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msung Smart Camera NX30
이미지로거 활동을 마무리하며,,,
들어가며...
DSLR로 사진을 담기 시작하면서 '사진을 찍는 행위'를 취미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한때는 이 취미의 끝 어디쯤에서 어쭙잖은 작품활동도 해보고 책도 써보고 싶다는 포부도 있었지만, 돌이켜보건대 지금의 제겐 '취미'라는 단어는 과분하고 "생활 사진가"라고 말하기에도 '사진가'라는 말에 떳떳하지도 않습니다. 사진도 책도 뭔가 허허로움만 가득합니다. 그래서 그저 '생활'이라는 단어에 방점을 찍어보고 싶습니다.
생활하면서 기억해두고 싶은 것들을 '스케치'라는 이름으로 프레임에 담고 싶은 욕심은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고 않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열정이 식었고 게을러 졌다는 걸 이렇게 에둘러 말하는 걸수도 있습니다만....
어쨌든 '생활'에 강세를 두다 보니 번거롭고 수고로운 것들이 싫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퀄리티는 맘에 차지 않으니 참 이기적이지요. 다행히도 자본주의는 이러한 소비자의 이기적 요구를 수용합니다. 발로(?) 찍어도 잘 나오는 카메라를 만들기 위해 적잖은 엔지니어가 지금도 머리를 싸매고 있을 테니 말입니다.
카메라 사양 둘러보기
사족이 길었습니다. 지난 2월 말부터 새롭게 출시된 NX30을 들고 삼성 카메라의 프로모션을 시작했습니다. 그 말(?) 많은 갤럭시 카메라로 활동한 이후 근 1년 만이라 솔직히 반가운 맘 없지 않네요. 과연 이 카메라는 막 찍어도 발(?)로 찍어도 잘 나올지도 궁금했구요.
늘 그랬듯이 이번에도 기술적인 리뷰보다는 느낌만을 가볍게 정리해보고 그동안 담은 사진들을 모아보는 마무리 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살짝 사용기의 형식을 빌어 갖출 건 갖춰 봅니다.
2030만(5472x3648) 화소, 크롭 1/1.5인치
JPEG, RAW
1/8000초~30초(기계식 1/6000)
9연사
ISO100~25600
하이브리드 AF(콘트라스트 247개 + 위상차 105개)
3인치 아몰레드 정전식 스위블 터치 스크린
내장 전자식 뷰파인터, 235만 도트, 틸트 가능
초음파 진동 방식의 먼지제거 (전원 ON/OFF 시 설정)
팝업 플래시
Wi-Fi, NFC
동영상 1920X1080, 60P -> H.264 MP4, AAC
USB 2.0
SD/SDHC/SDXC
배터리 (1410mAh) --> 기존 NXXX 시리즈와 호완 안됨
크기는 129X96X58mm
무게는 342g+
Adobe Lightroom 5
가장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기능 하나면 꼽자면 정전식 터치입니다. 특히 터치와 드래그만드로 AF와 노출을 각각 설정할 수 있는데, 한 번 터치로 AF 포인트롤 지정하고 그 지정된 포인트를 드래그하면 노출 포인트가 튀어나와 원하는 노출 포인트를 지정할 수 있습니다.
기존에는 반셔터로 원하는 노출 포인트에 AF를 잡고 노출고정 후에 다시 원하는 포인트로 이동하는 것을 터치로 한 번에 해결한 셈입니다. 앞서 얘기했던 이기적인 소비자에 부합되는 기능이네요.
각설하고,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2개월여 동안 담은 사진을 돌아보겠습니다.
사진이야기
자전거에 홀릭중인 아들과 근처 공원을 달립니다. 문득 생각난 사진이 있어 흉내 내본 사진입니다. 오른손으로 카메라를 들고 스위블 액정을 이용하여 연사를 날렸네요. 그중에 속도감이 느껴지는 몇 장을 골라본 사진입니다. 셔터우선 모드로 촬영했는데 셔속이 더 낮추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아들 녀석이 보채는 바람에....^^;;
공원의 벤치에서 쉬다가 앞 쇼윈도우에 비친 섹소폰이 보입니다. 뭔가 떠오르는 게 있어 다가가 담았는데 반영과 색소폰이 어우러져 연주하는 모습이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처음엔 토요일도 출근해야 할 정도로 회사일 때문에 사진 촬영이 녹록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좀 더 일찍 일어나 일출 경을 담아보기로 하고 회사에서 비교적 가까운 곳을 물색하다 달려간 곳입니다. 비교적 자주 온 곳이지만 이곳에서의 일출은 처음이라 나름 진지 충만했던 기억입니다. 제법 넓은 면적을 자랑하는 곳이 둘러보며 상쾌함을 느꼈지만 아쉽게도 쓸만한 사진은 몇 장 못 찍고 왔습니다. 위 사진은 저가형 Orange Gradation Filter를 손을 들고 촬영한 사진입니다.
