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날의 행복
이홍 지음/꿈과희망
이 책 <가난한 날의 행복>을 펼쳐든 건 유명한 김소운님의 동명의 수필 때문입니다. <TV 동화 행복한 세상>의 원작도 다수 수록이 되었고 가난한 우리 이웃의 소박한 이야기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마트를 찾은 할머니가 가진 돈 전부 2천7백5십 원에 250원이 모자라 머뭇거릴 때 선뜻 250원을 자신의 주머니에서 채운 여직원의 이야기도 있고, 아이들이 뛰어노는 놀이터에서 뚫어져라 쳐다보던 할머니가 뭔가를 주워 주머니에 넣는 걸 보며 아이가 떨어뜨린 돈으로 착각해서 추궁했더니 유리조각이었고, '죄송합니다' 는 말을 했지만 '감사합니다' 라는 말을 못해 후회스럽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유난히 머리 기르기를 좋아하던 아이에게 어머니가 머리를 감기며 "너는 머리 냄새가 나는 아이다. 기억하렴. 가난하거나, 더럽거나, 다리를 저는 아이를 보거든 아, 참! 나는 머리 냄새가 나는 아이지! 하고. 그러면 그 아이들과 네가 똑같다는 것을 알게 될 거다."라고 말해주신 현명한 어머님도 계십니다. 하나같이 가슴이 따뜻해지는 흔한 우리 주변의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정말 편하고 빠른 세상에서 숨 가쁘게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 마음속에 행복이 깃들 공간은 점점 작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불행하게도 OECD 국가 중 행복지수가 꼴찌라는 건 이젠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들은 멈출 수 없는 쳇바퀴처럼 하루하루 그렇게 살아갑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인도나 동남아 등지에서 찍어온 사람들과 아이들을 보며 그 더러움과 불쌍함에 연민, 동정의 마음을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아! 이렇게 더러운 걸 보니 정말 불쌍하다. 이들은 얼마나 불행할까!. 라고 말이죠.
몇 해 전 우리나라의 선진 IT 기술을 수출하기 위해 동남아의 미얀마라는 나라에 출장을 다닌 적이 있습니다. 그 나라의 사람들 대부분은 정말 못삽니다. 하루 한 끼의 끼니만 제공해주면 온종일 노동을 제공해주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작은 수입에도 어느 정도를 떼어 보시(布施)를 할 정도로 그 사람들의 마음은 여유롭습니다. 자는 곳과 입는 옷등 모든 면에서 우리보다 지저분하고 열악하지만, 그들의 마음은 우리보다 더 행복하다고 느낀 건 왜일까요?
급속한 산업화에 것만 번지르르한 게 우리나라가 아닌가 하는 생각해 보면 씁쓸한 마음입니다.
살짝 책의 두께가 얇다는 단점이 있기도 하지만, 너무 낮아진 우리의 행복지수를 조금은 높여주는 책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