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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Sketch

[서평] 베르나르 베르베르 《웃음 1,2》 - 그래. 웃음의 힘을 잊고 살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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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열린책들

 

 

일소일소일노일노(一笑一少一怒一老),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라는 말이 있습니다. 웃음 만큼은 신의 선물임에 반론을 제기할 사람은 드물 것입니다.


개인적인 이야기로 시작해봅니다. 결혼 전부터 곁지기를 마뜩잖게 여겼던 시어머니의 눈은 자연스럽게 고부 갈등으로 이어졌습니다. 사실 고부간 직접 부딪히는 일은 없어 갈등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곁지기 혼자서 끙끙 앓을 때가 많아 중간에서 난처할 때가 적잖았습니다. 상황이 그러하니 명절만 앞두면 어김없이 '명절병'에 시달립니다.


지난 설 전에도 어김없이 시작된 곁지기의 푸념은 이내 사소한 말다툼이 되었습니다. 답 없는 싸움입니다. 그런데 꽤 심각해지려는 찰나 어이없게도 웃음이 섞여 나왔습니다. 그러자 눈물까지 보이던 곁지기도 함께 실소를 터트렸고 심각해진 분위기가 증발되었습니다. 그 웃음 덕분인지 모르겠지만 명절을 무탈?하게 보냈습니다.


'웃음'에 관한 이 작은 헤프닝은 베르나르 베르베르 《웃음》이라는 책으로 이어졌습니다. 《개미》《타나토노트》를 읽고 베르나르의 상상력에 믿음이 있는 바 어떤 상상력으로 카타르시스를 선물해줄까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말입니다.


웃음의 성배인 B.Q.T (살인소담)을 찾으려는 유머기사단의 이야기는 성배와 기사단 이야기의 웃음 버전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과학전문 여기자인 뤼크레스가 코미디계의 거물 다리우스의 죽음을 조사하면서 그 실체를 알아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 언젠가 읽었던 댄 브라운의《다빈치 코드》와 비슷한 얼개가 느껴졌고 지면의 절반을 할애하여 수록하고 있는 유머 전문과 <유머 역사 대전>은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각색된 듯 자연스러우면서도 사실과의 경계가 모호하다고 느껴질 만큼 흥미롭습니다.


베르베르는 한 기자와의 인텨뷰에서 '불안이 독이라면 유머는 그 해독제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웃음은 쉽게 전염되지만 그만큼 빨리 휘발되고, 불안과 걱정은 느리지만 지속적이며 중독적입니다. 사람들은 어른이 되면서 웃음을 잃어갑니다. 한 보고서에 의하면 평생 웃는 시간은 한 달 남짓이고, 불안해하고 걱정하는 시간은 10년이 훌쩍 넘는다고 합니다. 서두에 꺼낸 개인적인 사례처럼 다소 의도적일지라도 자주 웃는다면 불안과 걱정에서 아주 조금은 해방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네 많이 웃어야겠습니다.


이 책은 읽은 지 한 달이 훌쩍 넘었습니다. 게다가 독서 노트도 없이 가볍게 읽었기에 세세한 부분은 꼽을 수 없어 간단하게 느낌만 정리하면, 상상력의 아이콘이라는 타이틀을 보유한 작가의 작품으로는 조금 부족해보이고 조금은 정형화된 결말이 아쉽습니다. 적당히 지루하지 않는 액션 영화 한 편을 보는 것 같다고 할까요. 한 편으론 웃음이라는 한 소재로 이렇게 방대한 분량의 소설을 쓸 수 있는 작가의 천재적인 필력만큼은 인정할 수밖에 없네요.


그나저나 읽으면 실제로 죽게 되는 유머가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물음에서 시작된 소설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때 인류는 웃으며 종말을 맞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조금은 엉뚱한 생각으로 마무리합니다.

 

 

판매처

 

웃음 1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장편소설. 범죄 스릴러, 유머집, 역사 패러디의 속성을 혼합적으로 갖고 있는 독특한 작품이다. 작품의 중심 소재는 유머의 생산과 유통이다. 유머는 그러나 이 작품에서

www.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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