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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Sketch

[서평] 김영하의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됐을까?》- 무미, 건조, 우울에 대한 단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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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김영하 지음/문학동네

 

김영하의 소설에 관심을 둔 이후 집어든 두 번째 책입니다. 수록된 모든 단편을 읽고 나서 든 느낌은 무미, 건조 그리고 답답함이었습니다. 크게 한숨이 터져나옵니다. 그저 답답했다고 하는 것이 진솔한 제 마음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건조함이 그다지 싫지 않습니다. 흡혈귀마냥 기묘하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왜 김영하의 소설을 좋아할까요? 


음지에서 무미하고 건조하게 살아가는 소수의 사람 그 속내가 김영하의 손끝에서 텍스트로 변합니다. 독자는 그 텍스트를 좇아 일정한 속도로 눈동자를 좌우로 움직입니다. 간혹 정사(情事)를 묘사할 때는 호흡이 빨라지기도 합니다. 머릿속엔 무미건조한 삶이 그대로 영사됩니다. 그러한 장면은 곧 일탈로 치닫습니다. 번개를 받아들이기 위해 비 내리는 들판에 서 있기도 하고 낯설고 이국적인 지구 어느 곳에 서 있을 수도 있습니다.


모 유행가 가사처럼 물레방아처럼 돌고 도는 하지만 유한한 인생을 살아갑니다. 살짝만 들춰보면 무미건조함의 연속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을 모습을 돌아보고 종종 우울해합니다. 그래서 일지 모르겠습니다. 이 소설의 등장인물들이 남 같지 않으니 말입니다. 더구나 작가는 아예 대놓고 '당신'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기까지 하니 말입니다.


책의 제목으로 사용된 동명의 단편소설은 수록된 소설들과는 흐르는 기운이 다른 소설과 다소 차이를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 소설이 책의 제목으로 선택한 이유가 어쩌면 상업적인 이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도 해 봅니다. 몇 편의 단편을 제외하면 읽을수록 풀려 널브러진 실타래처럼 답답해지고 먹먹해지는 텍스트,,,작가 김영하의 작품세계가 원래 이렇게 건조한가? 그렇다면 다음 책으로 넘어가기가 조금은 두려워지기도 합니다. 풀어헤쳐 진 실타래가 조금 정리되면 작가 스스로 추천하기도 한 《검은 꽃》을 펼쳐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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