들을 꺼내 놓으면 되니 확실히 사이트 구축은 리빙쉘과 확연하게 비교가 될 정도로 간편하다.
딱 이 정도가 적당한 듯 싶다.
그 동안 항상 챙겼던 전기 밥솥과 구이바다도 두고 왔고 식료품도 검정색 폴딩 박스 하나를 사서 담아오니 딱이다.
요 폴딩 박스는 추천...

 

 

늘 그렇듯이 정리가 끝나면 마시는 시원한 맥주 한 잔이 꿀맛이다.


 

미니멀이라지만 잊지않고 챙겨온 게 있으니 대나무 수저통을 사용하여 자작한 2.1채널 블루투스 스피커다.
목공기술은 없지만 나름 가공에 노하우가 생겨 이것과 똑같은 스피커를 3개를 만들었고 모두 가족들에게 나눠줄 생각이다.
곁기기가 소리에 민감한 편이라 양껏 볼륨을 키우지는 못하지만 나즈막히 들어도 좋지 않은가..

 

 

잠시 찬조출연중인 달팽이다.
방방이에서 큰 아들이 달팽이 손님과 함께 돌와 왔다.

 

우리집이 별로인가 보다..
잘가라..

그나저나 요 녀석을 보니 또 비가 오려나 보다.

 

 



 

 

아니나 다를까..
빗방울이 떨어진다.

초창기 폴라 돔(polar dome) 텐트가 비가 샌다. ㅠㅠ
곁지기가 언젠가 캠핑장에서 버려진 타프 방수천을 챙겨서 가지고 다니다 직접 이렇게 뒤집어 씌웠다.
모양이 안살아 내키지 않았는데 결과를 보니 의외로 괜찮다..
^^;;

 

 

메인 편의동이다.
화장실, 개수대, 샤워실... 등등등... 지금껏 다녀본 사설 캠핑장과 비교해보면 TOP 3안데 들 정도다.
시설과 청결도 모든 면에서 말이다..

사진의 쇠 파이프는 차양막을 설치하기 위해 세워 둔 걸로 보인다.

 

 

개수대는 양쪽으로 6개가 있고 주방세제가 기본으로 비치되어 있다.
캠퍼들을 위한 전용 냉장고, 세탁기, 전자렌지가 구비되어 있는데, 특히 냉장고 안에 박스로 물품을 분리 보관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모비쿨을 가지고 가서 사용하지 않았지만, 주인장의 배려가 돋보인다.

 

 

햇반 데우려고 자주 사용했던 전자렌지

 

 

남자 샤워실이다.
역시 각 샤워구 마다 비누가 비치되어 있다.

 

남자 화장실..
이렇게 편의시설을 따로 찍어 올리는 스타일이 아닌데 살짝 감동먹어 굳이 사진으로 담아 올려본다.

 

 

 



 

 

 

화장실 쪽과 캠핑장 주변으로 만발한 금계국이다.

 

꽃으로 둘러싸인 아기자기한 조그마한 장독대도 한 풍경 거든다.
나무주렁은 잘 모르겠지만 꽃주렁은 확실하다.

 

 

 

 

다시 타프 밑..
과일 안주로 맥주 한 잔..

 

 

앞서 얘기했지만 요 폴딩박스 추천..
이번에 곁지기가 정보를 줘서 산 제품인데  캠핑 및 다용도로 꽤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듯 싶다.
다만 뚜껑이 견고하게 닫히도록 보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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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먹기 전 잠시 저수지에 낚시대를 들고 산책을 나갔는데,,
낚알못이 나름 준비하기는 했지만 찌와 바늘이 너무 가벼워 원투낚시가 안된다.
대충 줄을 잡고 돌리다 던지고 줄 꼬이고 그렇게 버벅이는데 배 한척이 오더니 요금내라고 했다.
일단 공부 좀 해서 내일 다시 오겠다고 말하고 발길을 돌렸다.

 

 

기다리던 저녁시간..

