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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Sketch

[서평] 故 정운영의 마지막 칼럼집《심장은 왼쪽에 있음을 기억하라》를 읽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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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은 왼쪽에 있음을 기억하라
정운영 지음/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지난 달 중순쯤에 이 책을 집어 든 이후 꽤 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 책 《심장은 왼쪽에 있음을 기억하라》는 2002년 이후 『중앙일보』에 실린 칼럼을 모은 책입니다. '우리 시대 최고의 논객'이란 레테르가 붙은 故 정운영은 이 책 이외에도 8권의 칼럼 집을 썼지만, 부끄럽게도 어느 한 편도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남들 다 그렇듯이 스포츠 신문의 연예면만 뒤척였던 과거가 변명이 될 수는 없기에 이제 와 집착으로 변해버린 '책읽기'로 그 불편한 부끄러움과 아쉬움을 애써 가려봅니다. 역시나 밑지식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배려(?)없는 책인지라 역시 버거웠고 근 한 달에 걸쳐 천천히 소화해야 했습니다.


수록된 칼럼이 씌여진 시기를 보면 '국민의 정부' 시절부터 '참여 정부'에 이릅니다. 진보 경제학자가 무색하게 논객으로서의 혜안은 '개혁'을 기치로 내세웠던 진보의 정권의 어두운 곳(?)을 두루 살피며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독설을 아끼지 않습니다. 몇 몇 칼럼에서는 행간에서 느껴지는 아우라와 함께 논리 전개의 신선하고 완벽함에서 느껴지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기에도 충분했습니다.


chapter 1의 여시아독(如是我讀)은 조금씩 앞으로 쓰게 될 서평에 적용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으며 가장 마음에 드는 챕터였습니다. 특히 '10월의 크리스마스'의 전개방식은 압권이었습니다. chapter 2의 '다른 세계는 가능한가'에서는 그 시절 지구촌의 이슈들에 대한 통찰을 느낄 수 있었고 '우리 모두 '도시락'을 풀자'에서 "문제는 결국 소유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너와 나의 차별에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p104" 라며 성장이냐 분배냐 따위의 거창한 토론 없이 얼마든지 가능한 일, 특히 나눔을 강조했습니다. 기적은 애초에 없던 것을 나눈 것이 아니라 각자가 가진 것을 나눈 것이라는 말을 되새겨야 할 일입니다. 


그 밖에도 많은 지면을 통해서 세계화에 대한 본질의 이해와 보수든 진보든 무늬만 내세우지 말고 요란하지 않게 진짜 정치를 하자고 강변함으로써 나라의 발전을 가슴으로 바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나라 위해 우리 변절합시다'에서 재벌 특히 삼성의 탈선보다 외자에 의한 국내 기업 초토화를 걱정한 부분에서는 충언의 맘을 헤아리기에 충분했습니다.


마음에 드는 보수논객 찾기 힘든 요즘 만약 정운영 교수가 아직 살아 계섰더라면 새파랗게 날이 선 그의 칼럼을 통해서 우울한 현세태를 조금은 위로받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아쉬움을 표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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