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소비에서 베블런 효과

2006. 7. 21.(금)
욕망-미시정치연구소

 

한 무더운 여름날 고등학교에서의 정치경제 시간이었다. 선생님은 조목조목 경제법칙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었다. 주제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대한 것이었다.  

"일정한 조건 하에서 가격이 높아지면 수요는 작아지고, 가격이 낮아지면 수요는 늘어나게 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공급이 늘면 가격은 낮아지게 되고 수요는 늘게 되지. 또한 공급이 줄면 가격은 높아지고 수요는 작아지지. 이것이 시장을 지배하는 가장 보편적인 수요 공급의 법칙이다. 자, 곡선을 이렇게, 이렇게 그릴 수 있다. 수요와 공급 법칙은 여러분이 잘 알고 있는 경제의 기본원리이다. 우리가 이러한 수요 공급의 법칙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이것은 시장의 원리다."

그러자 한 학생이 손을 번쩍 들며 문제제기를 했다.

"선생님, 공급이 작아지고, 가격이 높아질수록 수요가 많아지는 것도 있습니다. 명품은 가격을 높일수록 수요는 많아지지 않습니까?"

선생님은 학생의 지적에 대해서 당혹해 했다. 그래서 다음시간에 그 문제에 대해서 같이 생각해 보자고 얼버무리고 집에 가서 연구에 몰두했다. 그는 시장의 법칙의 예외가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것은 베블런 효과라고 불리는 새로운 원리이다. 그는 베블런에 대해서 금방 기억해 냈다.

<유한계급론>이라는 책은 그가 대학을 다닐 때 읽었던 경제학 책이었다. 그는 맑스의 정치경제학을 읽으면서 베블런을 잊어버렸다. 그리고 교편을 잡고 다시 시장의 원리를 강의하고 있을 때, 15년도 지난 지금 베블런은 다시 그에게 다가왔다.

베블런 효과는 가격이 비싸질수록 사고 싶어 하는 경제적 원리이고, 부르주아 계급이 자신의 문화의 특이성을 구축하기 위한 구별짓기의 본능적인 충동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은 베블런 효과를 스놉들이 주로 하는 행동으로 치부하기 때문에 스놉효과와 구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스놉효과는 희소한 것에 대한 도착이라는 점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베블런효과는 수 천 만원에 호가하는 명품이며, 외제차에 대한 소비심리로서 나타난다.

소비가 위축되었을 때는 비싸면 안 된다는 공식으로 도전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1,000원 마트, 떨이, 무조건 천원으로 승부를 건다. 그러나 소비가 위축되었을 때 오히려 무조건 비싼 것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의 역발상은 양극화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자본은 집중되어 있으므로, 부르주아 계급은 자신의 향유의 메커니즘을 원할 것이며, 그들의 욕망은 부재한 것에 대한 소유욕망으로 가득할 것이다.

이 특별한 시장이 존재한다는 것은 시장의 원리가 투명하고, 공정한 게임이 아니라, 도착적 욕망과 소유욕망으로 가득 찬 욕망의 시장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 시장에서는 욕망이 소비된다.

부르주아 계급은 특별한 것을 소비할 권리를 갖고 있음을 통해서 자신이 다른 사람과 다른 계급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검증하려고 욕망할 것이다. 그것은 권력욕망에 의해서 움직이는 시장의 원리로 우리를 초대한다.

부르주아 계급은 특별한 무엇인가를 향유하고, 수요 공급의 시장의 법칙을 거스르는 개인소비를 추진할 만한 권력이 있음을 끊임없이 과시하려 들 것이다. 세상에서 단 하나 뿐이니, 가격은 비싸면 비쌀수록 좋다. 욕망이 가격 따위에 의해 좌절되는 일은 없다. 욕망은 가격과 수요의 공식을 거스를 것이다. 그 욕망은 권력적 욕망이며, 시장에서 자신이 권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입증시킬 유일한 현실의 공간이니까.

스놉들은 베블런효과의 시장을 형성할 수 있는 광대들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들이 추구하는 필사의 전략은 돈에 대한 욕망이 특별한 삶을 보증할 것이라는 복장도착, 식탐, 서비스에 대한 권력적 욕망으로 가득하다. 양극화될수록 그들은 세상에도 없는 명품의 세계를 만들려고 할 것이다. 명품아파트는 천정부지로 가격을 높이 책정할 것이나, 그 가격은 꺾일 줄 모를 것이다.

양극화의 사회적 현상 속에서 욕망의 지도는 한 편에서는 실업과 비정규직의 현실에서 생존이라는 자기보존의 욕망이 존재하는가 하면, 가장 극단적으로 차별화된 고가의 명품들을 소비하는 권력욕망이 존재하게 될 것이다.  

물론 사물도착으로 돋보이고, 뽐내고, 자랑하고, 비싼 것을 으스대고 싶은 심리는 자본의 불멸성보다 유한한 부르주아 계급의 생명까지 연장시켜 주진 못할 것이다. 그러한 유한한  생명을 연장시키려는 도착적 욕망의 프로그램은 이들 계급을 구별짓기의 강박증으로 이끌 것이다. 이것은 '돈의 욕망'의 욕망프로그램이며, 유한계급(有閑階級)이 유한(有限)한 생명의 존재라는 역설적 운명 속에서 비롯된 욕망의 지도이다.



소위 유비쿼터스 아파트와 생태아파트 등 수많은 꼬리표를 단 명품아파트를 전시장에서 구경해 본 적이 있다. 새벽부터 줄을 선 사람들과 함께 전시장을 들어간 순간 그곳에는 다른 세상이 있었다. 이태리제 욕조와 프랑스제 샹들리에, 첨단 네트워크와 장식들이 달린 곳에 많은 사람들과 함께 구경을 했다.

그곳은 지상에 건설된 천국과 같은 공간이었으며, 지상 어느 곳에도 없는 독특한 분위기의 공간이었다. 살 돈도 없으면서도 단지 구경하고 싶었다. 유한계급의 삶은 어떤 것인지 알고 싶었다. 미래에는 이런 곳에서 살아야지 하는 욕망의 속삭임도 있었다.

학생 한 명의 질문 덕에 새삼 깨닫게 된 베블런 효과. 그 덕에, 1980년대 말, 이러한 계급차별을 타파해야 한다는 세미나 때 거론됐던 인물이 베블런이었음 또한 새삼 상기할 수 있었다. 그 때의 베블런의 느낌은 지금과는 다른 것이었다. 그 때 베블런은 계급철폐의 수단과도 같은 책이었다.


지금은 어떤가? 비록 베블런이 제도학파라며 배제하기는 했지만, 베블런은 돈의 욕망과 권력욕망의 지도를 제대로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이 양극화시대, 베블런은 욕망의 소비과정을 보여주는 새로운 길을 제시해 주고 있는 것이다. 그 지도 위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출처 : 딴지일보

http://www.ddanzi.com/articles/article_view.asp?article_id=2476&installment_id=116





HI!! 궁금한 점은 댓글로 문의주세요~

  1. Favicon of https://krang.tistory.com BlogIcon Krang 2009.01.06 18:08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빈부격차가 심해질수록 베블렌효과의 부작용은 심해지겠군요.
    뱁새가 황새 따라가려다가 x 찢어지는 우를 범하면 안되겠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었어유!~ ^^

  2. BlogIcon mahasiswa terbaik 2011.10.23 05:2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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