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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대왕
- 10점
윌리엄 제랄드 골딩 지음/소담출판사

https://sahngoh.tistory.com2011-12-24T15:41:220.31010


인간이 인감임을 포기하고 본능에 따를 때 인간은 오로지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썩은 시체에 윙윙거리며 달려드는 '파리'가 됩니다.


윌리엄 골딩의《파리대왕》처럼 문명과 국가와 인간본성의 괴물 구도를 거의 완벽하게 그려내야 한다.



이 책을 읽게 된 직접적인 원인이 된 최근에 읽은 윤미화의 《깐깐한 독서 본능》에 수록된 서평에 인용된 글입니다. 어린시절 TV를 통해 수차례 흘려봤던 어렴풋한 기억이 퇴색되어 단지 거대한 곤충 괴물이 나오는 영상물로 상상하면서 호기에 찾아보니 노벨 문학상 수상작이라고 하니 고민없이 책장을 이어갑니다.


중반부까지 책장을 넘겨도 텍스트 그대로의 '파리대왕'의 출현에 대한 철없는 기대가 없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다 사이먼이 친구들에게 죽임을 당하고나서야 문득 위에 인용한 문구 중 '인간 본성의 괴물구도'가 생각났고, 윙윙거리며 시체에 댈려드는 파리,,, '파리대왕'의 실체에 대해 어렴풋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동시에 '야만인!'에게 쫓기며 숨어 있는 랄프에게 감정이입이 됩니다. 즉, 소설 속 '파리대왕'은 사이먼의 정신세계에 살고 있었지만, 후반부에 이르러 랄프와 독자의 머릿속으로 전이되는 거죠..


처음 무인도에 표류되었을 때는 아이들 모두 지극히 이성적이었고 모두 랄프가 대장이 되길 원했습니다. 하지만 정체 모를 공포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아이들은 이성보다는 본능을 따르게 됩니다. 곧 랄프를 떠나 폭력적인 잭을 대장으로 삼고, 급기야 사이몬, 새끼돼지까지 죽이고 시종일관 잭과 부딪혔던 랄프의 목숨을 위협하기에 이릅니다. 사이몬의 죽음과 잭에게 쫓기는 랄프의 내면세계가 인상적입니다.



파리대왕의 존재를 의식하면서 읽다가 중 후반부를 넘어가면 자연스럽게 인간에게 내재된 잔인한 악마성을 직접 목도하게 됩니다. 단순히 양육강식의 세계에서 강자를 악마라고 하지는 않듯이 인간의 악마성은 좀더 복잡한 성질의 것입니다. 이런 책을 읽고 난 후 뒤따르는 철학적인 사유는 늘 불편합니다. 좋은 글은 읽고 나면 불편한 느낌이 드는 글이라던 아동문학가 故 권정생 선생님의 말씀처럼 좋은 책이면 거치게 될 당연한 수순이라고는 하지만 이렇게 반복되는 불편함이 쉬이 면역되지는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노벨상의 자격을 평할 만큼 텍스트의 숨은 뜻을 모두 파악할 깜냥은 부족하지만, 수작임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올바른 독서지도 없이 감수성이 뛰어난 청소년기에 이 책을 접해도 좋은가는 '인간의 본성은 정말 짐승인가?'라는 철학적 화두가 부재하거나 독서후 충분한 사색이 없다면 그저 인간 본성의 잔인함만 독자에게 각인될 수 있다는 생각이 조금은 듭니다. 그런데 인간은 '짐승'보다 나은걸까요??



+
이 소설은 요즘은 흔하게 볼 수 있는 디스토피아 세상을 다루는 미국 드라마나 영화에서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통해서 청소년들의 학교폭력 그리고 인간이 만든 인간을 위한 시스템이 없는 공간에 아이들만 남게 될 때 일어날 수 있는 일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 작품입니다.

2019년 1월 9일 옮기면서..



Moved From
https://sahngoh.tistory.com/333
2011년 12월 24일에 작성되어 블로그 카테고리 통합으로 이전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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