캠핑에서 가장 맛나게 먹을 수 있는 식사가 도착한 날 저녁일 것이다.
다음 날은 온종일 먹어대니 산해진미도 그리 많이 먹지 못하는 듯.. 뭐 있으면 또 맛나게 먹겠지만 말이다.

원래는 숯을 피워 V그릴을 하려고 했으나,,
날씨도 그렇고 설거지가 귀찮아 난로 위 고구마 구울 용도로 곁지기가 얻어 온 이름 모를 팬에 이것저것 올렸다.
뭐니뭐니해도 소주 한잔 기울이는 이 때가 가장 행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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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먹고 9시즈음에 이른 잠이 들었다.
한 가족만 가게 되면 일찍 자게 되는 듯... 뭔가를 해보려고 해도 몸이 피곤해서 버티질 못한다.

나중에 곁지기 말을 들으니 옆 사이트와 일부 사이트에서 새벽까지 떠든 모양이다.
귀마개 틀어막고,, 중간중간 잠을 설치긴 했지만 그래도 피곤이 가실정도로 잠은 청한 듯 싶다.

 

 

 



 

 

 

아침이 밝았다.
밤새 비가 내렸는지 텐트와 타프에는 빗방울이 맺혀있으나.. 아침 부터 햇살이 강하다.
이때까지만 해도 고생의 하루, 드라마틱한 하루가 될지 전혀 예상 못했다.

 

 

인삼밭에 가로막혀 캠핑장에서 저수지로 접근은 어렵다.
저수지에 떠 있는 방갈로 하나 빌리는데 기본 8만원이라고 어제 요금 받으러 온 아저씨가 일러주었다.
주변에선 낚시대당 5천원..

 

 

인삼밭과 거리를 두고 주인장의 작은 텃밭이 있다.
고사리와 도라지 등등이 아기자기하게 자라고 있었다.

 

 

잠시 아침 산책하며 담은 기승전 금계국

 

 

하늘은 파랗고 햇살은 따금했다.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밤새 빗 기운은 금새 사라졌다.

 

 

오늘 하루 사용을 위해 스마트폰이 급속으로 밥먹는 중...
다용도로 사용하려고 컴퓨터 파워로 만든 다용도 가변 충전기인데, LED도 밝히고, 제작한 충전식 선풍기, 청소기 등을 충전할 수 있다.

 

 

 

그 사이 곁지기가 뚝딱만든 순두부 찌게와 계란 후라이로 요기를 때웠다.

 

 

 



 

 

 

밥먹고 달고나 커피를 준비...

원래는 다이소표 전동거품기에서 적출한 쇠솔을 들고 왔어야 하는데 깜빡했다.
아쉽지만 철사를 구해 사진처럼 미니 드레멜에 달아 보았다.

 

 

카누 미니 두 개와 설탕 그리고 뜨거운 물을 조금 넣고...

 

 

신나게 저어준다.
쇠솔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손으로 젓는 것 보다는 빠르다.

 

 

대충은 모양은 나온다.

 

 

약간은 쇠맛이 나는 것 같은 찝찝함을 토핑 삼아...
맛나게 드링킹!!

 

 

날이 뜨거워지면서 텐트 안이 후끈후끈하다.
타프 천을 걷어내자 폴라돔텐트의 자태(?)가 드러난다.

지금도 만드는 지는 모르겠다.
아들에게 이 텐트에 새겨진 마크 N.PLACEN을 100까지 채우자고 했건만 지킬 수 있을지...

 

 

주말이라 빼곡히 찼는데,,
난민촌처럼 북적인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곁지기의 특제 바삭거리는 야채전에...

 

 

막걸리 한 잔을 꼴작인 후..

 

 

아이들과 함께 점심을 준비했다.
짜파게티와 햄... 그나저나 날씨는 얼음 동동 시원한 물냉면각이다.