봄인데 꽃놀이는 해야겠죠. 주말인데 비가 내립니다. 카메라 어깨에 들쳐메고 후니 1호와 함께 우중 산책 중 담은 사진입니다. 비 맞은 목련을 흑백으로 변환 후 라이트룸에서 스플릿토닝을 적용했습니다.
한국민속촌에서 담은 사진들...
몽골인이 펼치는 한국의 전통무예인 마상무예를 패닝샷으로 담아봤습니다. EXIF를 보면 ISO가 800입니다. 가방에 ND 필터가 있었는데 셔터우선모드로 ND 없이 촬영했어야 했는데 역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사진입니다. 눈앞에 보이는 쉬운 길에 무작정 달려드는 것 같아 반성해봅니다.
패닝샷을 시도하다 의도찮게 이런 사진도 담겼습니다. 실패 샷인데 마치 옛날 전장에서 출정하는 장수 같은 느낌이 풍겨 제 눈을 사로잡아 올려봅니다.
민속촌은 적잖이 다닌 곳이지만 이 당산나무를 찍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바래고 기대는 마음>이라는 제목으로 포스팅했었습니다. 애니미즘, 샤머니즘의 작은 마음이 아름답다고 생각했습니다. 스위블 LCD를 이용해서 카메라를 거의 바닥에 대고 촬영했습니다.
위 사진과 같은 맥락의 사진입니다. 뒤쪽에 흐릿하게 보이는 한복을 입은 여인의 바래는 마음이 새끼줄에 묶여 석상에 남겨져 있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뭐 사진은 꿈보다 해몽이잖아요.
에버랜드 이야기
신두리 가족여행
사진도 찍고 가족과 옆지기랑 바람 좀 쏘일 겸 1박 여행을 계획하고 찾은 신두리입니다.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인데 이국적인 풍경에 옆지기도 좋아하고 아이들이 모래 썰매도 좋아해 제법 힐링 - 힐링이라는 말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딱히 떠오르는 말이 없네요 - 이 된 여행이었습니다. 사막과 같은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광각을 이용해서 언더샷으로 촬영했습니다.
캘빈 값을 최대로 높이고 채도를 조정해서 황혼의 색을 극대화합니다. 어느 순간부터 이런 황금빛 색이 좋습니다. 나이가 든 건가 싶네요. ^^;;
새우깡을 하나 챙기고 아들과 해변에 나가 갈매기를 소집합니다. 역광과 언더샷으로 실루엣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역시 캘빈 값을 최고로 설정했습니다. 아마도 스마트모드중 석양모드로 촬영하면 비슷한 장면이 나오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영종도 가족모임
큰 애만 데리고 영종도에 가족모임에 가는 길에 잠깐 선녀바위 해수욕장에 들렸습니다. 아들과 함께 기도했네요. 세월호 희생자의 명복을 빌었습니다. 가슴이 답답하고 먹먹하고 아픈 일들이 많습니다.
모임 장소인 동생네 집으로 가다가 굴착기을 보고 차를 세우고 몇 컷 담았습니다. 지금 영종도는 카지노 열풍으로 한 창 공사 중입니다. 돈냄새를 맡고 여기저기서 몰려드는 사람도 적잖을 것 같아 씁슬하네요. 집도 없는 주제에 아파트 하나 사둘걸.. 하는 생각도 해봤답니다.
영종도의 하늘공원에 있는 솟대입니다. 땅에 붙박여 날지 못하는 솟대 위로 훌쩍 떠나가는 비행기가 인상적입니다. 뭐 언제든 떠나고자 맘만 먹으면 갈 수 있다고 자위해봅니다.
일상속...
