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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Sketch

[서평] 소설 《다산》1, 2권 - 시대를 일깨운 역사의 웅대한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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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1,2 한승원 지음/랜덤하우스코리아

 

다산을 조금은 알고 싶은 맘에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에 이어 선택한 두 번째 책입니다. 마음 같아선 다산이 직접 집필한 수많은 책들로 직접 뛰어들고 싶지만, 낮은 인문학적 소양에 늘 머뭇거리게 됩니다. 그러한 마음이 동했는지 슬그머니 제 눈에 들어온 책입니다. 더구나 소설이니 덮어두고 덥석 집어 들었습니다.


저자 한승원이 "나그네새처럼 서울살이하던 나를 전라도 장흥 바닷가의 토굴로 끌고 내려와서 가두어놓고 기르면서, 선생의 사업을 흠모하고 본받으며 살아온 지 올해로 13년째이다. 이 장편소설은 그 결과물이다. 2권 319쪽" 라고 밝히고 있듯이 이 책은 저자가 오랜 세월 다산의 웅대한 산속에서 해맨 결과로 다져진 등산로를 제공합니다. 다산이라는 산의 외형을 파악하는 데는 적지 않게 도움을 받았고 덕분에 빠르게 정상까지 빠르게 오를 수 있었지만, 단지 등산로 주변만을 허락했고 구석구석의 숨은 묘미는 독자의 또 다른 노력으로 남겨두고 있습니다.


뒤주에 갇혀죽은 세자이야기와 정조의 편애 등 적잖은 역사적인 사실들을 되돌아 보고 공고하게 다지는 시간이 되었으며 후반부의 비운의 혜장 스님 그리고 초의선사와의 일화는 몇 년 전 수종사에 올랐을 때 그곳에서 초의선사와 추사의 이야기를 해주던 대명 스님의 말씀이 떠올라 제법 유익했습니다.


역사적인 사실에 등장인물들의 대화나 생각 등을 소설의 형식을 빌려 서술했기에 짧지 않은 여정이지만 호흡은 수월합니다. 잘게 나누어진 소제목 단위로 소화하다 보면 지루함을 느낄 새 없이 물 흐르듯 합니다만 너무 잘게 나누어진 느낌도 없지 않아 가벼운 느낌도 함께 받습니다.


아쉬움이 남는다면, 한 때 심취했고 결국 폐족에 이르게 한 천주학을 가족을 죽일 수 있는 학문이라 하여 잘못을 뉘우치는 상소를 올리며 모질게 배척했는데 그 속내를 다룬 이야기가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즉, 폐족이 되어 자식들의 출셋길이 막히고 형제가 죽는 데 천주학이 다 무언가~라는 느낌으로 묘사를 했으며 천주학의 이론을 들어 논리정연하게 반박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어쩌면 종교활동을 하는 독자를 의식한 의도적인 부분이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또한, 소설 속의 다산에서 느껴지는 아우라가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에서 몸소 느낀 그것보다 조금은 부족하게 느껴졌습니다. 좀 더 대단하게 느껴졌으면 하는 다분 개인적인 기대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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