 

 

점심을 먹고 나니..
캠지기님인 방방이에 차양막을 설치하고 있었고,
아이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이 방방이 좀 신기하다 땅을 파서 만든 듯 지면과 높이가 같다.
여름 초입이라 수영장이 없어 조금 아쉬었지만 아이들은 방방이로 충분한 듯 싶었다.
그나저나 벌써부터 이리 찌는데 한 여름이 걱정이다.

 

 

캠핑장을 왔다리 갔다리..
예전 사진활동할 때가 생각나,, 조리개를 실컷 조이고 로우앵글로 담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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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애가 낚시 노래를 불렀고, 뜨거운 햇살에 도저히 엄두가 안나 4시가 넘어서야 저수지 쪽으로 차를 몰았다.

 

원투가 힘드니 깊은 곳을 향애 비포장길로 들어서고 모퉁이를 돌아 무른 땅을 지나치다 그대로 빠져버렸다.
그 상태로 보험사에 연락을 했어야 했는데 어떻게든 발버둥치다 옆에서 낚시하던 분까지 함류하면서 조금씩 전진...
점점 더 옴싹달짝 못하는 지경...

결국 보험사 구난요청을 진행했다.
수렁에 빠진 기분을 직접 수렁에 빠져 체험해 볼 줄이야..

 

 

미안한 마음에 두 아들은 옆에다 간이 낚시대를 펼쳐주고,
다시 차로 돌아와 작은 호미로 바퀴 앞 뒤 땅을 파보기도하고 주면의 나무 판대기를 대서 시도해보았다.
특히 나무 판대기는 바퀴랑 마찰이 일어나면서 연기와 함께 시커멓게 타버리네..!?
망연자실...

40분 쯤 지나자 응급출동 차가 현장에 도착했다.
그런데 캠핑으로 공간을 넓힌다고 트렁크에 비치된 장비를 회사에 두고 다녀 링나사가 없다.
그냥은 끌 수가 없댄다.
또 망연자실...

결국 출동하신 기사분이 직접 드러누워 끈을 차 아래 부품에 걸고,
뒤로 빼고 옆으로 당기고 뒤에서 당기고 마지막엔 곁지기와 기사분이 앞에서 밀고,,
이런저런 시도 끝에 겨우 수렁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러고 있는데 자동차 한대가 들어오더니 눈 앞에서 수렁에 빠지네... 엥!?
뭐 다음은 상상하던 그대로...

보험 긴급구난 추가금 5만원에 낚시비 5천원... 해서 5만 5천원에 비싼 경험을 뒤로하고 낚시고 뭐고 그대로 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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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장에 돌아와 샤워하고 숨 좀 돌리고 저녁 준비를 하는데 이번엔 바람이 심상찮다.
타프가 뒤집힐 듯 펄럭이고, 그 맑던 하늘엔 먹구름이 가득...
순간 곁지기와 눈이 마주쳤고 고민은 잠깐 몸이 먼저 움직여 짐을 챙겼다.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자 정신없이 짐을 싸기 시작했고, 굵은 빗방울로 퍼붓기 시작하자.. 정신없이 텐트와 방수포를 트렁크에 구겨넣고 차에 올랐다.
40분 만에 짐을 싸서 캠핑장을 떠났다.

돌아오는 길에 저녁을 해결하려고 평소 찾던 밥집으로 갔으나 영업종료..
결국 집으로 돌아와 배민으로 주문했는데 비가 와서 그런지 1시간이 넘어도 도착하질 않는다.
배달하시는 분이 다른 아파트에서 초인종을 눌렀다는...

우여곡절끝에 배달음식이 도착했는데 주문 미스.. 엄청 매운맛이 도착했지만 시장이 반찬이라 아이들과 허겁지겁 먹고 모두 쓰러져 잠들었다.

아침에 눈 떠보니 날씨 한 번 죽이게 좋더라..
도대체 어제 뭘 한 건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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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온종일 캠핑짐을 정리하면서,,
힘들었지만 나름대로 의미는 있다고 그래도 남들한테 주절거릴 무용담은 생긴 것 같다고 자위했다.
다음 캠핑은 계곡으로 갈까? 바닷가로 갈까? 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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