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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Sketch/flower

지리산 자락의 어느 가을 코스모스 핀 들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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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2011.09

 

시계를 보니 곁지기와 약속시간까지 여유가 있습니다.
서두른다면 천은사를 둘러보고 섬진강 굽잇길까지 달려도 될 만큼의 시간입니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마자 서둘러 차를 몰아 나섭니다.


문득 큰아들 생각이 납니다.
밤새 큰 이모가 사준 장난감에 넘어가 아빠를 한 번도 찾지 않았다 합니다.
얄미운 녀석입니다.


카시트는 알미운 녀석 대신 커다란 카메라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듬직한 느낌도 잠시 주인 잘 못 만나 제 성능도 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 답답해집니다.
오늘은 칙칙한 집안이 아닌 기름진 가을 풍경을 CMOS에 가득 담아 주리라......


얼마 지나지 않아 시골의 들녘 사이로 난 길을 가로지릅니다.
운전석의 창문을 내리자 나락 내음 먹므은 조금은 끈적끈적한 공기가 얼굴을 때립니다.
시끄러운 바람 소리 속에서 거짓말처럼 고요함을 느끼는,,,
이런 기분 나쁘지 않습니다.

 

 

@구례, 2011.09


코스모스가 많이 피어있다는 곁지기의 말이 떠올라 기대감으로 일부러 방향을 잡은 터라,,,
듬성듬성 피어 있는 코스모스는 곧 아쉬움으로 변합니다.

눈앞의 들판은 온통 황금빛입니다.
고개 숙인 나락을 보니 추수가 멀지 않았음을 실감합니다.


순간 한 무리의 코스모스 군락이 스쳐 지나갑니다.
차를 세우고 후진으로 되돌아가 카메라를 들고 차에서 내립니다.
탁 트인 풍경을 배경으로 코스모스라... 그림이 꽤 괜찮다고 느낍니다.


찰칵. 찰칵.. 찰칵... 찰칵.....
코스모스 사진 몇 장을 카메라에 담습니다.
블로그의 가을 분위기를 위한 코스모스는 그렇게 섭외됩니다.


갑자기 바람이 붑니다.
하늘거리는 코스모스를 보니 늘 집에서 잠자고 있는 ND필터와 삼각대 생각이 납니다..
이럴때 쓰려고 사두고 늘 두고 다니니...

 

 

@구례, 2011.09


시간이 없습니다.
서둘러 차에 오르고 액셀을 밟습니다.
백미러를 통해 보이는 조금 전 담았던 코스모스 군락이 제법 운치 있어 보입니다.
잠시 차를 세우고 그 모습을 한 장 담고서 서둘러 천은사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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