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대(大)가족 자유여행 스케치
- 마닐라 럭스인레지던스, 럭스인 베니스, 베니스몰, SM 그랜드몰 그리고 접촉사고!! -
부모님 포함 4가족 인원수만 14명의 대가족이 움직인 필리핀 여행으로 필리핀에 살고 있는 막네네 가족과 합류하여 남부 씨스프링 리조트를 거쳐 민도르섬의 코코비치를 왕복하는 여정으로 남부로 떠나기 전 마날라의 여정을 스케치한다.
첫 느낌
어느 나라를 가든 첫 느낌은 비행기에 내리자 맡는 첫 숨, 공기의 맛(?)에서 결정되는 것은 아닐까 싶다. 한증막 처럼 후끈한 열기의 숨을 맡으면서 남태평양 어디쯤의 섬나라에 온 걸 가장 먼저 실감하게 된다. 그리고 공항을 빠져나와 보이는 거리....
숙소로 이동하면서 본 거리의 모습이다. 사람을 태운 오토바이와 지프니(?) 그리고 자동차가 뒤섞여 방향등없이 끼어들어도 경적 한 번 없이 서로 뒤엉켜 굴러가고 심지어 중앙선을 넘어 역주행 모습도 목도하면서도 큰 사고없이 목적지에 갈 수 있다는 것이 마냥 신기하다. 좋다는 것이 아니니 오해는 말자...
공항에서 숙소로 이동하기 전 근처 맥킨리 힐에 있는 필리피노 동생집에 들러 간단한 다과회를 가졌다. 망고와 더불어 어머님이 가장 즐겨 드셨던 열대과일 중 하나가 사진의 포멜로인데 자몽의 사촌으로 살짝 두꺼운 껍질을 벗기면 귤의 그것과 비슷한 큼지막한 과육 덩어리가 나온다. 자극적이지 않고 식감도 괜찮아 나름 먹을만 했다.
사진엔 없지만 두리안도 좋아 하셨는데,, 뭐랄까 썩은 찐 고구마를 먹는 느낌이라 한 번 먹고는 손사례를 쳤다. 몸에는 좋다고 하니 우리의 과매기 혹은 홍어쯤의 호불호 기호식품으로 생각하면 될 듯 하다. 망고는 많이들 알겠고.. 여하튼 시원한 맥주 한 잔에 열대과일을 맛보며 '여기가 필리핀이구나' 싶었다.
접촉사고 !?
간단한 다과회를 마친 뒤 예약해 둔 인근 럭스인베니스로 이동 숙소 앞에서 트렁크를 여는데 짐칸 맨 위의 캐리어가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하필 서행으로 지나가던 자동차와 접촉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손님을 태우러 온 Grab 택시였는데 기사가 내려 여기저기 살펴보곤 조수석 문짝 위 아래 살짝 긁힌 자국을 2개를 가리키며 거기라며 우기기 시작했고 곧바로 경찰을 부르는 듯 전화를 했다. 현장에 있었던 동생은 뒷바퀴와 부딪혔다고 하고,, 여튼 의견이 좁혀지지 않자, 나까지 나서 몸짓손짓 더해가며 '떨어지면서 위 아래 동시에 부딛힐 수는 없다'는 걸 피력하자 아래 자국만 부딪혔다고 금새 말을 바꾸네!? 경찰이 한 두명 씩 모여들더니 급기야 6~7명의 경찰들에게 에워싸인 채 실랑이는 계속 되었고,,,
"보험으로 처리하자."
"수리비가 5000페소 아래는 보험으로 처리가 되지 않는다."
"그럼 내일 직접 수리하고 수리비 내역을 보내라."
"그렇게는 못 하겠다."
동생이 명함을 내밀며 "나는 필리피노다. 마닐라의 회사에 다니고 있으니 오면 수리를 보증하겠다/"
"안된다! 신뢰할 수 없다."
운전수는 경찰서에 가서 조서를 쓰거나 5천 페소를 달라고 요구했고,
결국 피곤함과 일정을 생각 2천 페소로 합의하고 현장에서 지불하고서야 마무리됐다.
운전자 옆에 서서 장단을 맞추어 윽박을 지르던 한 필리핀 경찰의 모습이, '가재는 게편이라' 다분 이해는 가지만,, 직접 겪고나니 뭔가 씁쓸함이 남는다
.
뭐 그렇다.
