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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
- 6점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지음, 강승영 옮김/은행나무

https://sahngoh.tistory.com2011-12-04T15:37:250.3610




신간을 몇 권 읽고 나면 꼭 고전을 읽기로 하고 산 책들은 책장에 그대로 먼지만 쌓여가고 있는 걸 보다가 미안한 마음에 집어든 책이지만 읽으면서 역시 고전읽기란 녹녹치 않음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생태문학의 고전으로 평가받으며 '19세기 경전'으로 칭송되고 있는 이 책 『월든』은 콩코드 주변의 '월든' 호숫가에 오두막집을 짓고 최소한의 간소한 생활을 하면서 필요한 만큼의 땅을 갈아 호밀과 옥수수를 키우며 남는 시간엔 호수 주변의 동식물을 관찰하거나 독서와 명상 등을 즐기며 시간을 보냈던 헨리 데이빗 소로우(Henry David Thoreou, 1817~1862)가 그의 경험을 기록한 책입니다.




소로우의 오두막(재현)Walden Pond




그가 살았던 시대를 보아 지구 반대편의 한국은 조선이었고 대학자 다산 정약용(1762~1836)과 조금은 겹치는 시대를 살았다는 게 흥미로웠습니다. 다산의 경우 왕정시대의 이념으로 현재엔 다소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상도 있는데 비해 얽매임이 없었던 소로우의 생각은 읽다보면 그야말로 'Free' 라는 단어가 연상됩니다. 개인적으로 많은 부분 일맥상통하지만 그래도 소로우보다는 다산의 정신과 사상의 깊음이 있으리라 믿고 있으며 - 단순히 쓰고 읽은 책만해도 비교가 안되니 말입니다. - 그것을 확인하는 독서를 개인적인 숙제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각설하고 책은 다분 철학적이지만 이해하는데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그래도 시종일관 변함없는 철학적인 생각의 나열은 전체적으로 갈등과 해소 즉, 기승전결의 구조가 없고 단순히 소로우의 경험이나 생각들을 계절의 변화에 맞추어 말하는 형식이라 조금이라도 집중하지 않으면 눈과 입으로 읽어간 글은 머릿 속으로 가기 전 허공에 분해되어버립니다. 더구나 몇 권의 책을 병렬로 읽다 보니 이 책을 다 읽는 데 근 한 달이라는 시간이 걸렸고, 그러한 연유로 처음에 음독까지 해야했던 많은 글들은 대부분 안개처럼 희미해져 버렸습니다.

출간 당시 별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러시아의 톨스토이와 인도의 간디, 특히 법정 스님이 이 책에서 큰 영향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런 의미에선 이 책을 읽고 커다란 깨달음을 느낄 수 없었던 난 지극히 범(凡)인이구나!라는 자조적인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자발적 가난'이 주는 행복을 느끼기엔 이미 너무 많은 것들을 어깨에 지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러고보니 법정스님의 『무소유』를 읽고 나서 받은 느낌과도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비울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소로우는 책을 맺으면서 "우리의 눈을 감기는 빛은 우리에겐 어둠에 불과하다" - 본 블로그의 footer 로 사용 - 라고 했습니다. 즉, 아무리 찬란한 빛도 우리가 목도하지 않으면 빛이 아니며 아침에 뜨는 별인 태양과 함께하도록 이제는 깨어나야 하겠지요.  불교선어록 『종용록』에 나오는 말인 진광불휘(眞光不輝) '참된 빛은 번쩍이지 않는다'라는 말과 맞닿아 있습니다.



+
무엇하나에 빠지면 헤어나지 못하는 성격입니다.
딱 이 책을 읽었을 때가 눈만 뜨면 책을 붙들고 다녔던 시기군요.
감회가 새롭네요.

2019년 1월 9일 옮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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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sahngoh.tistory.com/322
2011년 12월 5일에 작성되어 블로그 카테고리 통합으로 이전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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