보드를 가르치는 아빠와 자전거를 타는 아이들의 모습을 소심하게 담아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후니 1호의 실루엣도 담아봅니다. 지금 한 창 자전거 홀릭중인 아들의 영향인지 온통 자전거 에버랜드 사진이네요. 네 아빠니깐요..^^;;
"세월호 실종자가 몇 명인데 울회사는 체육대회를 하는 거야... 유치원 바자회도 다 취소됐는데 말이지... 맘에 안들어 투덜투덜.... " 뭐 산사람은 먹고사니즘이 가장 우선인법이지요. 그래도 스탠드에 앉아 종종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보는 직장 동료들을 봅니다. 불편한 건 저 혼자만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Fly Higher....
스트로보를 테스트하다가 급조된 컨셉입니다. 원래는 "마법사 후니"를 생각하고 눈감을 걸 주문했는데 웃는 모습이 더 좋네요. 아들을 바라보는 아빠의 눈에는 콩깍지가 씌었다고 하잖아요. ^^
귀염둥이 후니 2호입니다. ^^*
주말이면 늘 후니 1호만 데리고 자전거 타러 나가는 게 마음에 걸려 손잡고 놀이터로 나가 담은 사진입니다. 별거 아닌 거에도 늘 웃음을 보이는 아이를 보며 이 웃음을 지켜주고 싶은 마음 간절합니다. 이제부터라도 우리 어른들이 참 많은 일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정리합니다.
이쯤에서 정리를 해야겠습니다.
근 1년 가까이 바쁘다는 핑계로 사진기를 손에서 놓다시피 했는데 이미지로거 활동을 핑계로 가족여행도 다녀왔고 아들 녀석과 더 가까워진 것도 같아 개인적으로 제법 의미 있는 활동이었습니다.
또한, 사진을 담는 것보다 몇 배나 더 어려운 것이 셀렉팅이라는 것도 되새겨봅니다. 매주 일요일 저녁만 되면 찍은 사진을 펼쳐놓고 선별 작업하며 보낸 시간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지만 이러한 과정이 조금은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을 거라 믿습니다.
사진을 리뷰하다 보니 유독 16mm 팬 케잌 렌즈를 많이 사용한 점이 눈에 들어옵니다. 아무래도 풍경 사진이 이미지로거 활동에 적합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NX30으로 사진을 찍으면서 느낀 점을 떠오르는 대로 진솔하게 정리해보고 가름하고자 합니다.
앞서 얘기했듯이 AF와 노츨 그리고 촬영까지 지원하는 터치스크린이 가장 마음에 듭니다.
USB로 충전할 수 있으니 보조 배터리를 사용할 수 있다는 깨알같은 장점도 있겠네요. 스마트 기능 테스트 시 배터리 소모가 늘어나는 데 보조 배터리로 충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WIFI는 찍고 꼭 보정한 다음에 SNS 등 블로그에 올리는 성격이라 그렇게 활용도가 높지는 않습니다만, Smart 기능은 확실히 안정화된 것 같습니다. 특히 메모리 없이 촬영 후 스마트 폰으로 전송할 수 있는 기능은 일종의 보험 같아 꽤 든든합니다.
전원 OFF 상태에서 초기 구동 시 렉이 조금 거슬렸고, EVF와 메인 LCD 전환이 조금 매끄럽지 못한 점이 있는데 펌업을 통해서 조금은 개선이 되었습니다.
RAW 파일의 사이즈가 눈에 안 띄게 조금 작아졌고, 프로세싱은 기존 NX210 대비 꽤 쾌적해졌습니다.
'저리중' 문제가 없어졌다고 얘기들 하는데 버퍼 용량을 키우고 IO 프로세싱의 튜닝을 통해서 눈에 띄게 좋아진 건 확실합니다. 다만 좀 더 튜닝이 가능한 부분은 납아 있습니다. 이를테면 연사시 이미지 프로세싱과 저장시 버퍼링을 백그라운드에서 동작하도록 한다던지..
스위블 액정과 틸트식 액정은 서로 장단점이 있을 것 같은데, 일단 제가 느낀 점은 언더나 하이샷을 기준으로 가로 사진은 틸트식이 더 편리하고 세로 사진은 스위블 방식이 더 편리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인물 사진은 비교적 망원을 선호하기에 EVF 사용이 흔들림을 최소화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역시 스위블보다는 틸트식 액정에 손을 들어 주고 싶습니다. 뭐 붙박이보다는 스위블이 100배 이상 좋기는 합니다만...
마지막으로 EVF 덮개가 있으면 좋겠네요. 자주 사용하지 않는데 지저분해져서....
지금까지 부족한 사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