그나저나 여행 첫 날 사고라니... ㅠㅠ
럭스인베니스 레지던스
- Luxe in Venice Residences -
필리핀에 도착해서 메인 일정인 남부 투어에 들어가기 전 이틀을 마닐라에서 보냈다. 보니파시오 맥킨리 힐(Bonifacio McKinley Hill)에 있는 럭스인베니스(Luxe in Venice Residences)에서 묵었는데 1박에 한화로 9만원 선인듯 싶은데 깔끔해서 추천할 만 하다.
레지던스라는 개념이 조금 애매한데 에어비앤비와 호텔을 짬봉해 둔 형식으로 살짝 오묘한 것이 인덕션과 조리기구가 있어 한국의 콘도 정도라고 생각하면 될 듯 싶다.
럭스인베니스의 잠금장치다. 언젠가 비슷한 구조의 잠금장치를 본적이 있는데 특히 큰 애가 재밌어했다.
상단에 큼지막한 번호키 잠금장치를 열면 메인 키를 꺼내어 여는 구조다.
베니스몰과 붙어 있는데다 주변 건물들이 높고 거리가 깨끗해 평소 생각하던 필리핀의 모습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 이 지역이 한국의 강남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동생이 귀띔해주었다. '강남'이라...
베니스 몰(Venice Grand Ganal)
숙소에서 도보로 5분거리에 있는 베니스를 흉내낸 프리미엄 몰이다. 베니스(?) 느낌을 재현한 곳이라 필리핀의 느낌보다는 한국의 도심 쇼핑몰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다. 다국적 브랜드의 음식점들과 가게들이 있어 부담없이 시간을 보낼 수 있지만, 글세 멀리서 굳이 찾을 필요가 있을까 하고 느꼈다.
곤돌라의 가격은 평일 300페소 주말 400페소로 차이가 난다. 우리는 9명이서 2배로 나누어 탔다. 일행중 여자들과 일정을 달리해 남자들만 시간을 보내야해서 탔지만, 동선이 그리 길지 않고 드라마틱한 인상도 받지 못했다. 경험삼아 타보긴 했는데 가성비 꽝이라 돈이 아깝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몰을 돌아다니다 보면 마네킨처럼 굳은 자세로 꼼짝않고 서 있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앞에 조그마한 박스가 놓여 있는데 적당히 20페소(500원) 정도 주면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더운데 정말 꼼짝않고 서있고 아이들이 다가가면 기계적으로 포즈를 취하는 모습이 인상깊다.
Miracle in Cell No.7
뭔가 낯익다. 아하~ 7번방의 기적!!
리메이크했다보다.
여자 일행과 합류 다 함께 마사지를 받았고, 저녁식사를 위해 걸어서 SM몰로 이동했다. 보니파시오 거리를 지나오면서 고층 빌딩과 번화하고 깨끗한 도심 모습에 살짝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목적지 SM 아우라 쇼핑몰이다. 'L'자 모양의 건물이 인상 깊은데 국대 초대형 몰과 같은 느낌을 받을 만큼 크고 잘 꾸며져 있다. 저녁 식사를 위해 찾은 곳이다.
쇼핑몰 내부의 모습이다. 뭔가 명품 브랜드도 보이고,,,, 개인적으로 이런 복합 쇼핑몰에 들어가면 갈피를 못잡고 방황하는 편이라 피곤하고 불편하다.
아.. 필리핀도 도심 한 가운데는 이런 멋진 쇼핑몰도 있구나...
동생이 부모님을 위해 예약해 둔 SM몰의 샤브샤브집에서 저녁을 먹었다. 14명 식사에 서비스비용(Service Charge) 포함 11,000페소로 25만 원 정도니,, 헉...
사람이 많기도 하고 부모님도 계셔 이런저런 요리와 소주를 많이 먹었으니.... 긁적..
본격적인 여정에 오르기 전인데 너무 많이 쓰는 게 아닌지 살짝 걱정되었고 그래선지 이 후 무인도 섬에서 짜파게티와 백숙을 .... ^^;
식사가 끝나고 옥상에 올라 기념사진을 담고.... 어른들만 인근 호프집으로 이동 2차를 하고 마감했다.
이틀 동안 돌아다니며 본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의 모습... 잘사는 것과 못 사는 것, 깨끗한 것과 지저분 한 것이 서로 엉켜 있어 살짝 언발란스의 묘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중산층이 얇으니 세금이 부족하고 결과 복지가 열악한 신흥 동남아의 나라들이 대동소이 하지 않을까 하고 어렴풋하게 생각했다.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