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에서 주최한 2012년 디지털 포럼에 다녀왔습니다.
캐논 정품등록을 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선정을 해서 이루어지는 포럼입니다.
처음 메일을 받고, 인물 사진을 본격적으로 찍고 싶은 생각은 없었음에도,
프로들의 이야기를 들어두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였고,
더구나 세계보도 사진전의 심사위원이 들려주는 '좋은 사진을 고르는 눈'은 딱 이거다 싶을 정도로 욕심이 나는 강의였습니다.
큰 고민 없이 신청했던 것이 이렇게 참석까지 하게 되었네요.
그래서 간단하게 시간별로 공감한 바와 느낌 등을 위주로 설명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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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시간인 사진가 김한준이 사랑한 '사람 그리고 카메라' 편은 프로 - 사진으로 돈을 버는 - 의 치열함을 조금은 엿볼 수 있었고,
리터칭을 전담으로 하는 '리터처'의 존재 그리고 쇼맨십을 위한 핫셀블라드 디지탈백의 사용에 관한 이야기가 인상 깊었습니다.
리터칭의 과정을 설명할 때에는 상업 사진의 대중을 기만하는 점에서 딜레마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스스로를 낮추면서도 프로의 아우라를 느낄 수 있는 사진가 '김한준'에 대해서 알게 되어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솔직히 위에 소개된 프로필 사진을 볼 때는 뭐랄까 뭔가 있는 척! 하는 상업사진가로 비쳤기 때문에,,,
사람은 절대 사진으로 평가하면 안 된다는 걸 다시 한 번 생각했답니다. ^^;;
마지막으로,,,
좋은 장비, 렌즈의 조합으로 누구든지 찍을 수 있는 아웃포커싱 사진은 결코 내공이 아님을 재차 강조하며
거기에 너무 집착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아마추어 사진가들의 장비집착에 대해 꼬집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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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시간은 순천대 손영호 교수의 '인물 사진을 위한 빛'이라는 제목으로 인물 사진 촬영 시 조명 활용 노하우를 배우는 시간이었답니다.
매끄러운 진행과 구수한 입담으로 제법 어려울 수 있는 플래시 사용법을 쉽게 설명해 주셨답니다.
참석하신 분들이 가장 관심이 있어 하는 시간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야외 인물 촬영 방법으로 소개된 '살짝 그늘에서'의 '살짝'이 참 인상 깊었는데, 그늘이 시작되는 지점으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네요.
fill-in flash 를 설명하실 때 부자와 가난한 자의 비유가 기억에 남는군요.
빛이 너무 없어 가난한 사람에게 빛을 조금 주면 신세가 바뀔 정도지만, 부자들에게 같은 양을 주면 티도 안 난다는 비유였답니다.
반대로 실내 인물사진의 노하우는 '창가에서'로 정리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고 특히 실전에서 써먹을 수 있는 기법들을 꽤 많이 알려주셔서 유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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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시간은 패션 사진가 조선희의 '나의 피사체 사람, 그리고 사진'이라는 제목으로 피사체 연출을 위한 노하우를 전해 듣는 시간이었습니다.
조선희 씨는 매체를 통해서 익히 알고 있었는데요, TV에서 종종 봐왔었던 스타급 사진가의 이야기를 듣는 자리라 더 관심이 가기도 했습니다.
김중만 선생님 밑에서 사진을 배우면서 상업사진에 발을 들여놓게 된 계기와 피사체와의 교감을 이끌어내는 그녀만의 노하우 '허그' 등
제법 많은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특히 모델과 첫 대면 시 피사체의 바디랭귀지를 읽으려는 자세가 기억에 남고,
특히 "인물의 사진은 그 사람의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가 아니라 그 사람의 느낌을 찍기 위"해
소품을 이용해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주문했다는 대목에선 제법 공감이 가기도 합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예전에 우종환씨의《빠담 빠담 빠담》을 읽고 악평을 쓴 것과 같은 맥락에서,,,
유명 연예인과의 친분을 호칭으로 은연중 강조하시는 모습이 제게는 그렇게 보기 좋지는 않았습니다.
아무리 친하더라도 객관적인 장소에서는 객관적인 호칭을 사용해주는 것이 본인의 품격을 높이는 길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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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가장 기대했던 만큼 유익한 시간이었던 송수정의 '좋은 사진 고르는 눈'을 배우는 시간입니다.
흔히 사진은 '빼기'라고 하죠, 사진을 고르는 '셀렉팅'의 작업도 '빼기'임을 생각한다면 그것만큼 적절한 단어도 없다고 생각됩니다.
사진을 찍는 시간보다 몇 곱절의 시간이 소요되는 셀렉팅의 어려움과 수고스러움을 조금은 더는 방법을
수차례 세계보도사진전(World Press Photo) 심사위원이었던 사진 에디터 송수정 씨로부터 전해 들을 수 있었던 매우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실제로 이 짧은 시간에 4페이지를 넘겨 꼼꼼히 필기할 만큼 공감가는 부분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 이야기를 모두 다 소개할 수는 없지만 -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 천천히 풀어볼까 합니다 - ,
블로깅을 위한 사진 셀렉팅은 내공을 단련시키는 데 더 없는 훈련임을 재차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그날 찍은 사진은 반드시 그날 1차 셀렉팅 (A, B컷을 남기고 C컷을 감추는 작업)이 굉장히 중요하고,
분기별로 주제와 맥락에 의한 2차 셀렉팅이 매우 큰 도움이 된다며 강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최종 사진을 선별할 때는 목적에 따라 일관성 균형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여 선별한다고 합니다.
도저히 고르기 힘들 때 인화해서 - 여의치 않으면 밀착인화라도 - 직접 손으로 만져보며 선택하는 것도 정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이것을 송수정 씨는 "딱지놀이"라는 재미있는 표현을 쓰시더라구요.
실제로 다양한 사진들을 예를 들어 설명해 주셨는데 6시를 훌쩍 넘긴 시간이 아쉬울 정도였답니다.
사실 요즘 이미지로거 사진을 선별하는 과정에서의 막막함을 떠올리면 조금은 간절하기도 했습니다. ^^;;;
참,, 어떤 사진이 좋은 사진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송수정씨는 "있어야 할 자리에 있는 사진이 가장 좋은 사진"이라고 합니다.
즉, 맥락에 의해 좋은 사진은 바뀔 수 있으며, 시간, 컬러, 구도등의 다양한 컨트라스트를 강조했습니다.
특히 콘트라스트 관련된 이야기는 동감을 넘어 격하게 공감을 했고 앞으로 본 블로그에서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자 합니다.
사실 제대로 된 연작하나 없는데 관련된 작은 연작도 생각하고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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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는 마지막 강의가 가장 도움이 되었지만, 하나같이 모두 유익한 시간이었답니다.
아무리 취미라고는 하지만, 어제보다 오늘이 발전이 없다면 전 재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스스로 정체되어 있다면 어떻게든 앞으로 나아가려는 기분 좋은 고민을 하게 되는데요...
그때 도움을 줄 수 있는 건 역시 먼저 고민하고 나아간 사람들에게 길을 묻는 것 같습니다.
종이에 인쇄된 텍스트가 네비게이션이 될 수 있지만,
이렇게 그들과 같은 공간에서 호흡할 수있는 자리만큼 더 좋은 자리가 또 있을까 싶습니다.
이상 길다면 제법 긴 2012년 캐논 디지탈 포럼 후기를 마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