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 핀 연꽃
@ 수지, 2012. 04
목련
김시습
너를 연꽃이라 여기면 잎이 감잎 같고
너를 감나무라 여기면 꽃이 연꽃 같네
초록 잎은 정건 1의 종이를 삼을 만하고
옥빛 꽃은 고야선자 2에 비할 만하네
바람 불면 하늘하늘 흰 깃이 움직이고
달빛 아래 홀로 항아 3와 짝하여 잠드네
맑은 향기 염염히 사람의 옷에 스며오니
아리따운 선자가 와서 나부끼는 듯하네
옥황이 너를 깊은 산중에 보냈으니
수운 4의 도포를 벗지 못한 게 몇 해이던가
애끊는 산바람이 땅을 말아오는 때이네
흰 명주 두건이 맑은 개울가에 떨어지니
내가 수습하여 의상을 지어
동천의 운수향에서 입으려 하네
아직 옥정 5이 태화산 꼭대기에 있는데
때때로 초평 6의 양을 타고 내려오네
매월당 김시습의「목련」이라는 한시입니다.
매월당은 '목련을 천상에서 귀양을 와서 절간을 머무는 행각승'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꽃, 들여다보다》에서 저자 기태완님은
"천상에서 귀양을 온 행각승!이 바로 김시습 본인이 아니겠습니까?"라고 반문했는데,,,
스물한 살 때 수양대군이 단종을 내치고 왕위를 찬탈했다는 소식을 듣고
스스로 승려가 되어 유교 체제 밖의 방외인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답니다.
참고로 김시습은 생후 여덟 달 만에 문장의 뜻을 알았고, 세 살 때 글을 지었고,
다섯 살 때 신동으로 소문나서 세종에게 불려 가 시험을 받고 비단을 하사받았다고 합니다.
+
WB150F의 이미지로거 활동을 정리해야 할 시간입니다.
조만간 지금껏 담았던 사진을 리뷰해서 정리하는 시간을 갖도록 할께요~
그동안 부족한 사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