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아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
필립 체스터필드 지음, 손영준 옮김/국민출판사
학창 시절에는 맹자의 성선설(性善說)을 배우면서 그 논리를 믿었지만, 목하 순자의 성악설(性惡說)을 더 믿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가슴으로는 산타클로스는 있다는 걸 믿고 싶어도 머리로 거부하는 것, 감성보다는 이성적인 생각과 판단이 합리적이라는 경험적 사고의 결과입니다. 우리 인간은 특히나 잔인하고 악(惡)하여 스스로 만든 사회적 규제가 없다면 금수보다 충분히 더 잔인해질 수 있는 것을 역사와 책에서 그리고 뉴스에서 배우고 있습니다.
역사 자체가 힘센 이들의 죽고죽임의 기록입니다. 무법천지가 어떤 느낌이 떠오르는 지를 생각해봅니다. 뉴스를 보면서 느꼈고, 인터넷상의 쏟아지는 글과 댓글을 보면서 그러한 심증은 더 깊어졌습니다. 실제 얼굴을 마주보고 얘기하면 모두 선해보이는 사람들인데 가면을 쓰면 다른 사람이 됩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에게 정서적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역설적으로 생각해 봅니다. 아이들은 부모에게서 선생님에게서 그리고 무엇보다 책을 통해 스스로 억제하는 능력을 키워야합니다.
현대 지금을 살아가는 아이를 보면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대다수 하고 싶은 공부가 아니라 시험을 위한 공부를 하며, 실리없는 행동에 도덕을 연관짖지 않습니다. 이 아이들이 판사가 되고 정치인이 되어 세상을 또 이끌어갑니다. 자신의 아이들은 좀 더 편하고 배불리 살기를 바라며 부모들은 시험을 위한 공부에 투자를 하며 힘을 대물림합니다. 힘없고 공부 못하는 아이에 대해서는 대안이 없는 것이 대한민국 교육의 현실입니다.
이 책 <아버지가 아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은 영국의 정치가인 필립 체스터필드가 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편지 형식을 빌어 쓴 책을 손영준 씨가 한국인에게 맞게 엮은 책입니다. 특히 초등학생을 둔 아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만을 엮어 만든 책입니다. 겉으로 보면 동화책 같은 삽화에 큰 글씨의 이 책은 부모들에게 조금은 경쟁에서 물러나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아이들에게 알려주도록 합니다.
44가지의 아들에게 해주는 이야기를 나름대로 새겨 나만의 얘기를 만들고 싶습니다. 가까운 훗날 두 아들이 경쟁에서 조금은 옆으로 비껴서서 쉬었다가 갈 수 있도록 코치를 해줄 수 있는 멋진 아빠가 되는 데 아주아주 조금은 도움이 되는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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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마음에 서평을 얘기하려다 먹먹한 생각만 풀어놓은 글이 되어 버렸습니다. 다시 생각해보니 역시 삐딱한 시선은 글을 어둡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성악설이 맞다는 것도 너무 슬프고 성선악설(性善惡說) 정도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