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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Sketch

[서평] 멘사 회장이 된 《바보 빅터》 - 남의 자신의 이야기, 가장 중요한 건 자신을 믿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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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빅터
호아킴 데 포사다.레이먼드 조 지음, 박형동 그림/한국경제신문

 

근처 농협마트를 들렀다가 조그마한 서적코너에 들렀다가 책을 집어든지 두 시간 동안 꼼짝 안고 그 자리에서 다 읽었습니다. 한 호흡에 내려 읽은 기분입니다. 책은 두껍지 않고 청소년 교양문고같이 활자도 제법 크게 인쇄되어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습니다.


제목처럼 바보 빅터의 이야기입니다. 많은 독자가 쪽지의 광고엔 멘사 회장을 역임한 천재라는데 바보가 어떻게 상위 2%에 드는 멘사클럽의 회장이 되었을까 호기심에 책을 집어드는 것 같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어눌하고 버벅거리는 말투로 바보처럼 보였던 빅터는 실제로 IQ173의 천재였습니다. 그렇지만, 주변 사람들이 보는 빅터의 모습은 어김없이 바보였습니다.


어느 날 학교에서 IQ 테스트를 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늘 바보라고 놀리던 같은 반 아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 선생님의 편견어린 눈에는 IQ 173이 인쇄된 테스트 결과는 당연히 73으로 보였습니다. 그 결과 빅터는 진짜 바보가 되었으며, 좌절 급기야 중학교를 중퇴하기에 이릅니다.


"넌 바보야!!"라는 말로 인해 정말 바보가 되었던 빅터 옆에는 못난이! 로라가 있었습니다. 늘 의기소침하고 불평만 늘어 놓고 쉽게 포기해 버리는 로라 또한 아빠의 잘못된 육아의 희생양이었습니다. 너무 예뻐 유괘를 당할 뻔한 사건 이후로 아빠는 못난이라 부르고 예쁜 옷도 입히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로라는 정말 못난이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못난이로 커버린 로라는 결혼과 이혼을 경험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조그만 식당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하게 됩니다.


이렇듯 비슷한 점이 많았던 빅터와 로라가 다시 만나면서 로라도 빅터도 조금씩 변하게 됩니다. 로라는 레이첼 선생님과의 작업을 위해 회사를 그만두고 작가의 꿈을 키웠으며, 빅터는 광고판의 수학문제를 풀어 대기업에 취직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빅터는 바보라는 타이틀을 떨쳐버릴 수 없었고, 로라는 능력 없는 작가라는 생각에서 헤어나질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 로라가 우연히 빅터의 IQ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되면서부터 빅터와 로라의 인생은 급변하게 됩니다. 로라는 빅터에게 잃어버린 그 자신! 을 되찾도록 도움을 주면서 로라 자신도 조금씩 못난이! 의 인생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어쩌면 천재 빅터보다 늦은 나이에 동화작가(실제 트레이시가 모델)로 성공한 로라가 더 가슴에 와 닿기도 합니다.


한 가지 더 레이첼 선생님의 사고가 제 맘을 사로잡습니다. 그녀는 늘 아이들에게 긍정적이며 자신을 믿기를 원했습니다. 자신의 철학이 담긴 책의 출판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출판사를 찾지 못하자 스스로 출판사를 만들었고 훗날 거대 출판사로 거듭났게 됩니다. 그러한 그녀의 포기할 줄 모르는 행보와 결과가 시사하는 바는 큽니다.


아이를 책임지는 선생님의 역할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책에서 레이텔 선생이 아이들에게 했던 심리학자 애시의 동조성향처럼 부화뇌동하만 않았더라면 그렇게 17년 동안을 빅터는 바보로 살지 않았을 겁니다. 빅터는 자조적으로 얘기합니다. 그 17년 동안 남들이 보는 시선으로 스스로를 바보로 바라 보았으며 남들처럼 스스로 자신을 믿지 않은 건 분명 자신이 바보였기 때문이라고 말입니다.


인간은 주변인의 영향 특히 부모, 친구, 선생님에 따라서 쉽게 영향을 받으며 크게는 운명까지도 결정하게 됩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자신에 대한 믿음은 인생이란 바다에서 좌초되지 않고 목적지까지 나아갈 수 있는 든든한 나침판과 같은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 《바보 빅터》를 통해서 자신을 되돌아 보았고 '내 주제에..'라며 잠시 접어 두었던 꿈들을 살며시 꺼내 봅니다.


마지막으로 꼭 함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옮겨봅니다.

러시아의 어느 시골 마을에 발레리나를 꿈꾸는 소녀가 살고 있었다. 소녀는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발레를 연습했고 또래보다 앞서나갈 수 있었다. 소녀는 기량이 발전할수록 더 어려운 기술을 배워야 했다. 그만큼 실패하는 횟수가 많아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소녀의 마음 깊은 곳에서는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 '과연 나에게 재능이 있는 것일까?' 소녀가 재능에 대한 회의에 시달리던 어느 날, 마을에서는 세계 최고의 무용수가 방문하는 행사가 벌여졌다. 소녀는 자신의 재능을 확인하기 위해 행사장으로 달려갔다. 소녀는 무용수에게 간청했고, 마침내 그 앞에서 춤을 출 수 있는 행운을 얻게 되었다. 소녀는 떨리는 마음을 추스르고 춤을 추기 시작했다. 하지만 무심한 눈으로 바라보던 무용수는 1분도 채 지나지 않아 손사래를 쳤다.

"그만! 너처럼 뻣뻣한 아이는 생전 처음 보는구나. 넌 재능이 없어."

청천벽력 같은 말이었다. 내가 재능이 없다니. 소녀는 부정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그건 다름 아닌 세계 최고의 무용수가 내린 평가였다. 결국 소녀는 재능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발레를 포기하고 말았다. 그 후 소녀는 평범한 가정주부가 되었다.

세월이 흐른 어느 날, 또 다시 시골 마을에 무용수가 방문하는 행사가 벌어졌다. 여인은 행사장에서 은퇴한 무용수를 만날 수 있었다. 여인은 그를 보자 좀처럼 풀리지 않는 의문이 하나 생각났다.

"오래전 당신은 이 자리에서 내게 재능이 없다고 말했죠. 그런데 요즘 생각해보니 뭔가 이상한 점이 있어요. 당신이 아무리 세계 최고의 무용수라 해도 말이죠. 어떻게 단 1분 만에 어린 소녀의 가능성을 알아볼 수 있었죠?"

그는 예전처럼 무심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당연히 알 수 없죠. 난 신이 아니니까."

여인은 정신이 멍했다. 한 소녀의 꿈을 포기하게 만든 장본인이 어떻게 그런 무책임한 대답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여인은 그에게 온갖 비난을 쏟아냈다. 그러자 무용수는 오히려 여인에게 소리쳤다.

"당신이 남의 말을 듣고 꿈을 포기했다면, 성공할 자격이 애초에 없었던 겁니다!"

 

 

 

Victor Serebriakoff (17 October 1912 – 1 January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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