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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골리 단편선
- 8점

니콜라이 고골리 지음, 오정석 옮김/산호와진주






<네프스키 거리>


러시아 수도의 네프스키 거리는 매일같이 시간대별로 정확하게 그리고 분주하게 반복됩니다. 어느 날 화가는 네프스키 거리에서 우연히 천사 같은 미모의 아가씨를 보고 뒤를 밟게 됩니다. 하지만, 그 아름다운 아가씨가 몸을 파는 창녀라는 걸 알게 되고, 너무 실망한 나머지 그대로 도망치듯 뛰쳐나옵니다.
 화가는 다시 찾아가 그 아름다운 창녀에게 매음굴에서 나오자고 권유하지만 비웃음만 당합니다. 결국, 화가는 겉은 천사처럼 화려하지만 곪을 대로 곪아 터진 그녀의 속내를 알게 되고 그러한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죽음(?)을 선택하게 됩니다.

음... 진광불휘라는 말이 읺지 않은가!? 심하게(?) 화려한 것들을 믿지 말자. 모든 게 거짓이다!!



<외투>

부패한 관료주의 사회에서 힘없는 최하위 9급 공무원으로 늘 주변 사람에게 존재감이 없을뿐더러 놀림감이 되곤 했던 아카키 아카키에비치의 이야기입니다. 소설은 크게 부패한 관료사회, 외투, 그리고 이름없는 유력인사 3가지 화두를 던지고 있습니다.

아카키에게 외투는 단지 추위를 막기 위한 용도 이외에도 외적인 신분상승도 가져다줍니다. 외투는 겉에 입는 옷입니다. 남들에게 보여지고 그 사람들이 판단하게 되는......
어느 날 아카키는 외투를 사게 되고 그 외투때문에 자존감이 살아났고 평소 어울리기 힘든 사람들과 파티에서 함게 할 수 있었습니다. 보이는 것은 눈에 띄지요.. 그래선지 아카키는 빛나던 그 외투를 도둑맞게 됩니다. 외투를 도둑맞았다는 것은 곧, 죽기보다 싫었던 소외된 삶으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한 것과 같았습니다. 공교롭게도 새 외투를 받던 날 아카키는 최고의 행복과 지옥을 함께 맛보게 됩니다.

덧, 고골리의 소설 속 등장인물의 이름이 갖는 의미는 남다른 것 같습니다. 재봉사의 아내까지 이름을 언급하고 있지만, 허례와 허식만으로 점철된 유력한 인사의 이름이 없습니다.


+
이 작품은 도스토예프스키가 “우리는 모두 고골리의 외투에서 나왔다.”라고 평한 것처럼 유명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코>

이 작품에도 관등이 등장합니다. 8급 공무원인 코발로프가 어느 날 갑자기 코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코발로프는 자기 코를 찾아온 네프스키 거리를 헤매다 결국 자신의 직급보다 높은 5급 공무원의 제복을 입고있는 자기 코와 맞닥뜨리게 됩니다. 관등에 기가 죽은 코발로프는 어렵게 자기 코임을 얘기하자 코발로프의 코는 상위직급이라는 말로 모든 것을 부정해버립니다. 우여곡절 끝에 코를 찾은 코발로프는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서 행복감을 느낀다는 내용입니다.

코발로프의 코는 아키키 아키아비치의 외투와 뭐가 다를까?
아키키가 새 외투가 신분상승을 의미했다면 코발로프는 코가 없어진 건 그 반대가 아닐까 싶습니다.

소설에서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옵니다.
"양쪽 귀가 없어져도 볼품없기는 하지만 그래도 참을 수는 있겠지. 하지만 코가 없어서야 도대체 뭐가 되느냔 말이야.
...(중략)
나는 훌륭한 사람들과 친분 관계가 있답니다. 당장 오늘 저녁만 해도 두 군데나 방문해야 합니다. 5급 관리 부인 체흐타례바라든가..."
외투가 그렇듯 코도 감출 수 없이 그대로 드러나는 부분이다. 그 코가 없어졌다는 건 부패한 관료사회에서의 그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이 없어졌다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
소설에서 어떤 인물이 등장하면 그 인물의 성격을 완전히 묘사해야 한다는 게 정설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소설의 흐름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 인물까지 세세히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초반에 소설에 흐름을 자주 끊어 놓습니다.

고골리의 단편선에 수록된 세 작품 <네프스키 거리>, <외투>, <코> 모두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 훌륭한 작품임에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부끄럽지만 고골리도 이번에 알게 됐습니다.





         고골리 <1809~1852>



[참고]



+
2011년 7월 5일에 작성되어 블로그 카테고리 통합으로 이전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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