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연히 인터넷에서 한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제목이 세상에서 가장 나쁜 거리의 사진가들...입니다. 위 동영상을 보면 매그넘 사진작가, Bruce Gilden의 거리 사진을 찍는 노하우(?)를 볼 수 있습니다. 그 노하우라는 게 불쑥 자세를 낮춰서 지나가는 사람의 면전에 대고 플래시를 터트려 찍습니다.
보통 거리 사진가(Street Photographer)는 찍히는 사람이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게 하려는 의도에서 워커 에반스가 카메라를 외투 속에 감춰서 지하철 연작을 찍었던 것처럼 자신만의 노하우를 가지고 촬영을 하게 되는데 나쁘게 얘기하면 도찰(캔디드)이 대부분입니다.
스트리트 포토그래퍼로 활동하는 작가들은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을 수 있겠습니다. 노파인더샷을 연습한다던지 망원렌즈를
사용한다든지 말이죠.. 그러한 노하우가 있더라도 정작 담고 싶은 장면을 만나도 바로 대처하는 게 그렇게 쉬운 일만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적어도 위에서 소개된 Bruce Gilden은 그런 장면을 놓치는 일은 없을 것 같네요...
국내에서는 캔디스 샷에 대한 인식이 매우 안 좋기 때문에 사진가들도 매우 조심스러운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정치, 사회적
이슈가 있는 곳을 찾는 사진작가도 있고, 보도 사진가 처럼 일종의 암묵적 허가증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는 것 같습니다. 반면
데이비드 두쉬민 같은 사진가는 서약서를 가지고 다니며 즉석해서 촬영한 사람들에게 동의를 받고 상업적인 용도로 사용이 될 경우
수익까지 약속한다고 합니다.
위 동영상의 Bruce Gilden의 작품들은 구글에서 검색하면 제법 많은 사진을 볼 수 있는데 꽤 매력적인 사진들이 많습니다.
결국, 거리 사진이라는 게 과정과 결과물을 두고 개인의 기본권등 도덕성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야 하고, 더구나 상업적인 용도라면
초상권에 관련된 법적인 문제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수전 손택도 그의 저서 <사진에 관하여>에서 캔디드 샷에 대해 명확하게 밝히고 있는 건 같지는 않습니다. 요즘 마이클
샌델의 <정의>라는 강의를 조금씩 듣고 있는데 강의를 다 들을 때쯤엔 어쩌면 조금은 정리가 되지 않을까 싶지만 쉽지는
않겠죠.
거리의 사진가 (Street Photographer),,,분명 매력적인 사진의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거리에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들은 각자의 이야기를 품고 있습니다. 그 이야기를 품고 있는 사람들이 거리의 풍경과 함께 프레임에 담기는 겁니다. 시간이
흐르면 모든 사진은 가치를 가지지만, 거리의 사진은 거기에 시대상의 반영이란 가치가 더해집니다.
사회적 암묵적 동의가 없는 현재는 정말 어려운 분야입니다. 자갈치 시장을 돌아다니며 스냅사진을 찍는 최민식 선생님은 시장 상인들과 암묵적 동의가 있는 걸까요? 제 사견을 더하면, 먼저 찍고 동의를 구하면 OK, 그렇지 못하면 자체 검열을 하는 쪽에 마음을 두고 있기는 하지만 또 언제 바뀔지 모르겠습니다. 그저 개인적인 단상(短想)입니다.
[참고]
http://eighteen39.com/2011/09/07/possibly-the-worlds-worst-street-photograp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