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Sketch
2019. 1. 4.
[서평] 안도현의 노트에 베끼고 싶은 시 《그 풍경을 나는 이제 사랑하려 하네》
그 풍경을 나는 이제 사랑하려 하네 안도현 엮음, 김기찬 사진/이가서 수문 양반 왕자지 이대흠 예순 넘어 한글 배운 수문댁 몇 날 지나자 도로 표지판쯤은 제법 읽었는데 자응 자응 했던 것을 장흥 장흥 읽게 되고 과냥 과냥 했던 것을 광양 광양 하게 되고 광주 광주 서울 서울 다 읽게 됐는데 새로 읽게 된 말이랑 이제껏 썼던 말이랑 통 달라서 말 따로 생각 따로 머릿속이 짜글짜글 했는데 자식 놈 전화 받을 때도 옴마 옴마 그래부렀나? 하다가도 부렀다와 버렸다 사이에서 가새와 가위 사이에서 혀와 쎄가 엉켜서 말이 굳곤 하였는데 어느 날 변소 벽에 써진 말 수문 양반 왕자지 그 말 하나는 옳게 들어왔는데 그 낙서를 본 수문댁 입이 눈꼬리로 오르며 그람 그람 우리 수문 양반 왕자거튼 사람이었제 왕자거튼 사람이었..